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를 읽고......비인간적인 인간(박지연)
1116박지연
이 소설을 맨 처음에 읽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작가였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작가 조세희 씨의 작품이었다. 그래서 걱정과 두려움보다는 설렘을 가지고 읽었던 것 같다. 그런데 책을 다 읽었을 때쯤에는 굉장히 화가 났다. 과연 주인공인 경훈은 사람이 맞는가. 아직 사회생활을 하지 않았고, 사회의 검은 그림자에 대해서 잘 모르는 지라 경훈이 마치 악랄하고 사악한 마귀 같았다. 얼마나 심했으면 사람이 마귀같이 보일 수가 있을까 굉장히 큰 혼란에 빠졌었다. 물론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 성인이 되면 부딪치기 싫어도 부딪혀야 하는 곳이 사회이다. 이 작품을 읽고 나니 실제로 내가 사회에 나갔을 때 주위에 경훈 같은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닌지 정말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렇지만 사람이 사람을 믿지 않으면 도대체 누구에게 의지하겠는가. 사람을 믿되 주의하는 수밖에는...... 아버지에게 잘 보이려는 주인공, 노동자들을 겉모습으로 판단하려는 주인공의 모습은 심지어 증오를 넘어서 안타깝기까지 했다. 경훈이 실존인물이라면 직접 찾아가서 사람이 사는 방식은 그게 아니라고 충고해주고 싶었다. 아무리 욕심이 많고 이기적이여도 그렇지 어떻게 아버지의 직원들을 천하게 여길 수 있을까. 사무 처리나 경영 같은 회사의 큰일은 높은 사람들이 할지라도 실질적으로 회사의 직원 한 명 한 명이 없다면 과연 그 회사가 잘 돌아갈 수 있을까? 게다가 직원들을 단지 직원이라는 개념에 그치지 않고 내가 품고 가야하는 가족 같은 존재로 생각해야 하는데 역겹고 못마땅한 사람으로 여기다니. 적어도 내가 이때까지 지켜봐온 성공한 CEO들은 자신들의 직원교육에 최선을 다하고 심지어 그들을 고귀하게 여긴다. 이 정도의 마음가짐도 되 있지 않으면서 아버지에게 잘 보이려고만 하고 아양 떨 생각만 하고 있으니..... 정말 문득 든 생각인데 대기업의 자제분들도 이러한 생활을 할까? 다른 가족들이 그 자리를 차지할까봐 항상 걱정하고 조마조마해하고 불안해하고...... 평생을 그렇게 경쟁하면서 지내는 것도 참 쉽지 않을 텐데. 차라리 그렇게 불편한 삶을 사느니 마음의 짐 다 내려놓고 소박하고 안락하게 사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세상에는 물질이 전부는 아니기 때문에 그 나이대에만 누릴 수 있는 권리들은 마땅히 누려야한다고 생각하고 그러면서 행복을 하나하나 쌓아 가면 나중에 이 세상을 떠날 때에는 미련과 후회 없이 편하게 갈 수 있지 않을까. 물질 만능주의가 만연한 이 사회에서 사람들이 꼭 좀 이 점을 염두에 두고 행복한 삶을 추구했으면 한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힘든 삶에 찌들고 지치더라도 돈에 집착하지 않고 나만의 삶을 꾸며나갔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제목에 쓰인 가시고기라는 표현이 정말 마음에 든다. 처절한 생존 경쟁 속에서 혹사당해 피폐해진 노동자들의 삶을 표현하는 말인 가시고기. 자본가들에게 공원은 철저히 이용당하는 비참한 존재일지라도 인간으로서는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소중한 창조물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자신들 그리고 동료들의 권리를 위해 오늘도 소리 없는 싸움을 하고 계신 분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들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