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인들은 점점 더 자신의 건강에 신경을 쓰게 되고 자신에 맞는 운동이 무엇인가를 찾기도 한다. 자신이 건강하다고 자신했던 사람들조차 나이를 먹으면서 체력이 조금씩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면,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을 당장이라도 시작해야 한다는 마음을 먹게 된다. 그러나 이제껏 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고 지냈던 사람이라면 막상 새로운 운동을 시작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헬스클럽을 찾아 전문가의 조언을 받으면서 운동을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역시도 일정한 시간과 노력을 투여해야만 하기에, 대체로 용두사미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운전이 일상화된 현대인들에게 별도의 시간을 할애해서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나마 걷기가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운동이라고 생각되지만, 바쁜 일정 탓에 그마저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언제부터인지 스마트폰이나 그와 유사한 기능이 있는 다양한 기기를 통해서, 매일 자신이 걸은 걸음의 횟수를 측정하는 것이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되었다. 나 역시 운전을 하지 않고 걸어서 출퇴근을 하면서, 걷는 것으로 운동을 대신하고 있다고 주위 사람들에게 말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만보기를 착용하여 매일 걸었던 걸음 수를 헤아리기도 했지만, 그마저도 여러 가지 상황에 밀려 어느 사이엔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젊은 시절부터 달리기를 통하여 자신의 건강과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달리기의 전도사로서 그 효과와 필요성을 거듭해서 강조하고 있다. ‘막연한 불안과 우울을 발로 치료한 러너의 이야기’라는 부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현대인에게 만연한 ‘우울증’을 치료하는 수단으로 달리기를 권장하는 내용이다. 때문에 12개의 항목으로 이뤄진 목차를 통해서, 달리기가 지닌 의미와 효과에 대해서 상세하게 알 수가 있었다. 아마도 저자의 권유를 좇아 달리기를 시작한다면, 어느 정도 우울증의 증세가 치유되고 또한 건강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달리기를 운동 방법으로 선택한다면 일단 달리는 시간 동안에는 잡념이 사라질 것이고, 그것이 규칙적인 생활이 된다면 몸과 정신 건강 모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젊은 시절부터 달리기를 선택해서 실천했던 저자는 그로 인해 육체적인 면은 물론 정신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중년에 접어든 사람들에게 그동안 익숙하지 않던 달리기를 새로운 운동으로 선택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내가 생각하기에 규칙적인 운동으로서 달리기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오랜 동안의 훈련과 경험이 전제되어야만 한다. 때문에 관절에 무리가 갈 수도 있는 달리기를, 나이가 들어 새로운 운동으로 택하는 것은 여러 가지 고려해야할 문제가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취미로서 특정 운동을 선택하기도 하고, 때로는 치유의 수단으로서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기도 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주로 ‘우울증’에 초점을 맞춰 ‘치유로서의 달리기’의 효과를 설명하고 있는데, 내가 느끼기에 지나치게 의학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달리기를 포함하여 규칙적인 운동이 지닌 효과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설명을 곁들였다면 보다 많은 독자들에게 어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설명하고 있는 달리기의 효능은 분명 매력적인 측면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만약 무릎 관절만 제대로 받쳐준다면, 나 역시 언제든지 달리기를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적이고 독립적인 생활 습관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달리기는 분명 좋은 건강의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동호인을 형성하여 활동한다면, 인간 관계의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달리기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는 내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목차의 마지막 항목에서는 다소 의아한 결말로 귀결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리기가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이란 소제목을 통해서, 때로는 달리기에 의존하거나 집착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었다. 그리고 달리기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 때로는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저자 역시 달리기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때로는 달리기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었다. 자신의 체력 상태를 고려한 적절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맞춰 운동을 실행하는 것은 메우 중요한 전제일 것이다. 때로는 무언가에 과도하게 집착하게 된다면 그로 인해 다른 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저자의 주장에 대한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책의 권말에 ‘정신 건강을 위해 달릴 때의 꿀팁’을 제시하고 있다. 아마도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나로서는 새로 시작할 운동으로 달리기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달리기를 예로 들어 운동의 긍정적 측면을 설명한 저자의 조언은, 나를 포함한 독자들이 선택한 여타의 운동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차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