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에 편육 한 조각 올라간 것을 당연하게 된 게 언제부터 인가요?
그것에 비하면 숫자에 있어서 갈비탕은 그래도 좀 나은 편입니다.
그래서 제일 하찔(下質)이 마구리 2 대에 힘줄 붙은 시원치 않은 양지나 사태 고기 몇 점,
보통은 3 대, 살점 뜯을만한 마구리 3 대면 감동 모드,
4 대면 감사의 눈물로 주객이 전도됩니다. 5 대요? 그건 돈을 더 내고 먹으니 당당히 먹어야지요.
마구리는 긴 토막의 양 끝을 말하는 것으로 갈비 중 척추와 흉골 쪽 끝 부분을 말합니다
오늘날 대한민국 음식 값을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비싸기로 빠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음식 값을 올려 받아야지 밑지고 파는 거야'라는 주인의 속마음이 드러나는
'특'자 붙은 변종 메뉴가 등장한 것은 벌써 오래 전 70년대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갈비탕은 '특'이나 '왕'으로 시켜봐야 반주용 안주 거리도 안됩니다.
가격 좋고 큰 마구리뼈 3 대가 들어간 모 정육식당 갈비탕입니다.
아껴 먹으면 혼밥 반주용은 될 정도니, 잘라 먹기 편하라고 주는 집게와 가위는 심하게 말하면
고객의 편의보다는 허세 같습니다. ( http://blog.daum.net/fotomani/70681 )
이쯤 되면 식당에서 깨작하니 주는 고기의 양에 열 받아 푸짐하게 들어간 탕 하나 맹그러 볼까 하는
시건방진 생각도 해볼 만 합니다.
온라인에서 kg 당 12000원 하는 갈비탕용 소 등갈비 2 kg 입니다. 엄청 싼 거지요.
시중에 개인에게 파는 마구리는 없는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제거할 기름이 많지 않습니다. 기름을 떼내고 두어 시간 핏물을 뺍니다.
그걸 솥에 넣고 끓기 시작하면 15분 정도 더 끓여 깨끗이 씻습니다.
이때 화화상 노지심처럼 먹어 보겠다면 양지나 사태를 더 넣고 끓여도 좋습니다.
잡내 제거를 위해 통대파, 양파, 마늘 모두 껍질 뿌리 다 씁니다.
냉동실에 굴러 다니던 표고 버섯도 함께 곰솥에 깔고 그 위에 갈비를 넣습니다.
베 주머니에 생강, 고추, 통후추, 계피 가루 한 꼬집 넣고 함께 끓입니다.
다시팩은 내용물이 흘러 나와 가지고 있던 베 주머니 썼는데 '스뗑' 다시통을 하나 준비해야겠습니다.
1 시간 정도 끓인 뒤 냄새 제거하기 위해 넣었던 재료를 걸러내고 중불에 1시간 정도 더 끓입니다.
마지막으로 국간장, 설탕, 소금 등으로 간을 봅니다.
뜯을 만한가요? 갈비 5 대씩 5그릇 정도 나오네요.
똑같은 것만 먹으면 심심하니 이번엔 냉동보관 꺼내 고추가루와 청양고추를 넣고 매콤하니 끓입니다.
갖 썰은 김치 꼬다리와도 환상적인 어울림입니다. 물론 안주지요
먹는 둥 마는 둥 하는 갈비탕에 질려 집에서 해 먹어보려고 해도 잡내 날까봐 걱정인 분들도
위와 같이 만들면 크게 염려할 필요 없습니다. 혹시 실패하더라도
식구들이 안 먹으면 혼자 질리도록 처치하고 다시는 쳐다보지도 않을 테니 다음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음식점 것처럼 맛이 짙지 않다고요? 조미료와 소금을 조금 넣으시면 거의 비슷해 질 겁니다.
조금만 더 신경 써서 당면과 계란지단을 올려보시지요.
닥다리로 가는 길
http://blog.daum.net/fotomani
첫댓글 한 조각 더 넣으면 원가가 얼만데?
요즘 음식값에서 식재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요?
아마 인건비, 임대료가 차지하는 부분이 훨씬 더 클 겁니다.
더구나 미국산이라면 한 조각 더 올려서 얻는 홍보 효과가 더 클 겁니다.
한 조각 올렸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정말 한 조각만 올렸어요?
무도 큼직하게 썰어 넣어 끓이면 어떨까요?
기본탕만 끓이고 그 다음은 나 혼자 먹을 거라 귀찮아서 안했습니다.
마지막 멘트 '좀 더 신경써서'는 저에게 한 말이었습니다. ^^
새삼스런 말이지만 참 재주가 많으십니다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불러옵니다
부부가 같이 있어도
이제 혼자 사는 방법도 배워볼 때입니다.
퇴역 장군처럼 전철 타는 법도 모르면 곤란하지요.
옛날옛적 소 갈비짝이 추석선물로 오가던 냉장고도 없던 때는
몇날 며칠을 갈비국, 갈비찜으로 지새웠던 것 같습니다
그 방법밖에 없지요.
그런데 상당히 많이 들어왔던 모양입니다. 몇날 며칠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