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짐꾼
설상수
구부린 어깨 위에 몸보다 곱절 큰 집
가파른 대산맥을 오르고 또 오른다
태양의 붉은 하루가 설산에 질 때까지
곁눈조차 아찔한 천 길 낭떠러지
뒤따르던 친구가 보이지 않았지만
무작정 돌아보거나 멈출 수는 없었다
가난한 별들 앞에 묻혀버린 통곡 소리
오늘도 화통처럼 연신 김을 뿜어내며
아버지 할아버지도 그렇게 살다 갔다
누구는 낭만이고 누군가는 목숨인 걸
눈뜨면 오를 곳이 끝없이 아득해도
가야 할 길이 있으니 그 길에 내가 있다
- 《오늘의시조》 2024년 Vol.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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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히말라야 짐꾼 / 설상수
김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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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03
24.03.23 06:2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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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가야 할 길이 있으니 그 길에 내가 있다-
살상수 선생님, 오늘도 내가 가야 할 길을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