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어린 다하지입니다.
사랑어린가족들 모두 청명한 새해 새날들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요즘 배움지기 수련 중이어요.
수련을 수련답게! 해보고자 좌충우돌 중입니다.
이미 여러 날이 지났지만, 지난 6일 배움지기 일꾼 모심이 있던 날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그날은 새벽 5시부터 시작하는 일정을 처음 시도해 본 날이었어요.
오전에는 풍경소리 발송 작업도 있었구요.
봉봉과 앵두는 몇 일 전부터 그날을 준비하며 긴장하고 있었지요.
바로 배움지기 일꾼 모심과정으로 수업시연과 심층 면담이 있는 날이었거든요.
배움지기 일꾼을 잘 모시기 위해서 먼 곳에서 바깥 선생님 네 분이 귀한 발걸음 해주셨습니다.
원주의 김용우 선생님, 부산의 이귀원 선생님, 순천 박두규 선생님, 세종시에서 오신 최은숙 선생님.
최은숙 선생님은 5일 오후에 오셔서 함께 저녁 밥모심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어 주셨습니다.
글로만 뵙던 최은숙 선생님은 정말 매력적인 분이시더군요^^
오후 1시 부산과 원주에서 김용우 선생님과 이귀원 선생님이 오셨고 점심 밥모심부터 함께 하셨습니다.
그날은 저와 신난다가 밥모심 준비를 하는 날이었는데 심혈을 기울여 시래기 국을 끓이고 고등어와 햇김을 구웠어요.
구랑실의 김장 김치와 푸른솔이 가져오신 배추나물도 함께 밥상에 올랐습니다. 덕분에 모두 맛나게 밥모심을 했습니다.
2시 넘어 배움지기 일꾼 모심 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푸른솔의 진행으로 모든 과정은 6차까지 준비되어 있었지요.
1차 선생님들이 직접 뽑은 배움지기들의 이야기 나눔(신난다, 구랑실, 다하지)
2차 앵두와 봉봉의 수업 시연과 이야기 나눔
3차 앵두와 봉봉 심층 면담
4차 함께 저녁 밥모심
5차 새식구 모심팀과 선생님들의 이야기 나눔
6차 뒷풀이
점심 밥모심을 정리하고 도서관으로 오자 풍경방에서 선생님들이 봉봉과 앵두의 이야기가 담긴 글들을 보고 계셨어요.
잠시 후 오후 햇살이 깊숙히 들어오는 따뜻한 도서관에 빙 둘러 앉았습니다.
푸른솔의 이야기로 시작되었구요.
신난다와 구랑실, 다하지가 선생님들께 배움터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신난다는 선생님들과 심층 면담할 때 오갔던 질문들을 지금껏 기억하고 계셨는데요. 그때의 떨림과 긴장감, 그리고 그 후의 배움터에서의 자신의 모습에 대해 솔직하고 담백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갔습니다.
안식년을 보내고 돌아온 구랑실은 쉬면서 들었던 생각들과 더불어 배움지기로 살고 있는 자신에 대해 구랑실 특유의 시적인 어투로 말씀을 하셨지요.
저는 딱히 드릴 말씀이 마땅치 않아서 제가 박두규 선생님께 질문을 드렸습니다. 배움터에서 살고 있는 내가 어떻게 보이시냐고 물었지요. 그랬더니 박두규 선생님은 고맙게도 좋은 말씀만 해주셨어요. 특히 제 헤어스타일을 보고 잘 지내고 있다고 느끼신다는 말씀, 유쾌했습니다.
사실 5일부터 배움지기들은 바깥 선생님들이 오시는데 어떻게 잘 맞이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래서 최은숙 선생님의 글을 함께 읽어보기도 하고, 돌아가며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모실 수 있을지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선생님들이 편안하고 따뜻하게 지내다 가실 수 있게 공간을 정리하고, 먹거리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고자 했지요. 정성들여 한다고는 했는데, 충분치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첫번째 자리가 마무리 되고 2차 앵두의 수업시연이 있었습니다.
앵두는 3학년 아이들과 함께하는 길이재기 수업을 준비했습니다.
네 분 선생님, 그리고 배움지기들, 새식구 모심팀, 바람결, 은하수 등 꽤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앵두는 그 자리에 있는 모두를 3학년이라 생각하고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함께 노래하고, 둥글게 서서 뼘과 양팔너비, 발길이, 손톱으로 몸을 움직여보았습니다.
어르신들이 함께하시니까 더욱 재미있더군요^^
쌍둥이 공주와 왕자의 옷을 만드는 재단사가 되어 몸을 이용해 길이를 재어보는 활동을 했습니다.
저와 봉봉이 쌍둥이가 되었구요. 다른 사람들은 모두 모둠을 나눠 팔길이와 다리길이를 재어보았습니다.
재고 나서 사람마다 길이가 다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고 누가 제일 손가락이 긴지, 누가 제일 발길이가 짧은지도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재미난 앵두의 수업을 끝이 났고 선생님들의 코멘트가 있었습니다.
최은숙 선생님은 이 수업을 통해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질문하셨고,
김용우 선생님은 물건을 이용한 도량형과 공동체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박두규 선생님과 이귀원 선생님은 좋은 수업이었다고 평가해주셨습니다.
잠시 쉬었다 봉봉의 바둑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엄청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요.
봉봉은 바둑 칠판과 자석 바둑알을 준비하셨습니다.
겨울 노래를 함께 부르고 바둑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로 문을 열었습니다.
바둑알을 학생들에게 나누어주고 바둑알과 바둑판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셨지요.
바둑알과 바둑판에는 우주가 담겨있다 하셨습니다.
봉봉의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의 코멘트가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최은숙 선생님은 봉봉이 수업을 시작할 때 자신의 상태에 대해 공유하면서 공감을 끌어낸 것이 좋았다고 하시면서 아이들에게 질문을 많이 하는 것도 좋았지만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듣지 않고 넘어가는 것은 조심하면 좋겠다 하셨습니다.
김용우 선생님은 바둑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기 보다는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방식을 권하셨습니다.
박두규 선생님은 인문학 수업에 대한 한계를 지적하시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질문을 하게 할 수 있는 발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이귀원 선생님은 이 수업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아이들이 바둑을 잘 두는 것인지, 아니면 바둑을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기 위함인지 질문하셨습니다.
봉봉은 너무 긴장한 나머지 놓쳤던 것들에 대해 아이들과 직접 수업했던 경험을 통해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2차가 마무리되었고 풍경방에서 새식구 모심팀과 함께 하는 3차 심층 면담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자리에는 제가 동석하지 않아서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알 수가 없네요.
후에 앵두와 봉봉이 기억에 남는 질문들을 이야기해 주셨는데요.
박두규 선생님이 앵두에게 몇 년 후에 다시 묻겠다고 하신 질문이 있었다네요.
그리고 배움터에서의 주체성에 대해 앵두와 봉봉은 전혀 반대의 대답을 했더군요.
4차 밥모심은 대광수산에서 물메기매운탕을 함께 먹는 것이었습니다.
소주도 한잔씩 했구요. 밥모심 후 선생님들과 새식구모심팀은 상내 작은집에서 5차 이야기마당을 이어갔습니다.
저는 배움터로 돌아와 남은 배움지기들과 하루 마무리 모임을 했습니다.
권하는 술잔을 마다하지 않고 받으신 앵두와 봉봉은 기분이 좋아 보였습니다.
앵두는 자꾸 웃음이 난다 하시고, 봉봉은 마무리 소회 자리에서 '다행이다'를 열창하셨습니다.
두 분의 모습을 보니 저도 그날이 생각이 났습니다.
얼마나 긴장을 했던지, 저는 심층 면담 자리에서 오간 이야기가 거짓말처럼 기억이 나지 않아요.
과정을 모두 마치고 긴장이 풀려서 술도 여러잔 하고 노래를 실컷 불렀던 기억만 납니다.
저는 수업 시연을 5학년을 대상으로 준비했었는데, 앵두처럼 어른들을 아이들로 대할 생각도 하지 못했어요.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잘 따라주지 않을까봐 미리 겁을 냈을거에요. 다른 곳들에서는 종종 겪던 일이었으니까요.
그런데 6일날 도서관에 모였던 선생님들과 모든 어른들이 아이처럼 앵두의 말을 잘 따라서 열심히 하던 모습이
뭉클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공간에서는 그렇게 누구라도 아이처럼, 어른처럼 동등하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리하여 봉봉과 앵두는 사랑어린배움터의 배움지기가 되셨습니다.
축하드려요. 그리고 덕분에 복된 시간 누릴 수 있었어요.
참 고맙습니다.
첫댓글 축하합니다♥
우리 같이 잘 살아봐요~^^(톰과 제리 ㅋㅋ)
짝짝짝~~~~~~~~~~
사랑안에서 신명나게. 놀며 지내시길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축하드려욤~~축 축 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