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편지는 1월 13일에 순천YMCA의 윤재경이사장님, 신임숙 사무총장님, 김선숙 총부부장님에게
푸른솔의 마음을 보낸 글입니다.
순천YMCA에게
주고 받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요?
참 여러해동안, 10년이 가까운 세월동안 아이들과 이이들이 다니는 학교의 당사자였던 순천YMCA와 관련하여 밤을 지새운 적도 여러번 있었습니다.
이제 마무리의 시간이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내용증명우편물을 받고 읽은 후 참 답답하고 허탈했습니다.
만 9년여 전이 떠올랐습니다.
아이들 입학조건으로 100만원 기부냐 500만원 대부냐 선택의 시점에서
당시의 사무총장님을 비롯한 여러 YMCA실무간사들은 이왕이면 500만원 대부로 해주면 재정운용상 도움이 되겠다며 협조해달라고 부탁을 했었지요. 그래 이왕 하는 거 좀 더 도움이 되도록 하자는 좋은 마음에서 대부로 결정을 했었습니다. 이 후 230만원을 추가로 했구요.
혜일이가 졸업하던 지난 2009년 봄의 대부금반환시점에서
당시 실무간사였던 신임숙님이 제게 전화를 하셨습니다.
재정상 반환시기를 연장해주기를 제게 부탁하셨지요.
"그래요. 그 돈 있어도 살고 없어도 사는데 제가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아무조건없이 기한은 연장되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확인절차도 저는 요구하지 않았고 Y역시도 그러했습니다.
순천시민을 위해, 더 밝고 정의로운 세상을 꿈꾼다는 Y에 대한 믿음이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또 3년이 흘러 오늘에 왔습니다.
좋은 마음과 뜻으로 시작했고 그렇게 살아보려 했고 또 서로 좋게 돌려받고 싶었습니다.
내용증명을 받고,처음에는 어서 돌려받고 연을 정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곰곰히, 찬찬히 생각해보니 그러한 저의 태도가 옳은 것이 아닌 겁니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참되게 살아보려한다면,
감정에 따라 혹은 감정을 무시하고 행위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잘 살펴보고 진실되게 행위하는 것이 맞는 겁니다.
그리고 그 행위는 사랑이 바탕이 된 거라야겠지요.
그러면서 내가 YMCA담당자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YMCA는 돈거래를 중심으로 하는 은행도 보험회사도 아닙니다.
상부의 지시대로 생각없이 복종하는 공공기관도 아닙니다.
하느님의 선한 뜻과 빛을 세상에 비추려하는 기독교 청년회입니다.
그러하다면 빌린 돈을 돌려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하느님 뜻에 보다 가까와질 수 있는지
요모조모 정성을 다하려 해야 할 것입니다.
게다가 지금 돌려받게 될 학부모들은 Y의 교육운동정신에 동의하여
그곳에 아이들을 입학시키고 예치금과 기부금을 입금하고도 별도의 절차를 요구한적이 없는 분들인 것입니다. 그들은 단순한 채권자가 아닌 겁니다.
제가 담당자라면 과거의 입금받았던 계좌와 계좌주를 찾아서 확인하고 그 과정에서 아이와 부모관계확인이 어려운 분들에 한해서 그 분들께 먼저 연락하고 상의하여 일을 처리할 것입니다. 그 당시 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은 것은 Y의 실책이지 부모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간 무이자 대부라는 선한 행위에 대한 감사와 그동안 제대로 절차를 챙기지 못한 것에대한 사과는 빠진 채로 돈 줄테니 이런저런 서류들고 찾아오라고 통보하는 것은 어느 금융기관이 그렇게 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은행도 보험회사도 본인확인만 되면 바로 계좌입금하고 그것이 바로 영수증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좀더 간소하면서도 투명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는데 이렇게 번거롭게 하는 것은 누구를 위해서도 좋지 않습니다.
개인간의 돈거래도 서로의 조건에 대한 이해, 고마움 등 정담이 오고 가면서 이루어지고 마무리되어야 그 관계가 좋게 유지될 수 있습니다. 하물며 기독교단체인 YMCA가 '투명성'이라는 이름하에 이렇게 과도하고 무례하게 일을 진행하는 것은 정말 YMCA가 순천시민들을 함부로 대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저는 지금부터라도 YMCA가 자신의 행위를 돌이켜보고 진정으로 사과하는 마음을 갖고 표현을 해야한다고 봅니다.
그렇게 한걸음 한 걸음 진실되게 나아가려 할 때만이 순천 YMCA에 희망이 있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2012. 1. 13
시민이자 대부자이자 사랑어린학교 학부모 김상숙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