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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름’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내용으로, 자신이 살고 있는 집과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 등 주위의 사물들에 이름을 지어주는 것을 좋아하는 할머니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인 할머니의 정확한 나이가 책에서는 밝혀져 있지 않지만, '할머니보다 오래 사는 친구가 한 명 도 없었기 때문에 편지를 받을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이 소개되어 있다. 친구가 없는 외로운 노인이 되기 싫어, 주위의 사물들에게 이름을 붙여 친구로 삼는 할머니의 사연이 소재라 하겠다. 할머니가 이름을 붙여 준 사물들은 할머니보다 오래 살 것이기 때문에,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던 할머니에게 어느날 떠돌이 개 한 마리가 집 주위에서 발견된다. 먹이를 주면서 강아지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지만, 그 강아지가 자신보다 오래 살 것 같지 않아 이름을 따로 지어주지는 않는다. 강아지가 자기보다 먼저 죽으면 크게 슬플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할머니에게 우연히 찾아온 강아지에게 먹이를 주면서 점점 친해지게 되는데, 매일 찾아오던 강아지가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게 된다. 강아지가 제대로 지내고 있는지를 궁금해 하던 할머니는 마침내 강아지를 찾아 나서게 된다.
떠돌이 개들을 보호하는 곳으로 가서 강아지의 행방을 물어보지만, 그곳에서 강아지의 이름을 묻자 할머니는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름 짓기 좋아하는 할머니>이지만 막상 개에게는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즉석에서 강아지의 이름을 지어주고, ‘럭키’라는 이름을 부르자 강아지가 할머니에게 달려온다. 그리고 같이 집으로 돌아와 할머니, 그리고 할머니가 이름을 지어준 다른 사물들과 함께 행복하게 지낸다는 내용이다. 할머니가 주위의 사물들에게 이름 지어주는 이유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그 처지가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누군가에게 '이름'으로 불린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보기도 하였다. ‘이름’이란 그 사람을 드러내는 구체적인 징표이자, 일종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이름’은 그 자체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불렸을 때 가장 중요한 역할과 의미가 획득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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