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 생각: 아침님의 밀어내기 한판승! ◈
‘살다 보면 진심(眞心)과 가심(假心)을 구분해야 할 때가 있다.
형식적인 말이나 행동인지, 아니면 진심을 담은 말과 행동인지를 분간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목요일도 아침님은 귀가 중에 카페에 들르셨다. 나보다 톡이와 걸침이의 반응이 훨씬 빠르다. 아니 매일 그 시간쯤이면 두 놈은 주차장에 집중한다. 그리곤 꼬리를 흔들며 깨금발로 달려 나간다. 님을 마중하는 것도 그와 같을까 싶을 정도로 반갑게 맞이한다. 물론 아침님의 가방에서 나오는 간식의 영향이 크다는 걸 난 잘 안다. 하지만 놈들의 얼굴에는 간식 이상의 반가움이 그득하다.
아침님은 놈들의 환대에 여지없이 가방에서 간식을 꺼내고 놈들은 엉덩이를 바닥에 대고 바짝 쳐든 고개로 아침님을 바라보니 어찌 무심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아침님의 얼굴이 수척해 보인다. 간식이나 라면 대신 근처 식당의 뒷고기 제육볶음을 먹으러 가자고 제안했다.
2인분을 시켜 맛나게 먹은 후 카페 식구를 위해 2인분 포장을 요구하며 카드를 건넸다.난 그때 깨달았다. 아침님의 몸이 비계가 아니라 근육으로 이루어졌다는 걸, 그리고 그의 순발력이 얼마나 빠르고 강력한가를...
식사를 마무리하지도 않은 채 의자에서 일어나 내가 건넨 카드를 빼앗으려는 걸 내가 온몸으로 막아섰음에도, 60대가 70대 사내의 몸통을 막아서지 못할 정도의 파워에 난 그만 뒤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식당집 주인의 손에서 잽싸게 카드를 빼앗는 동작은 전복 껍데기를 붙인 가방을 털레털레 흔들고 느릿느릿 걷는 평상시의 아침님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침님의 행동이 가심(假心)이 아닌 진심(眞心)임을 온몸으로 느끼자 발바닥의 용천혈부터 정수리 백회혈까지 따듯한 기운이 일주천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난 뒷고기를 먹었는데, 일시에 3갑자 공력을 증진시킨다는 소림사 대환단을 먹은 것처럼 힘이 솟았다.
아마 톡이와 걸침이가 기다리는 건 간식이 아니라 아침님의 사랑인지 모를 일이다.
지금 들꽃공동체는 목하 사랑에 빠져 있다.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라는 주님의 말씀대로 살려고 애를 쓰고 있으니 말이다!
여러분, 아침님의 근육 맛을 느끼시려거든 먼저 계산하려는 진심을 보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