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배움지기 일기를 깜빡하고 오늘 아침 일찍 써야겠다고 다짐하며 잠자리에 들었어요.
6시에 이령이를 깨우고 다시 누웠어요.
은서가 씻고, 은새가 씻고... 저는 기다리다 씽크대에서 양치와 세수를 해결합니다.
7시에 노월마을길을 걷고 도서관으로 와 일기를 썼지요.
배움지기 아침 명상을 마치고, 아침 열기를 하러 갔어요.
오늘부터 '가족 약속문'으로 절을 올리기로 했어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방석을 준비하라고 했습니다.
여기 저기서 터져나오는 불만이 들립니다.
그때부터 저는 화가 나기 시작했어요.
남현이의 진행으로 짧게 마음모으기를 하고, 시를 읊고 리코더를 부르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몇 몇 아이들이 요즘 일찍 일어나는 게 힘이 든다고 짜증을 냅니다.
그래서 저도 지금은 리코더 불 때니 이따 이야기하라고 짜증을 냈지요.
리코더를 부는데, 저는 점점 화가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곡을 연주하다가 집중이 되지 않아 리코더를 집어 넣어버렸어요.
결국 저는 화를 내버리고 맙니다.
돌아가며 왜 우리가 절을 하기로 했는지 이야기하게 했습니다. 모르겠다는 대답이 다수...
우리가 왜 절을 하기로 했는지, 지난 토요일에 약속한 일을 다들 까맣게 잊어버린 것도 화가 났지만,
그런 이야기를 하는 태도가 엄청 거슬렸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뭐라고 떠들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네요..
결국은 모두 일어서서 가족 약속문으로 15배를 올렸습니다.
도서관에 내려와 내일 수업 준비를 하고 있는데, 수공예 수업을 하시는 오늘맘이 오셔서 금강이가 사라졌다 하시네요.
수업 시간에 욕을 하면서, 물건을 집어던지고 짜증을 내서 살림방에서 쉬라고 보냈는데 없다고.
저는 괜찮다고 했지요. 조금 있으니 금강이가 저를 찾아 옵니다.
수업을 할 기분이 아니라서 공양간에서 밥모심 준비를 하겠다고 하네요.
댕댕이와 금강이가 준비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저는 수공예 수업을 하러 갑니다.
요즘 8학년은 파자마를 만들고 있어요.
넓게 펼쳐 놓고 해야해서 살림방에서 진행하지요.
오늘맘에 옆에서 드르르르 미싱을 돌려요.
귀가 차량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공놀이를 합니다.
7학년은 영어와 서화 8학년은 수공예로 오후를 보내지요.
그리고 예똘과 배구를 했지요.
일꾼 살림 회의를 갔어요.
오늘 있었던 일들을 공유합니다.
아침에 있었던 일들을 털어놓고 나니, 마음이 울적해집니다.
아이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왜 그런 식으로 밖에 대응하지 못했을까 후회가 됩니다.
왜 화가 났는지도 모르겠고... 좀 더 부드럽게 안아줬으면 좋았을걸... 싶다가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동하는 아이들을 보면 더 한심해집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뭐가 문제일까도 생각해봅니다.
말을 함부로 하거나 잘못된 행동을 할 때,
어떻게 일깨워주어야 할까요?
오늘 밤 어른 합창은 휴강이고, 아이들은 수학 수업 중입니다.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뜨겠지요.
지난 주 아침 명상 때 마음에 들어온 글귀가
"겉으로만 화를 내라."였는데, 마음 공부가 엄청 필요한 것 같네요.
당신이 계셔 내가 있습니다.
나는 사랑어린 사람입니다.
고맙습니다.
첫댓글 다하지!
사랑해.
많이 사랑한다.^^
토닥토닥... 애 쓰셨어요,다하지.
집에서도 그래요..화를 냈다 조금만 참을걸,,,했다가...또 행동에 화가났다가^^
다하지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뜨는 해를 잘 맞이하길^^
가끔은 화 내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배움지기들에겐...
어떤 모습이어도 다하지여서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