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첫 일요일 따비입니다. 지난 몇일 동안 날이 추웠다가 어제부터 다시 날이 풀렸습니다. 오늘은 영상 15,6 도를 넘나듭니다. 청계천으로 어깨를 나란히 걷는 젊은 커플들도 지난 주보다 많았습니다. 굴다리안 거사님들의 줄도 평소보다 길었습니다. 자연은 이처럼 자연스럽게 사람을 움직입니다.
오늘은 거사님들이 100여명이 오셨습니다. 밀감 380개, 백설기 250쪽, 그리고 커피와 둥글레차 각각 100여 잔을 보시했습니다. 아울러 반찬 두 벌을 따로 준비해서 거사봉사대에게 보시했습니다. 밀감은 낮에 사명당의집에서 운경행님이 4개씩 포장을 해주었습니다. 거사님들이 많아 둥굴레차도 모두 동이 났습니다. 제영법사는 마지막 한 방울까지 모두 담아 거사님들께 드렸습니다. 오늘 봉사하신 분은 퇴현 전재성 박사와 거사봉사대의 해룡님과 종문님입니다. 오늘 저녁은 날이 푸근해서 거사님들의 표정도 편안했습니다.
가을 숲은 우리에게 여름을 보내고 겨을을 맞는 자연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나무는 여름 내내 뜨거운 태양을 받으며 만든 잎을 가을이 되면 미련없이 떨어뜨립니다. 나목이 될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자연은 오랜 세월 변화하면서 조화와 균형이라는 틀을 만들어 냈습니다. 약하고 부드러운 과정을 통해 조화와 균형을 만들어가는 자연을 노자는 도(道)라고 했습니다. 노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조화와 균형도 마음을 비우면 자연의 도가 저절로 만들어 준다고 했습니다. 세상이 자연의 가르침을 듣는 날이 언제나 올지 탄식하는 노자의 목소리가 숲속에서 들리는 듯 합니다.
(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