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고 싶다
부딪히기 전에는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는
바람이고 싶다
아무리 작은 구멍이라도 들어갈 수 있고
어둠 속에서도 길 잃지 않는
세상 어디에나 다가설 수 있는 바람
보고픈 이 곁에 다가가
살짝 귓불 만져 주고
움직이지 않는 이
등 떠밀어 발길 옮겨 놓고
바람 되어 그곳으로 가고 싶다
성난 바람이 아니라
머리끝 날리는 순한 바람으로
사랑의 나래 되어
가슴 설레게 하고 싶다
- 박경임
곡성 기차마을 장미공원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 빈 풍경이 불어온다
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
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
하늘이 젖는다 어두운 거리에 찬 빗방울이 떨어진다
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
내게서 먼 것 같아 이미 그친 것 같아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바람에 흩어져 버린 허무한 내 소원들은
애타게 사라져 간다
바람이 분다 시린 향기 속에 지난 시간을 되돌린다
여름 끝에 선 너의 뒷모습이
차가웠던 것 같아 다 알 것 같아
내게는 소중해 했던 잠 못 이루던 날들이
너에겐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나의 이별은 잘 가라는 인사도 없이 치러진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내게는 천금 같았던 추억이 담겨져 있던
머리 위로 바람이 분다
눈물이 흐른다
.
이소라 - 바람이 분다
흐르는 곡01.이소라 - 바람이 분다 (스페인/라라 베니또),02 이소라 .,
03.조수미, 04.박효신 (2012 WAR IS OVER CONCERT)
첫댓글 깊이 있는 글을 쓰시는 박경님 시인님의 시도 잘 감상하고
귀여운 아가씨 라라 베니또의 노래도 잘 들었습니다.
시간이 있을 때마다 머물며 감사한 마음으로 감상합니다.^^
고맙습니다
즐거우신 주말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