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9.14_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중 【수신(修身)】을 생각하면서
힘의 논리인 무(武)도(刀)가 우선이었던 일본 전국시대 3영웅(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대한 성격의 표현으로 두견새를 두고 『울지 않는 새는 죽인다(오다 노부나가), 울게 만든다(도요토미 히데요시), 울 때까지 기다린다(도쿠가와 이에야스)』라고 말하던 무질서한 전란의 일본 전국시대를 마지막으로 통일하고 막부(幕府)의 시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일대기를 다룬 ‘야마오카 소하치(박재희 옮김)’의 소설 『대망』을 긴 추석연휴 전반에 그의 죽음 까지를 다룬 총 36권 중 12권의 마지막 페이지를 닫으면서 읽기를 잠시 멈추고 수신(修身)에 대한 생각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
24.9.16_이에야스의 수신(修身)을 생각하며, 이른 아침 책상 앞 PC를 켜고 생각을 정리해 본다.
이에야스 이전 난세의 일본을 통일할 만한 힘은 노부나가, 히데요시 뿐 아니라 전쟁의 귀신이며 누구도 넘 볼 수 없는 무력을 자랑하는 여럿의 무장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통일을 눈 앞에 두고 모두 실패한 이유가 책을 읽어가는 동안 나의 머리속에 가득 채우는 단어가 바로 수신(修身)이었다.
무사의 칼이 우선인 시대를 법치에 따른 평화의 시대로 만들어 간 이에야스의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의 원천(源泉)은 수신(修身)이라 생각하며 이에야스의 수신(修身)은 아마 끊임없는 자기반성으로부터 나온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반성을 한다는 것은 끊임없이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며,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근본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출발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미 앞에 말한 것처럼 이에야스의 죽음을 다룬 12권의 마지막 장을 닫으며 잠시 생각의 시간을 가져보겠다고 하였으니, 그 짧은 생각과 이해를 통해 이에야스 자신이 추구하고자 한 근본을 책 속 문장 몇 줄로 간추려 살펴보면, “백성의 소리에 따르는 것 외에 진리는 없다”, “자기 일신만 위한 일로는 결코 군사를 움직이지 않겠다”, “이 세상의 역사는 그 누구도 가로 막을 수 없는 힘에 의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며 그 방향이란 ‘민심이 향하는 곳’ 이다. 민심이란 다수자의 희망을 의미한다” 라는 책 속 문장으로 가늠해 볼 수 있을 것 같으며 카오스의 무질서한 세상을 제대로 읽고 보기위한 그의 고뇌 역시 책 속 한 문장으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이 텅 빈자는 주변의 파동은 알아도 부동(不動)의 중심은 잘 볼 수 없다. 그 중심을 잘 볼 수 없는 자들이 많아지면 그때 만백성은 고난의 구렁텅이로 빠진다.” 라는 부동(不動)의 중심(中心)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던 그의 수신(修身)을 재음미하며 추석연휴 후 다시 만나게 될 남은 분량의 책 속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지 즐거운 상상을 하며 긴 연휴를 보내고자 한다.
추신: 20대에 처음 만난 “대망”을 40여년이 지난 60대에 다시 읽는다는 흥분을 누가 알 수 있을까? 내 20대 “대망”을 통한 감흥이 어떤 것이었는지 기억은 없다. 단지 내 기억으로는 20권짜리의 책이었다는 것 그리고 다 일독을 하지 못하고 군 입대를 하였다는 것과 제대를 앞두고 소속 부대에 책을 기증하고 제대하였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기억은 없다. 아울러 태평양전쟁 패전 후 쓰여진 책으로 역사인물을 통해 작가의 상상의 메시지도 있음을 이해하고 읽었음을 밝혀둔다. 24.9.16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