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전 2011년 우리는 엄마를 요양원에 보내드렸었다
엄마를 요양원에 모신 제일 큰 이유는
주위에서 요양원에서는 전문가들이 집에서 보다 더 잘 돌보아 드린다고...
그래서 어느 요양원에 보내드릴까? 인터넷에서 리뷰를 찾아 봤는데
별이 다섯개인 아주 평이 좋은 이 요양원을 발견하고는 너무 기뻣었다.
미국사람이 경영하는 이 요양원은 3층을 한인들을 위한 요양원으로
한인간호사가 책임자 이고 의사도 한인, 도우미 아줌마들도 대부분 한인들이라
영어를 잘 못하는 노인들이 불편없이 지낼 수 있을것 같았다.
또 한국 할머니들 끼리 친구같이 지내며 이야기도 나누실수 있고...
한국 TV맘껏 시청하고 일주일에 몇번 한인교회에서 와서 예배봐주고
매일 한국 할머니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고
하루 세끼 한국음식 제공되고...
너무나 맘에 드는 이 요양원에 엄마가 들아가시게 되서 우리는 복권맞은 기분이 들었다.
이 요양원이 우리 집에서 7-8시간 운전해 가야하는 뉴욕시 플러싱에 있어서
너무 먼게 흠이였지만
남편과 나는 매주 토요일 새벽 4시반에 집에서 출발해서 양로원에 오전 11시 반에 도착하면
엄마를 윌체어에 태워 외출하곤 했다
엄마 모시고 식당에 가서 점심먹고 한 2-3시간 같이 있다가 집에 돌아오면 밤 11였었다.
어느날은 남편과 내가 엄마를 윌체어 태우고 한인식당에 가느라 영차~ 영차~ 차길도 건너고
언덕도 가로채고, 힘들게 끌고 가는걸 어떤 한국 할머니가 걸음을 멈추고 유심히 쳐다 보시면서
"아~ 이렇게 노인한테 잘하는 사람들도 있구나" 감탄을 하셨었다.
요양원 할머니들께 뭐 필요하신것 없느냐 여쭤봤더니
이구 동성으로 요양원에서 멕시칸 아줌마들이 만들어 주는 음식이 너무 맛이 없다고...
그래서 엄마 면회갈때 근처 한식집에서
몇가지 반찬을 넉넉히 주문해서 가지고 갔었다
식사시간에 나누어 잡수시라고...
우리가 할머니들한테 잘 해드리면
엄마가 할머니들과 좋은 친구가 되지 않을까 희망을 갖으면서...
그런데 그곳 직원들이 우리가 반찬가져 오는걸 아주 싫어하고
못가져가게해서 더이상 반찬을 가지고 갈 수가 없었다.
모든 요양원 환자들을 적게 먹이고, 매일 변비약을 먹이고.. 하는데
아마도 환자들이 입에 맞는 음식이 있어서 많이 먹으면 화장실 데리고 다니는데 문제가 있는지...
어떤 환자들은 복도 한 구석에 앉아있다가 지나가는 우리를 붙들고
"저를 이곳에서 나가게 해 주세요" 하고 사정을 하는데
도와줄 수가 없어 마음이 참 아팟다.
후에 들으니 양로원을 방문한 어떤 아주머니한테 우리엄마도 그러셨다 한다.
요양원 환자들은 아침이면 윌체어에 태워 하루종일 복도에 놔두고 필요할때 식당, 화장실을 모시고 가곤 했다.
어떤 환자들은 그냥 멍하니 눈동자에 초점도 없고 식물인간 상태에 가까운것 같이 앉아있거나 졸고 있었다.
몇몇 할머니들은 사람들이 잘 다니는
nurse station (간호원들 책상)을 마주보는 의자에 앉아계시기도 하고
워커를 붙들고 걸어서 방에 드나드시기도 했다.
나는 어느날 그 할머니들중 한분이 방에 들어가셔.. 빈의자가 있길래 엄마를 그곳에 앉혀 드렸었다.
옆할머니와 이야기라도 하시라고..
그랬더니 Nurse Station앉아있던 직원이 그자리가 ooo할머니 자리라고.. 앉히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런데 그렇게 특별대우를 받는 할머니들도 얼굴에 병색이 있었다.
또 할머니들이 저렇게 모여 앉아 계시니... 친구되어서 이야기도 하실것 같은데,
모두 말도 안하시고 무표정하게 앉아 계셨다..
한인교회등에서 가끔 요양원 봉사를 나와 노래, 연주를 1층 큰방에서 해 주는것 같았는데
다른층에 계신 미국분들은 윌체어를 혼자 조정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온것 같은데
3층 엄마가 계신곳에서는 아무도 환자들을 모시고 1층으로 내려와 연주랑 보여주지 않았다.
나는 모처럼 윌체어에 엄마를 보시고 아래층으로 내려와 봉사자들 노래들 들으시게 했다.
엄마는 요양원에 가시더니 집에서 안하시던 기침을 심하게 하셨다.
우리가 방문하는 토요일에는 요양원에서 기침약을 먹이는둥 신경을 쓰는것 같았는데도...
한달, 두달이 지나도 기침이 멎지 않았었다.
그곳에서 일하던 한 멕시코계 간호원한테 엄마 드시는 약 목록을 보여달라 했더니
진통제인 타일레놀 1000mg (보통 시중에서 파는 650mg보다 강한..)
치매약
우울증약
변비약(요양원 노인들이 잡수시는게 적어서 그런지, 무조건 누구나 매일 변비약을 드리는것 같았다)
고혈압약
..........
..........
등등 매일 10가지 넘는 약들을 먹이고 있었다.
우리가 요양원 의사한테 아무래도 약이 너무 많아 엄마의 몸이 감당을 못해 기침을 하는것 같다고...
치매약 만은 중지해 달라고 청을 했었다.
집에서 요양을 받으시던 우리 큰어머니 말씀에 의하면
치매약을 잡수시면 너무나 몸이 괴롭더라고.. 그래서 약을 더 이상 안 잡수신다고 하셨다.
그런데도 다음주에... 또 다음주에 가봐도
엄마는 계속 기침을 심하게 하시고
약은 똑 같이 10여가지...
그래서 다시 의사한테 치매약을 중단해 달라고 부탁 했는데
간호사가 말을 듣지 않는다고...
관리하는 간호사한테 직접 치매약을 중단해 달라고 부탁 했는데
간호사 말에 의하면 그 약이 기침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그리고 우리엄마에게 그 약들을 먹이지 않으면 그곳에서 못 견디신다고...
단호히 아주 엄격하게 거절을 했다.
그러니까 엄마가 하루종일 약기운에 취해 순하게 가만히 앉아 계시는것 같았다.
물론 우리가 약 하나 하나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 보니
기침을 유발하는 약은 없었다.
그래도 그 많은 종류의 약을.. 엄마 몸으로 감당을 못해 기침을 하시는것 같았다
요양원에 계시는 5개월동안 계속 기침을 점점 심하게 하셔
그냥 놔 뒀다가는 엄마가 곧 돌아가실것 같아
요양원에서 엄마를 집으로 모시고 왔다.
집에와서 의사한테 모시고 가
엄마가 드시던 약들 목록을 보여 드렸더니
"치매약이 정말 듣는데요?" 피식 웃으시면서
약 다 끊고 혈압약 한가지만 드시게 하라고 했다.
그 많던 약들을 끊으시니.. 엄마의 기침도 멈췄다.
엄마를 그 요양원에 그냥 계시게 했으면
아마도 얼마 못 사시고 돌아가셨을것 같다.
첫댓글 미국요양원에 3층을 한인 요양원으로 운영해서
믿으시고 그곳에 어머님을 보내 드렸는데,기침을 많이 하셔서
5개월만에 집으로 다시 모시고 오셨군요.
각자 방이 있는데 복도에 죽 일렬로 윌췌어에 앉히셔서
어르신들을 관리하게 좋게 했다니 노인들을 위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들 직업을 위해 편하게 운영하는 느낌입니다.
좋은 혜택이 어르신들께 주어진다는 홍보하던 요양원도 믿을것이 못되는군요.
청이님 내외분께서도 두분께서의 삶이 있을실텐데,그런 어머니를
요양원에 두실수 없으셔서 댁으로 다시 모시고 살고 계시는군요.
청이님의 어머님 께서 경험하신 일이 연노하신 부모가 계신 자녀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자식들도 살아야 한다는 생각때문에 자기를 키워 주신 부모님을
요양원에 보내 드리는 일은 다시 생각해봐야 할것 같아요.
저도 나이가 더 많이 들면 어떻게 살지..생각하게 됩니다.
자식들과 같이 안살더라도 정신이 온전하고 움직일수 있으면
제가 지금 사는 +55세 나이든 사람들이 사는 개인주택이
있는 곳에서 운전도 하고 ,음식도 사먹거나 해먹거나 하면서
사는 것이 좋은것 같아요.(80세 이상 혼자사는 노인들이 많아요.)
환자들이 하루종일 윌체어에 앉혀져서, 끼니때가 되면 공동 식당에 데리고 가 앉히고,
필요할때 커다란 공동 화장실에 데리고 가는데, 그곳 한쪽에서 샤우어도 시키게 되 있었고
환자들은 밤중에나 방에 눕혀지는것 같았습니다.
그러니까 각자 침대앞 천장에 붙어있는 TV는 볼 시간도 없었구요.
그렇게 요양원 노인들을 조금이라도 쉽게 다루는것 같았습니다.
청이님과 박사님의 어머니에 대한 효심은 아주 특별해서
저는 조금의 과장없이 진심으로 감동 받아서 두 분을 존경합니다
한국에 오시면 두 분께 식사 대접을 하고 싶어요
어쩌면...두 분은 한국의 40년 전 1980년대 시절 자녀들 중에서도 드문 효자 효녀입니다
지금 여기는 많이 변했어요
연세 많으신 부모가 자식들에게 그런 효도를 바라지도 않지만 자식들도 부모를 모실 생각 자체를 안 합니다
드물게 칠십 전후 나이의 자식이 시부모를 모시는 경우가 있는데
며느리 입장에서는 본인의 생활 자체를 희생해야 되니까 너무 안타깝더라구요
이웃의 68세 며느리가 90세 넘으신 시어머님을 모시고 있어요
그 댁 며느리는 외국 여행도 못 갑니다 외국은 커녕 국내 여행도 며칠 집을 비울 수가 없어서 못 간다 하더군요
그런 희생을 바라서는 안 되잖아요?
만약에 저희 시어머니라면... 저는 요양원에 모셨을 겁니다
저의 60대 70대를 희생하고 싶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저도 아들과 며느리에게 그런 짐이 되고 싶지 않고요
또 한 가지 더
노 부모님의 병수발을 할 수 있는데 까지 다 해본다는 것도 자식에게 지나친 짐을 지우는 거라고 봅니다
재산을 많이 물려 주셨으면 가능하겠으나
지인의 친정어머니는 우리엄마와 동갑이셨는데
95세에도 아주 건강하셔서 친정아버지와 같이 사시던 큰 집에서 일하는 사람 두고 혼자 사셨었는데
땅도 있었고...
5남매중 잘 못사는 아들이 자기집에서 어머님 모시겠다고 졸라서
그 부동산을 팔게해서 5남매랑 논아 갖고
친정엄마는 자기몫을 갖고(?) 아들집으로 들어가셨는데
얼마있다가 요양원으로 보내졌다고 하더군요
그리고는 그때 코비드가 돌때라, 요양원에서 코비드에 옮아 돌아가셨다고...
평생 돈이 많으시고, 자식들을 잘 키우셔, 연세대, 서울공대, 이화여대등 보내시고
결혼도 잘 시키셨는데...마지막이 참 안됐더군요
직장 다니면서 자기 가족 부양하고 자녀 공부 시키는 것으로도 빠듯한 형편에
부모의 병 간호 장기적으로 하느라 허덕이게 된다면... 대부분의 자녀들이 그런 처지라서
요양 병원 가셔서 치료 받으시다가 1~2년 즈음에 돌아가시는 게 서로에게 좋은 일이다 싶어요
국가에서 전적으로 책임지는 게 아니라서 간병인은 자녀가 부담해야 되거든요
저희 부부는
80세 넘어서는 암이라는 진단을 받아도 치료를 위한 수술은 안 하고 통증 치료만 하자고 했습니다
사는 날까지 일상생활 하다가 죽음을 맞이하자 그랬어요
한국은 이제 경제적으로 부유해 져서
노인들을 위해 실버타운 같은 좋은 곳이 많고
노인정등 정부에서 보조해주는 곳에서 먹고, 쉴 수 있고
노인들을 위한 시설도 많고..
세계 어느나라 보다 복지정책이 좋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