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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여름방학 동안 지인들과 더불어 목조주택과 관련한 특강을 들었다. 앞으로 집을 짓는다면 어떤 방식으로 지을까 고민을 하다가, 마침 목조주택을 전문적으로 시공하는 건축가와 연결되었다. 그 건축가로부터 자신이 하는 강의를 듣는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10여명으로 구성된 특강팀을 꾸렸던 것이다. 1주일에 1회, 1회 당 2시간 정도의 강연을 4회에 걸쳐 듣는 일정이었다. 1회와 2회는 주로 이론에 대해서 강의를 하고, 3주와 4주는 모형을 만드는 실습으로 진행되었다. 이 책은 당시 특강을 위해 구입했던 것이다. 구입한 직후 훑어볼 때만 해도 어렵게만 느껴지던 내용들이 특강을 들으면서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다. 이 책은 직접 집을 짓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저술된 것이기에, 주택 시공에 대해 무지한 나에게 처음 그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일반적으로 목조주택이란 건물의 벽체, 마루바닥, 지붕 등의 뼈대를 주로 나무로 만들어서 지은 주거형태의 건물을 일컫는다. 무엇보다 기초를 제외하고는 콘크리트를 거의 사용하지 않으며, 그 수명도 콘크리트 건물에 뒤지지 않는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여겨졌다. 아울러 그 비용도 상대적으로 많이 들지 않으며, 시공 기간도 그리 길지 않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과거 캐나다의 밴쿠버에서 머물 때, 목조주택에서 1년을 살아봤기에 신뢰할 수 있는 건축기술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여전히 책의 전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목조주택이 무엇인가 하는 점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는 점을 성과로 꼽고자 한다.
저자는 목조주택을 짓고자 하는 이들에게 교육을 하면서, ‘현장에서 일하는 목수의 입장에서’ 책의 내용을 정리했음을 밝히고 있다. 그래서 목조주택 시공에 사용되는 공구와 자재를 비롯하여 준비물에 대해서 사진과 함께 꼼꼼히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후에는 콘크리트 기초와 전체적인 레이아웃, 그리고 외벽과 내벽은 물론 바닥장선 등이 어떻게 구성되며 건물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특강 당시 모형을 만드는 과정에서 건물의 계단을 만드는 것이 힘들었지만, 또 흥미롭기도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 책에는 계단을 만드는 규칙 등에 대해서 자세히 서술하고 있지만, 우리의 경우 계산기 앱을 사용하여 만들기도 했다. 4주간의 특강에서는 여기까지 이론과 실습을 진행했다.
이후에는 천장장선을 어떻게 만들고 그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박공지붕과 모임지붕의 특징과 건축방식 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바닥장선이나 천장장선에서 ‘장선’이란 바닥의 몸체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아주 간략하게 진행되어 건축 문외한인 나로서는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아마도 별도의 교육이 없다면, 앞으로도 이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밖에도 도머와 베이창, 그리고 현관문과 창문을 어떻게 만드는지 등에 대해서 ‘현장을 위주로 한’ 시공의 구체적인 내용들이 다뤄지고 있다. 아마도 나중에 집을 짓는다면, 그 현장에서 이 책을 들고 하나씩 살펴가면서 관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전히 쉽지 않게 다가오는 내용들이지만, 그래도 그 내용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된 점에 대해서 만족할 수밖에 없음을 고백하고자 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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