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X 청춘’ 자유석 온라인 예매, “고민되네”
시니어들 “현장 구매가 편하다” 국토부 등에 민원 지속 제기
젊은층 반색…코레일, 내달 시행 앞두고 온라인 판매량 “미정”
ITX 청춘 열차 자유석·입석 온라인 예매가 내달부터 가능해지면서 스마트폰이 익숙한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간에 이 온라인 예매에 대한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사업 주체인 코레일측은 온라인 판매 분량을 발매 티켓 전체로 할 것인지 일정 부분으로 한정할 것인지 아직 결정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말 국토교통부는 ‘국토교통 규제개혁 현장점검회의’를 열고 코레일 열차표 온라인 예약범위를 확대키로 결정 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부터 ITX 자유석·입석 예매 온라인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레일 예약 어플 시스템의 기술적 문제와 온라인 예약 입석표의 수량 범위를 결정 못해 온라인예약제는 예고없이 5월로 미뤄졌다.
젊은층은 온라인 예매를 반기는 반면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이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과 중장년층은 불만이 만만치 않다. 노인들이 자유석과 입석을 이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열차표를 온라인으로 예매토록 하면 직접 역에서 구매해온 이들은 구매 시점이 늦어져 원하는 시간에 열차 이용을 못하게 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한 60대 시민은 “온라인 예매가 어려워 지금도 직접 가서 표를 끊는다”며 “자유석과 입석까지 온라인으로 예매하면 노인들은 당황스럽다”고 국토교통부와 철도역 등에 민원서를 냈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런 민원은 온라인 예매가 확대된다는 발표가 난 지난해 12월부터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이에 반해, 젊은 층은 온라인 서비스 확대에 반색하고 있다. 주말마다 ITX를 이용하는 한 학생은 “ITX 배차도 적은데다가 자유석은 현장 예매만 가능해 시간에 쫓겨 뛰어다니기도 했는데 온라인 예매가 가능하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동안 이용자들이 발권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이 없다며 일단 열차를 타고 부가운임을 내는가 하면, 온라인 예매 시스템에 대한 건의도 접수돼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시행을 앞두고 관계 당국은 온라인 판매 수량을 전체 발권량으로 할 지, 제한을 둬 일부 이용자들의 현장발권을 가능케 할지 결정해야 하지만 국토교통부나, 코레일 어느 쪽에서도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국토교통부는 현장에서 입석을 발권 받는 수량을 늘려달라는 민원이 들어오지만, 노인층을 고려해 이를 늘리자는 권고는 하지 않고 있다. 결정권이 있는 코레일에 맡기고 있는 것이다. 반면 코레일측은 온라인 판매 2주일 여를 남겨둔 시점에서도 온라인 판매량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14일 코레일 본사 한 온라인 예매 담당자는 “노인들과 젊은 층의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은 알지만 아직 이에 대해 확실히 논의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날 춘천역 코레일 담당자는 아예 “ITX 온라인 자유석·입석에 대한 내용을 모른다”며 “본사에서 알려준 바가 없다”고 말해 내달 예정된 이 제도의 향배에 대해 이용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채효원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