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소리님께서 장박님을 위해 금바위 저수지에서 추사 암각문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개척하는 데 동참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라일락님, 호수님, 장박님, 어라연님, 동장대님, 송이님, 마음님, 강산님, 시원님, 열무님, 헨리님, 뭉게구름님, 영서님, 톰톰님이 함께 하였습니다. 지축역 앞 LH 건너편 버스정류장에서 만나 딱 10시에 52번 버스를 타고 삼하리에서 하차했지요. '00정원' 이라는 족욕카페를 들머리로 해서 금바위 저수지 입구 <누리길 2코스 현위치 안내> 표지판 뒤쪽, 길없는 길로 들어섰습니다. 열무님께서 가져 오신 우리 들메길의 파란 리본을 군데군데 매달았습니다. 산비탈 경사면을 따라가는 길(?)이라 잘못하면 밑으로 구를 수도 있는 있기에 스틱이 꼭 필요한 구간이 드문드문 있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씩씩하게 모험의 여정을 멈추지 않았지요. 오히려 새로운 길에 대한 야릇한 흥분과 기대감으로 충만했습니다. 어쩌면 모험의 길에서 만날 수 있는 숲속 요정이나 신기한 동물이 나타나기를 바란 것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내가 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
정신없이 따라가다 보니 올라가면 노고산 정상, 내려가면 삼하리 라는 이정표가 나오고 이정표 옆의 선명한 길을 따라 가니 <경기도 기념물 제 97호 노고산 독재동 추사필적 암각문> 설명 표지판이 있었습니다. 암각문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서 아는 사람이 안내를 하지 않으면 쉽게 찾기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풀소리님께서 이 쪽 저 쪽 바위에 새겨져 있는 글자들을 알려 주셨습니다.
'추사의 필체를 누군가 이 곳 전경의 바위에다 새겼을 가능성이 짙다' 는 몽재 라는 글자가 단연 돋보입니다. 꿈의 집! 이 곳 독재동 계곡이 옛사람들에게는 꿈처럼 여겨졌을까요? 풀소리님은 그럴 수도 있고, 이 곳에서 모임을 주최한 사람의 호일 수도 있다고 하시네요. 누가 알겠습니까? 옛 노래처럼 우리 인생 자체가 꿈인 것을!
꿈이로다/ 꿈이로다/ 모두가 다 꿈이로다
너도 나도 꿈속이요/ 이것 저것이 꿈이로다
꿈깨이니 또 꿈이요/ 깨인 꿈도 꿈이로다
꿈에 나서 꿈에 살고/ 꿈에 죽어가는 인생
부질없다 깨랴는 꿈/ 꿈은 꾸어서 무엇을 할거나
계곡에서 다시 아까 왔던 길을 올라와 삼하리로 내려 오는 중에 작은 고인돌이 있었습니다. 제 눈에는( 아무런 표지판이 없어서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지상에 책상처럼 세운 북방식 고인돌이 분명해 보입니다. 아닐까요?
삼하리로 내려와 큰 찻길을 건너니 기와집 한 채가 눈에 들어 옵니다. 버스를 타고 삼하리를 지나가다 보면 눈길을 끄는 바로 그 기와집입니다. 풀소리님의 말씀에 따르면 이 집은 옛날에는 대문이 열려 있고, 주인 할아버지가 있어 반갑게 맞아 주기도 했다는데 지금은 굳게 닫혀 있어 그 분이 돌아가시지 않았나 싶다고 합니다. 대문 틈으로 살짝 들여다 보니 ㅁ자 형태의 양반집입니다. 옛날에는 꽤 부유했던 집 같아 보입니다. 마당이 마른 풀들이 엉켜 있어, 사람이 살지는 않는 것 같은데 넓은 바깥 마당의 나무들은 잘 가꾸어져 있습니다. 세 그루 소나무! 삼송이네요.
한적한 시골길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걷다 보니 어라연님께서 말씀해 주신 <승전 방앗간>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방앗간이었는데 지금은 떡카페로 운영되고 있답니다. 1983이라니! 무려 40년 세월. 열무님이 그냥 지나치실 리 없지요. 쑥떡만 포장이 된다고 해서 하나 포장해서 숙의 남양홍씨 묘 앞에서 나누어 먹었는데 참 맛있었습니다. 법고창신!
봄이면 벚꽃이 휘날릴 벚꽃나무 길을 지나 솟대가 세워진 마을 오른쪽으로 길을 잡으니 큰 카페가 나오고, 카페 뒷산을 오릅니다. 장박님은 오늘의 주인공(?)답게 멋진 모자를! 자작나무 숲을 지나고, 선비암청약수터를 지나고, 전주이씨묘역(중종의 후궁인 숙의 남양홍씨, 세종의 손자인 귀성군 이준, 중종과 숙의 남양 홍씨의 아들인 해안군)에 당도하여 잠시 쉬었다가 <역답>답게 풀소리님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성황당 고개를 넘어 드디어 <00보쌈>에 도착했습니다. 제 걸음 기준으로 1만 5천 걸음! 내기하신 두 분 중 누가 이겼는지 아시겠지요? <00보쌈>집은 그새 리모델링이 되어 더 멋져졌습니다. 늘 그렇지만 즐겁고 훈훈한 분위기!
민들레처럼 살아야 한다. 특별하지 않을 지라도, 결코 빛나지 않을 지라도, 흔하고 너른 들풀과 어우러져 거침없이 피어나는 민들레처럼……
첫댓글 장박루트개척을 축하드립니다.
리딩하여주신 풀소리님,함께하여주신들메길벗님들 덕분에 즐거운 시간이였습니다
장박루트는 금바위저수지에서 독재동계곡입구끼지 횡단으로 만들어 졌네요(gps기록참조)
어라연님! 오랫만에 뵈어 방가방가였어요. 다양한 길 열어 주시는 그 열정에 고개가 저절로 숙여집니다. 건강 꼭 챙기시기를 감히 부탁드려 봅니다. ㅎ
고양시는 수원처럼 근사한 화성을 품지않은 대신에 권력의 근간에 있다 간 이들의 애락을 많이 품고 있어 걷는 동안 만나는 봉분들이 우리도 결국 왔다가 돌아가는 '그저' 나그네라는 것을 알게 하는데 노고산 독재동 바위에는 그저와 다른 세월을 견디신 추사 김정희님이 암각문까지 남기셨네요.
장박님 이름을 건 이번 길은 쌓인 낙엽의 깊이에 더이상 전진하지는 못했지만 우리에겐 아직 11달과 좋은 날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길이 완성될 때까지 꼭 동참하고 싶습니다. 그럼, 같이 하신 벗님들, 그 길도 '의리'로 함께해요~
ㅎㅎ 으리! 아자아자! 송이님 부침개 참 맛있었어요. 아침 일찍부터 부엌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셨지요? 부침개 좋아하는 제가 입이 귀에 걸렸지요. 감사♥
멋지고 의미 있는 것들을 찾아내고 세밀히 관찰해서 영상으로,글로 표현해 내는 별나라님!
더구나 이번에는 점심 때 별나라님 옆에 자리할 수 있어서 족발 음식 맛있게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새로운 도보코스를 개발하신 풀소리님과 장박루트의 영예를 얻으신 장박님,축하드리고ㅡ
즐거운 시간 함께 해주시고 맛있는 음식 나누어 주신 여러 회원님들,고맙습니다!
동장대님! 조심스러웠던 산비탈도 스윽쓱~~ 갤러리 수준이 아니시옵니다. 풍성했던 간식 덕분에 보쌈과 족발을 먹을 수 있을거나? 했는데 좋은 분들과 함께하니~~~
어제는 금바위 저수지에서 독재동 계곡을 잇는
완만한 길을 만드시고자 계획하신 대장님 덕분으로
마치 어릴적 동무들과 마을 뒷산을 이리저리 헤집고
다니는 것 같음에 마냥 좋았습니다
산 비탈과 계곡에 흩어진, 한자가 새겨진
바위들이 있는 계곡에서는
갑자기 머리 딴 여인들이 물 양동이를 이고 다니고,
바위에 걸터 앉아 시조를 읊조리는 선비도 연상 되는
잠시 조선시대 드라마 속으로 여행도 다녀온 듯했어요.
행복한 하루를 만들어 주신 풀소리 대장님과
길 개척에 동행 하신 벗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별나라님 후기문도 감사해요~^^
영서님도 참 오랫만에 뵈었어요. 길이 엇갈려서~~ 단아한 모습 여전하시더군요. 영서님 말씀처럼 들메길에서는 종종 시간을 뛰어넘는 시간 여행을 하는 듯 합니다.
수차례 간 산자락이지만
익숙한 길을 외면하고
미지의 측면을 타니
좀 더 알아 보고 싶은
매력 넘치는 '썸산'이었습니다
초기 '고양둘레길을 만드는 사람들'의 과업을
되새겨 앞으로도 종종 도전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날 잡히면 장비 하나쯤
지니고 신나게 따라
나서 볼 작정입니다
보기 좋은 두분
풀소리님 장박님
함께여서 참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별나라님 풍성한 후기도
참 고맙습니다
열무님 '썸산'은 계속 이어진다아~~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을 따라갈 자 그 누가 있으리오. 열정의 아이콘! 우리 열무님!
오!
모험의 여정 ,
새로운 길에 대한 흥분과 기대감 ‘
우리가 모르는 시간동안
그 곳에는 많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겠지요 .
고인돌부터 암각문까지 ...
별나라님 후기에
안 따라나선 1인도 설레입니다 ~^^
오오오~~~ 오래님! 선사시대 고인돌부터 암각문까지 또 암각문에서 우리 들메길까지~~~ 유구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우리 인생은? 그래서 옛사람들이
바위에 글을 새겼을까요?
특별하지 않을 지라도, 결코 빛나지 않을 지라도, 흔하고 너른 들풀과 어우러져 거침없이 피어나는 민들레처럼……
별나라님 덕분에 오랜만에 민들레꽃처럼 노래가 귀에 들려오네요~ ㅎ
고인돌 맞습니다~
숙원 홍씨는 나중에 숙의로 증직되었습니다.
숙원은 종4품이고 숙의는 종2품입니다. 시에서 만든 입간판을 고쳤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중종 임금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니 그걸로 된 걸까요? ㅎ
별나라님 후기 감사하고요, 함께 한 회원님들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뵈어요~^^
사랑받은 여인이 많았어요~ㅎ
풀소리님께서 '숙의'라고 설명해 주셨는데 표지판에는 '숙원'이라고 되어 있더군요. 제가 잘못 들었나 했어요. 이제 점점 귀조차 어두워지는구나 하면서리~~~본문 수정하였습니다.
@별나라 ㅎ 감사~^^
@강산 제일 사랑 받았다고 하더군요~ ㅎ
@강산 와~~~강산님! 부러우시죠? 우히히
미완성 장박루트?
다음번엔 동행하리다
잘 보았습니다 한곡조 Q !
https://youtu.be/zx6TNfSC724?feature=shared
PLAY
시작 반주가 너무 좋으네요.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는 제 애정곡인데 그 앨범에 이노래가 실려 있었나봐요. 정태춘님을 좋아하신다면 이미 알고 계실지 모르겠지만 수진리의 강도 참 좋습니다^^
넵! 별님 뵌지도 까마득! 기억에 없군요. ㅋㅋ 정태춘님의 노래 감사합니다.
별나라님의 멋진 후기에
감동입니다.
새로운 개척길에 함께해서 영광이고요~
역사가 살아 숨쉬는 개척길을
안내해주신 풀소리님께
감사드립니다.
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이야기,
웃음으로 함께해 주신
들메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강산님! 반가웠습니다. '김중배의 다이아몬드'를 기억해 주셔서 더 반가웠습니다. 기대만빵! 부담되시라고 ㅋㅋㅋ
별나라님이 계속 사진을 찍으시는걸보며
오랜만에 별나라님 후기를 볼수있겠구나 기대를했는데 역시나입니다~~♡
풀소리님 장박님의 환상적인 콤비로
계획하신 장박루트가 만들어졌음을 축하드립니다 ^^
그길에 들메길 길벗님들의 발자국이
겹겹이 쌓여 오래오래 기억되기를.......♡
두분 덕분에 색다른 마음으로 걸은
즐거운 나들이 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와우~~~ 라일락님의 생각 넓이에서 벗어날 수 없군요! 오랫만에 후기 올려 보았습니다. 늘 댓글 감사한 마음이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