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건의 ‘불’을 읽고 (권민선)
3학년 6반 3번 권민선
현진건은 1900년 대구에서 태어나, 1920년대 <개벽>이라는 잡지 1월호에 발표된 <희생화>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하였다. 이 외에 <빈처(1921)>, <술 권하는 사회(1921)>, <운수 좋은 날(1924)>, <B사감과 러브레터(1925)>, <고향(1926)>, <무영탑(1938)> 등이 그의 대표작이다.
그 중 그의 문학적인 특징인 사실주의 경향, 단편 소설의 기반 확립, 반어적 대립구조, 대립적 병렬구조 형식을 뚜렷하게 보여준 작품은 <운수 좋은 날>과 <불>이다. <불>은 가난한 농부의 딸 ‘순이’가 민며느리로 들어간 시집에서 힘겨운 노동과 시어머니의 학대, 남편에게 당하는 시달림을 견디지 못해 집에 불을 지른다는 내용이다.
불의 특성을 주제와 구성을 중심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먼저 주제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불’은 주인공인 가난한 농부의 딸 ‘순이’를 통해 열다섯 살 어린 민며느리에게 가해지는 가혹한 학대에 대한 비판, 즉 조혼 제도의 불합리성을 알리려고 한다. 더불어 ‘불’의 중심 소재는 ‘민며느리제도’이다. 소설 속에서 민며느리제를 시작으로 모든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제목과 소설의 줄거리의 연관성을 보아 사건을 중심으로이야기가 전개되는 것 같다. 이 소설의 주인공 순이는 어린 나이에 시집을 와 정신적·육체적으로 고통을 받는다. 이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집에 불을 지르는 일이 발생한다. 이 내용을 소설의 전개 단계로 나타내 본다면, 시집 온 지 한 달 동안의 고통과 괴로움→쉴 틈 없는 하루 일과, 밤이 오는 것을 두려워 함→현기증으로 쓰러지고, 시어머니께 매를 맞음→‘원수의 방’(남편을 원수라고 부름)을 없애기 위해 불을 지름의 순서로 진행된다.
다음은 구성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구성은 배경, 인물, 사건으로 나눌 수 있다. 이 글의 배경은 농사일이 한창 바쁜 6월의 농촌이다. 농사일이 한창 바쁜 6월을 배경으로 하여 순이의 하루가 그 어느 때보다 바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 같다.
인물 또한 가나한 여자의 비참한 삶을 잘 드러내는 것 같다. 주인공 순이는 가난한 농부의 딸에도 모자라 열다섯 살의 어린 나이이다. 나이 설정을 통해 주인공을 더욱 비참하게 만든 것 같다.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모진 시집살이를 시키는 전형적인 시어머니상으로 잡아 주인공의 삶을 힘들게 만들어준다.
이러한 배경과 인물 즉, 구성 속에서의 결말은 뒷이야기를 궁금하게 하여 독자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 같다. 또한 사실적 묘사와 이상심리의 교차를 통해 뛰어난 단편 소설적 기교를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현진건의 소설은 대부분 가난한 사람들의 삶과 그 사회의 역사적 배경이 충실하게 반영되어 있다. ‘불’ 역시 가난의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으며, 겉으로는 조혼제도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현실을 고발하고 그 대안을 고민하는 작가 정신이 뛰어난 현진건은 근대 리얼리즘 소설을 개척한 작가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