勺詩富林 50강
5장 시의 構造 8.
內在 요소; 詩語 3; 海印
2019년 4월 24일
해에게서 소년에게
최남선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따린다, 부순다, 무너바린다.
태산 같은 높은 뫼. 집채 같은 바윗돌이나.
요것이 무어야, 요게 무어야.
나의 큰 힘 아나냐, 모르나냐, 호통까지 하면서
따린다, 부순다, 무너 바린다.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꽉.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내게는, 아모 것도, 두려움 없어,
육상에서,아모런, 힘과 권을 부리던 자라도,
내 앞에 와서는 꼼짝 못하고,
아모리 큰 물건도 내게는 행세하지 못하네.
내게는 내게는 나의 앞에는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꽉.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나에게 절하지, 아니한 자가,
지금까지 있거던 통기하고 나서 보아라.
진시황, 나팔륜, 너희들이냐.
누구 누구 누구냐 너희 역시 내게는 굽히도다.
나허구 겨룰 이 있건 오나라.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꽉.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조고만 산(山) 모를 의지하거나,
좁쌀 같은 작은 섬, 손벽만한 땅을 가지고
고 속에 있어서 영악한 체를,
부리면서, 나 혼자 거룩하다 하난 자,
이리 좀 오나라, 나를 보아라.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꽉.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나의 짝될 이는 하나 있도다,
크고 길고, 넓게 뒤덮은 바 저 푸른 하늘.
저것이 우리와 틀림이 없어,
적은 是非(시비), 적은 쌈, 온갖 모든 더러운 것 없도다.
조 따위 세상에 조 사람처럼,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꽉.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저 세상 저 사람 도두 미우나,
그 중에서 똑 하나 사랑하는 일이 있으니,
膽(담) 크고 純精(순정)한 소년배들이,
재롱처럼, 귀엽게 나의 품에 와서 안김이로다.
오나라, 소년배, 입 맞춰 주마.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꽉.
추천사(鞦韆詞) -춘향의 말 1.
서정주
향단아 그넷줄을 밀어라.
머언 바다로
배를 내어 밀듯이,
향단아.
이 다소곳이 흔들리는 수양버들 나무와
베갯모에 뇌이듯한 풀꽃더미로부터,
자잘한 나비 새끼 꾀꼬리들로부터,
아주 내어 밀듯이, 향단아.
산호(珊瑚)도 섬도 없는 저 하늘로
나를 밀어 올려 다오.
채색(彩色)한 구름같이 나를 밀어 올려 다오.
이 울렁이는 가슴을 밀어 올려 다오!
서(西)으로 가는 달 같이는
나는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
바람이 파도(波濤)를 밀어 올리듯이,
그렇게 나를 밀어 올려 다오.
향단아.
깃발
유치환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텔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理念)의 푯대 끝에
애수(哀愁)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 누구인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아는 그는.
한 송이 바다
정현종
한 송이 바다
바다 한 송이를
애기동백들은
감당하지 못한다.
붉고 붉고
수없이 붉어도
이상하리만큼 무력하다
한 송이 바다 앞에서는.
동해 바다 -후포에서
신경림
친구가 원수보다 더 미워지는 날이 많다
티끌만한 잘못이 맷방석만하게
동산만하게 커 보이는 때가 많다
그래서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남에게는 엄격해지고 내게는 너그러워지나보다
돌처럼 잘아지고 굳어지나보다
멀리 동해 바다를 내려다보며 생각한다
널따란 바다처럼 너그러워질 수는 없을까
넓고 짙푸른 바다처럼
감싸고 끌어안고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스스로는 억센 파도로 다스리면서
제 몸은 맵고 모진 매로 채찍질하면서
바다에 오는 이유
이생진
누군가를 만나러 온 것이 아니다
모두 버리러 왔다
몇 점의 가구와
한쪽으로 기울어진 인장과
내 나이와 이름을 버리고
나도
물처럼
떠 있고 싶어서 왔다
바다는 부자
하늘도 가지고
배도 가지고
갈매기도 가지고
그래도 무엇이 부족한지
날마다 칭얼거리니
바닷가에 대하여
정호승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잠자는 지구의 고요한 숨소리를 듣고 싶을 때
지구 위를 걸어가는 새들의 작은 발소리를 듣고 싶을 때
새들과 함께 수평선 위로 걸어가고 싶을 때
친구를 위해 내 목숨을 버리지 못했을 때
서럽게 우는 어머니를 껴안고 함께 울었을 때
모내기가 끝난 무논의 저수지 둑 위에서
자살한 어머니의 고무신 한 짝을 발견했을 때
바다에 뜬 보름달을 향해 촛불을 켜 놓고
하염없이 두 손 모아 절을 하고 싶을 때
바닷가 기슭으로만 기슭으로만 끝없이 달려가고 싶을 때
누구나 자기만의 바닷가가 하나씩 있으면 좋다.
자기만의 바닷가로 달려가 쓰러지는 게 좋다.
바다
나희덕
바다를 저리도 뒤끓게 하는 것이 무어냐
파도를 깨뜨리는 뼈 부딪는 소리
채 마르지 않아 뚝뚝 흘리며
저 웃고 있는 푸른 살이 대체 무어냐
욕망의 물풀이 자라나는 기슭,
떠나온 이보다 쫓겨 온 이가 많은 뱃전,
비틀거리며 발 디뎌온 생활,
그로부터 파도처럼 밀려온 사람들이여
그대들의 뼈가 부딪칠 때마다
물결, 불꽃의 물결 늘 움직여
왜 자꾸만 나를 살고 싶게 하는지
왜 이리도 목마르게 하는지
아는가, 뒤끓는 바닷속에 몸을 던진 사람들이여
나무를 넘어 날개 펴는 바다로
이성복
나무들을 넘어 날개 펴는 바다로,
이렇게 무너지면서 멈추지 않는 것을
무어라 부르는가?
아침에는 눈 감고 다만 눈 감고
아무에게도 기대지 않고
진흙의 중심으로 이끌리며 그대를 부르지 않고
그의 이마에서 지는 붉은 흙,
그는 운다
우리가 바라보는 친숙한 것들의 목소리로
언덕 위의 집
정희성
이 집 주인은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문을 낮게 낸 것일까
무심코 열고 들어서다
이마받이하고 눈물이 핑 돌다
낮게 더 낮게
키를 낮춰 변기에 앉으니
수평선이 눈썹에 와 걸린다
한때 김명수 시인이 내려와 산 적이 있다는
포항 바닷가 해돋이 마을
물이 들면 언제고 떠나갈
한 척의 배 같은
하얀 집
내가 처음 이 바다 앞에 섰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다만 눈썹에 걸린 수평선이
출렁거릴 따름이었다
이 집 주인은 무슨 생각으로
여기다 창을 낸 것일까
머물다 기약 없이 가야 할 자들이
엉덩이 까고 몸 낮춰 앉아
진득이 세상을 내다보게 함일까
대포항
김선우
항구에 막 닿은 '대양호'에서
아낙이 제 키 만한 방어를 받아 내렸다
활처럼 몸을 당긴 등 푸른 아침 바다가
지느러미를 퍼덕거리며 물방울을 쏘아 올리는 사이
환한 비린내,
아낙의 아랫배를 지나 내 종아리까지 날아와 박힌
푸른 물방울 화살촉을 조심스레 뽑아 든다
손금 위에 얹힌 물방울 하나 속에서
수천의 방어 떼가 폭풍처럼 울고
오냐 오냐
아낙이 큰 칼을 들어
방어의 은빛 아가미를 내리쳤다
오냐, 내가 너를 다시 낳으리라.
아낙이 등 푸른 물속으로 치마를 걷으며 들어가면
그녀의 몸에서 흘러나온 수천 마리 은빛 방어들이
정오의 태양으로 헤엄쳐 간다
항구에 남겨진 그 여자들의 눈부신 비늘 몇 낱.
군산 앞바다
안도현
올 때마다 가라앉는 것 같다
군산 앞바다,
시커먼 물이 돌이킬 수 없도록
금강 하구 쪽에서 오면
꾸역꾸역, 수면에 배를 깔고
수만 마리 죽은 갈매기 떼도 온다
사랑도 역사도 흉터투성이다
그것을 아둥바둥, 지우려고 하지 않는 바다는
늘 자기반성하는 것 같다
이 엉망진창 속에 닻을 내리고
물결에 몸을 뜯어먹히는 게 즐거운
낡은 선박 몇 척,
입술이 부르튼 깃발을 달고
오래 시달린 자들이 지니는 견결한 슬픔을 놓지 못하여
기어이 놓지 못하여 검은 멍이 드는 서해
사공의 노래
함호영작사, 홍난파작곡
두둥실 두리둥실 배 떠나간다
물 밝은 봄 바다에 배 떠나간다
이 배는 달 맞으러 강릉가는 배
어기야 디여라차 노를 저어라.
순풍에 돛달고서 어서 떠나자
서산에 해 지며는 달 떠온단다
두둥실 두리둥실 배 떠나가네
물 맑은 봄 바다에 배 떠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