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택시 승강장 관리 필요해”
‘서울시, 빅데이터 분석 통해 택시 승강장 절반가량 없애…’
춘천시 택시 승강장에서 승객과 택시가 없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택시 승강장을 설치하는 기준이 딱히 없기 때문이다. 약 5년 전 시가 민원 접수를 통해 택시회사와 협의를 거쳐 설치했지만 택시와 승객이 없이 길거리에 덩그러니 세워진 택시 승강장이 자주 눈에 띈다.
강원대 정문 앞에는 택시 승강장과 도로에 그려진 택시 정차구역표시가 있다. 그러나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를 보기는 힘들다. 간간이 승객이 승강장에서 택시를 기다리면 지나가던 택시가 승객을 태워간다. 반면 승강장이 설치돼 있지 않은 후문에는 항상 택시가 줄지어 승객을 기다린다. 대기할 곳이 충분하지 않아 도로 한 차선을 불법으로 차지하고 있다.
IMG_2147.jpg
▲ 강원대 정문 택시 승강장 모습. 귀가하는 학생들 때문에 택시 이용객이 많은 금요일 오후이지만 강원대 정문 택시 승강장은 한산하다.
이처럼 춘천시 택시 승강장이 세워진 위치가 비합리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택시기사 배운수 씨는 “사람들이 항상 붐비는 곳에서 거의 모든 택시기사들이 대기한다”며 “애막골이나 강원대 정문·동문에서 승객이나 택시가 대기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왜 설치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춘천시 교통과 관계자는 “민원을 반영해 설치한 승강장이지만 춘천시 발전 속도와 유동인구의 변화에 따라 사용하지 않는 승강장이 생긴다”며 “추이를 보고 철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필요한 곳에 택시 승강장을 새로 세우기에는 고려할 점이 많아 번거롭다. 보행도로에 승강장 설치공간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며, 근처 상인 또는 지역주민과의 이해관계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시에서 이용률이 저조한 택시 승강장을 절반가량 없앤다고 발표했다. 서울시는 서울택시정보 시스템의 빅테이터를 분석해 하루 평균 이용건수 12건 이하, 교통 혼잡유발 민원이 들어오거나 가로변 버스정류소와 위치 등이 중복되는 곳을 선정해 철거한다.
서울시가 택시 관련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운영하고 있어 이러한 사업이 가능하다. 이처럼 춘천시도 택시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안을 구축해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운영할 필요가 있다.
또 서울시는 기존 택시 승강장을 줄이고 도심지역과 관광객 밀집지역 10곳에 스마트승강장을 시범설치할 예정이다. 스마트승강장은 관광지와 이용요금·교통상황 등 실시간검색을 할 수 있으며 무선인터넷 사용과 스마트폰 충전도 가능하다. 승객의 편리한 이용을 위해 택시 콜 버튼도 설치돼 있다.
춘천시도 스마트승강장을 도입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시 관계자는 “스마트승강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고려할 사항이지만 서울시에 비교하면 체계적인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고 택시회사와 이용객도 적어 현실적으로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춘천시가 서울시에 비해 데이터를 모으고 운영하는 데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춘천시민의 편리한 생활과 춘천시의 발전을 위해 획기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먼저 비효율적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택시 승강장이나 승강장이 없어 불법으로 정차하고 있는 택시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승현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