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 억울하게 당했다면 복수를 생각해보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그럴 만한 능력이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분노가 인다고 아무나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해를 가했던 사람은 그만한 자신과 능력이 있으니 그랬을 것입니다. 그런 상대를 향해 함부로 복수를 가하려 했다가는 그 다음에는 목숨도 위태롭게 됩니다. 복수, 마음은 원이로되 시행하려면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실 복수도 범죄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개인적으로 복수를 감행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수사국에 고발도 하고 고소도 할 수 있지만 그 결과를 기다리다 세월 다 갈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맘에 들지도 않을 수 있습니다.
흔히 ‘유전무죄 무전유죄’라고 말합니다. 그런 일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으니 말입니다. 돈과 권력이 있는 자는 자기 주변을 권력자들로 방어벽을 쌓아 놓습니다. 그 힘을 이용하여 법이 다스려야 하는 사회를 자기 입맛에 맞도록 바꿉니다. 특히 법을 쥐고 집행하는 사람들을 임의로 주관합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요? 법 위에 돈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모두 알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로 나타나는 것은 그렇지 않습니다. 소위 이상과 현실의 괴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바라는 것이 현실적으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없는 사람은 자신의 억울한 일을 하소연할 곳이 없어집니다. 그 한을 품고 속앓이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인신매매, 어쩌면 마약중독보다 더 악한 일입니다. 하기야 마약을 사용하여 사람을 납치하고 매매하는 일이 생깁니다. 아니면 강제 납치하여 마약을 투입해서 인사불성을 만들어놓고 자기네 맘대로 사람을 다루는 경우도 있습니다. 세상에 중세 때도 아니고 이 문명의 시대에 사람을 팔고살 수 있습니까? 남자에게서는 노동력을 빼앗고 여성에게서는 주로 성매매를 위해 그런 짓을 행합니다. 더구나 높은 사람의 접대용으로도 사용합니다. 이래저래 사람이 어떤 사람의 돈벌이와 삶의 수단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아직도 세상에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이루어지겠지요. 철저히 예방해야 할 일입니다. 사람이 동물보다도 못한 인생으로 전락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 한을 어떻게 짊어지고 갑니까?
어느 날 흥신소 사장 '지현수'가 젊은 여성의 의뢰를 받습니다. 자기 남자 친구가 강아지를 빼앗아갔으니 찾아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남친이 있다는 숲속의 별장을 찾아갑니다. 건물 안에서 강아지는 찾은듯한데 어느 순간 가격을 당합니다. 깨어보니 승용차 안에 한 손이 수갑 채워져 걸려있습니다. 검사라는 사람이 자기를 납치범으로 체포해가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일? 아무리 설명을 하려 해도 소용없습니다. 그렇게 옥신각신하며 운전하다가 대형트럭과 충돌합니다. 현수는 간신히 차에서 빠져나옵니다. 그런데 운전자 곧 검사는 엉망이 되어 있습니다. 열쇠를 찾아 수갑을 풀고 엉망이 된 검사의 신분증을 자기가 착용합니다. 수습하러 온 경찰이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진짜 검사는 의식불명으로 입원 중이고 현수는 검사가 되어 이 납치 사건을 담당합니다. 그러나 정작 사건을 담당해야 할 검사는 따로 있습니다. 꽤나 이름이 알려진 ‘김화진’ 검사입니다. 대검 감찰부에서 20억대 검사 스폰 사건으로 특수부 검사들마저 잡아들인 전설적인 인물입니다. 또 다른 굵직한 사건을 맡아 진행하다 그만 좌천되었습니다. 검사직을 내려놓고 대형 로펌을 세운 '권도훈'이 관련된 사건입니다. 대단한 권력을 사용하는 사람입니다. 속된 말로 너무 나선 것입니다. 권도훈이 자기를 수사한다는 사실에 가만있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 자리에서 쫓겨나 한직으로 밀려나게 된 것입니다. 그러고는 현수를 만나게 된 것입니다.
젊은 여성 납치사건이 단순한 사건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이 권도훈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현수도 김화진 검사도 억울함과 분노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잡아넣어야 할 대상입니다. 그래서 관할을 따지지 않고 함께 손을 잡기로 합니다. 권도훈 입장에서는 방해물이 하나 더 늘어난 셈입니다. 그래도 자기 주변은 막강한 사람들로 방어벽이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 힘에 눌려 현수도 김화진도 어려움을 겪습니다. 특히 가짜 신분을 가지고 활동하는 현수로서는 쉽지 않은 작전입니다. 의심은 하면서도 그 능력은 인정하여 김화진 검사는 현수와 협조를 이어갑니다. 더구나 자신의 명철한 머리로 팀을 도우며 이끌어갑니다.
꼴에다 품위는 지키려고? 평범한 악당과 최고의 악당의 차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의 악을 가려주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고급스럽게 치장을 하고 사회적 자선사업도 거창하게 하고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교제하고 등등. 마치 비단으로 똥을 덮어둔 꼴입니다. 냄새는 피할 수 없습니다. 그의 숨겨둔 돈까지 몽땅 꺼내 피해자들에게 돌려주고 권도훈을 감옥으로 보냅니다. 김화진은 다시금 자신의 본래 자리 이상으로 금의환향합니다. 뭔가 신나게 끝나야 하는데 좀 밋밋합니다. 단지 이야기가 더욱 복잡하게 돌아왔다가 싱겁게 끝나는 느낌입니다. 영화 ‘젠틀맨’(Gentleman)을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