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토요일*
장남숙
피지 못한 꽃봉오리 교정에서 후드득
더 이상 굽힐 등이 남아 있지 않아서
다 닳은 분필 모서리 눌러 쓴 표제 하나
푸른 신념 도미노처럼 맥없이 무너진 날
보려고 하지 않으면 보이지가 않는 법
교문 앞 맨드라미는 눈자위가 퉁퉁 불고
멍이 든 그 시간들 얼마나 아팠을까
새까맣게 모인 점들 휘청이는 검은 파도
목이 쉰 광화문 가로수 등뼈 세운 검은 토요일
* 2023년 7월 18일 서울 서이초의 한 교사가 악성민원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사건을 계기로 전국의 교사들이 검은 옷을 입고 교권 보호를 위한 아동복지법 개정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 《오늘의시조》 2024년 Vol.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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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검은 토요일 / 장남숙
김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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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7 07:0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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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장남숙 선생님, 교직에 계시면서 마음이 아프셨을 겁니다.
저도 이 슬픔에 묵념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