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지내요?...
모호함과 불분명함 뿐이네요..
그렇게 낯설 것도 없는 단어인데 살갗이 따가워요..
나의 기질에 염증이 나죠..
내가 가진 것이라곤 모두가 설익어 날뛰는 것 뿐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네요..
경계나 관계에 대한 깊은 생각을 가질 수 없는 날들입니다..
소모 뿐이죠..소모..
내 주위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것은 분명했는데..
나는 오히려 커다란 독 안에 스스로를 가두고 마네요..
내가 원했던 건 언제나 협소의 터로써의 아지트였으니...
정말 피곤해요..
가끔은 이 성경구절요..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처소가 있는데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
머리 둘 곳이 없어요..
당신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은 가끔해요..
점점더 건조해지면서 편안해지는 느낌을 알아요?..
이 세상의 관계가 반드시 이분법에 속지 않으니..
그런 거 알아요?
이 세상에 속해있지 않은 눈빛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
당신의 걸음을 보고 있노라면..당신을 지치게 하는 다른 그림자를 함께 보게 돼요..
어떤 것이 당신의 눈을 멀게 한 지는 모르겠어요..
세상을 대충 보려고 결심하는 사람들이 가진 섬세한 우울이 달려있어요..당신의 눈..
지오에서 군주나비를 봤어요..그 연약한 날개로 바다를 건너고 로키산맥을 넘죠..
날개는 찢겨지기 일쑤고..도착하고 나면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니죠..
당신이 태연하게 지나쳐보려했던 꿈은..내가 애써 웃으며 이루려했던 꿈은..
어쩌면 나비의 날개로 바다를 건너거나 산을 넘으려는 일은 아닐까요?..
자신이 없어지면 파도의 높음이 보일테고 산맥의 칼바람도 느껴질테고..
그러면 목적지에 도달하는 건 점점 어려워질텐데..
당신은 아니라고 말했지만..
나는 당신에게서 지쳐서 희미해져가는 눈빛을..소금기에 절은 연약한 날개를 보았어요..
그건 내 것이기도 하죠..
이런 감정과 이성의 모호한 경계를 안고 당신에게로 가지만..
당신을 보는 순간 그만 말문이 막혀버리죠..
어쩌면 관계의 깊이란 설명할 부분이 적어진다는 뜻이겠죠..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는것과 알아지는 것..
그런 이유로 나는 무위의 표정으로 당신을 잠시 들여다 보는 일을 되풀이 하죠..
설명이 필요한 사람들은..어렵다고 나에 대해 말했지만..
당신은 늘 알았죠..
그게 힘이었어요..
카페 게시글
역사,시간,고착,성장,퇴행
What the hell am I doing her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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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2.17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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