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 설중사우(雪中四友) (2014. 4. 12)
1) 옥매(玉梅)
매끈한 살결 보니 남몰래 이는 욕정
만 겹의 젖가슴은 양귀비(楊貴妃) 무색하지
청설(淸雪)로 펄펄 날릴 때 꼭 껴안고 싶어라
* 푸짐한 만첩옥매(萬疊玉梅)는 흰색으로는 당할 꽃이 없다.
2) 납매(臘梅)
샛노란 젖꼭지에 털 비친 겨드랑이
상사곡 지으려고 무아경 먹 가는 중
액취(腋臭)를 슬쩍 피우니 한 걸음만 멀어줘
* 녹나무과의 작은 활엽 교목으로, 노랑꽃이 산형(傘形)으로 피며 향기가 좋다, 중국이 원산지다. ‘생강나무’ 라는 설도 있다. 이와 달리 섣달에 피는 매화를 이르기도 한다.
* 액취; 겨드랑이에서 나는 좋지 않는 냄새. 일종의 노린내.
3) 차매(茶梅)
폭신한 명주요 위 얼비친 파소(破素) 흔적
혀 대고 살살 핥은 붉은 맘 황금 꽃술
내 품에 쏙 들어오는 앙증맞은 동기(童妓)야
* 차매 혹은 다매는 애기동백을 지칭한다.
4) 수선(水仙)
살향기 스쳐가랴 하늘댄 하얀 속옷
날씬한 몸매에다 호박옥(琥珀玉) 노리개 찬
사뿐히 물결을 딛고 바다 건넌 선녀여
* 수선은 우리 토종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향기가 빼어나다, 꽃잎은 백색이고, 꽃술은 황금빛이다. 남해 일부 섬의 자생종을 제외하고는 구경하기 힘들다. 특히 제주산은 금잔옥대(金盞玉臺)라 격찬한다. 다산과 추사는 이를 매우 사랑했다. 매화와 수선을 쌍청(雙淸)이라 한다.
水仙花(수선화, 해탈한 신선)-추사 김정희 (2018. 11. 23 게재).
一點冬心朶朶圓 (일점동심타타원) 한 점 겨울 마음 송이송이 둥글어라
品於幽澹冷雋邊 (품어유담냉준변) 그윽하고 담담한 기품에 차갑고 영특함이 둘러있네
梅高猶未離庭砌 (매고유미리정체) 매화가 고상하다지만 뜰 섬돌을 못 벗어나는데
淸水眞看解脫仙 (청수진간해탈선) 맑은 물에 해탈한 신선을 정말로 보느니 (번역 한상철)
* 우리나라 토종 수선화이다. 남해 섬에 자생한다. 향 ,잎, 꽃 모두 세계 제일이다. 전형적인 한국여인의 토속미를 지녔다.
사진은 자연박물관 柔淡에서 인용 (2009.10. 12).
-------------
* 설중사우란 겨울에도 보고 즐길 수 있는 네 가지 꽃 곧, 옥매(玉梅), 납매(臘梅), 차매(茶梅), 수선(水仙)을 이른다.
* 《도봉문학》 제12호(2014년).
* 《시조사랑》 제3호(2014년).
* 졸저 정격 단시조집 『鶴鳴』(학명-학이 울다) 제1-23(38~40면). 2019. 6. 20 도서출판 수서원.
* 이기운의 영역 2023. 3. 5
<The Four Friends of The Midst of Snow, 설중사우(雪中四友)>
1. The Jade-apricot flowers
Sang-Chul, Han
As seeing the sooth skins, I feel the lust stealthy.
The breasts are muffled in ten thousand layers, by which the Poppy
Are shamed. Cleaning snows fly in flakes, I hope to embrace surely.
(Translated by Kinsley Lee)
+++
한상철 시인의 시조를 영역해 보았다. 영역했을 때, 어느정도 라임은 맞춘 것 같다. 그러나, 초장 중장 종장의 음보(feet)가 5, 6. 6 정도 될 것 같다. 초장 후반의 stealthy 는 라임을 맞추기 위해 명사 뒤로 도치 시켰고, 종장 후반의 surely도 동사 뒤로 도치 시켰다. 양귀비(楊貴妃)는 고유명사로 쓴 것이라 생각되기에, the Poppy를 대문자로 써 보았다.
2. The Apricot Flowers Which Early Blooming.
Sang-Cheol, Han
The vivid yellow nipple and the hairs were hinted on the armpit.
Unconsciously grating the ink stick for writing a love-mourn song.
Please be off a step, 'cause stealthily stinks the smell of armpit.
+++
臘梅는 음력 섣달에 피는 매화를 의미한다.
+++
번역시는 1행과 3행만 라임을 맞추는 방식으로 번역해 보았다.
3. The Sasanqua Tea
Sang-Cheol, Han
It is cushiony silk! And over it, it looms the trace of the broken real image.
Softly lick on tongue with red mind, the golden stamen
It’s a cute a young geisha who come in to fit my breast
+++
이 시조를 번역해 보았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라임을 맞출 수 있는 단어가 생각나지 않았다. 음보도 7, 6, 5로 다소 불안하다. 결국 우리 시조의 정형성도 살리지 못한 영어로 3행시에 불과한 시가 되고 말았다.
시조를 영역할 때 라임을 추출할 수 있고, 또 음보(feet)를 맞추고, 리듬을 맞출 수 있다면 좋겠지만, 우리의 많은 시들이 번역될 때 이런 정형시 적인 특징은 전혀 없이 그저, 좋은 문장만 3줄 또는 그 이하로 모아놓은 글이 되고 마는 경우가 많다.
정격 시조의 경우 글자 수를 맞추기 위해, 한자어 들을 채용해서 쓴 시가 많이 있다. 이경우 feet 수가 상당히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3행의 시조를 6행의 시조로 번역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6행으로 만든 시도 음보 수, 라임 등을 맞추지 못한다면 그냥 평범한 글로 변하고 만다. 그래서 일전에 필자는 한국형 시조를 현대시처럼 7행으로 작성한 Sijo로 번역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The Sasanqua Tea>
It is cushiony silk! And over it,
It looms the trace of the broken
Real image. Softly lick on tongue
With red mind, the golden stamen,
It’s a cute
And a young geisha
Who come in to fit my breast.
1행과 2행은 음절이 10, 11개로 다소 많은 편이다. 반면에 3행은 5음절 정도가 된다. 그래서 2행의 단어를 3행으로 옮겨, enjambment 기법으로 채용해서, 음절을 배분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5행과 6행은 그대로 3 음절, 7음절을 고수하고, 전체적으로 7행 Sijo 형식으로 맞추어 본다.
4. 水仙(The Traditional Daffodil)花
Sang-Cheol, Han
How can pass by the perfume of skin? It’s fluttering the white underwear.
With the traditional ornaments of the jade and amber, she worn on the slender body e’er
So. A fairy! Who crossed the sea lightly treading the waves floating on air.
+++
이 시조에서 말하는 수선은 수선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수선화는 영어로 Daffodil과 narcissus가 있지만 여기서는 Daffodil을 사용했다. 7, 8, 7 음보로 호흡이 다소 길다. 이 경우 각 라인을 둘로 나누어 좀 짧은 시로 만들 필요가 있지만, 아직 각 행을 둘로 나눌 경우 라임을 맞추기가 어려워 진다는 단점이 있다. 라임을 라임을 잘 설계할 수 있다면 좀 더 짧은 음보를 이용해서 시로 표현할 수 있는 6행의 시로 번역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
한상철 시인의 설중사우 시리즈 4편을 영역해 보았다. 영역을 할 때 영역한 시의 정형성을 살리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 데, 라임과 음보 수를 같게 맞추어야 하는 데, 그 문제가 쉽지 않다. 라임을 맞추어도 음보까지 맞춘다는 것이 난해하다. 또 정격 시조라면 한자 투의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를 영역하기 위해서는 뜻을 풀어서 영역하는 경우가 종종 있게 되는 데, 이로 인해 더욱 영역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렇다고 정형성을 무시한 채로 뜻만 전달되도록 자유시로 번역하게 되면, 시조 특유의 정형성과 리듬이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 경우가 많게 된다. 더구나 한자 투의 단어의 뜻을 풀어서 영역했을 때는 시의 속성을 잃어버린 산문처럼 번역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문제는 시를 외국어로 번역할 때 번역자가 항상 마주해야 하는 숙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대두된 문제를 최소화 하기 위해, 또 이 시조의 정형성을 유지하기 위해 좀 새로운 7행의 시를 제안한다. 영어로 정식 명칭은 <<Sijo>>로 칭하는 형태를 제안한다.
[출처] <#영역시, #시조, 서정시><#The Four Friends of The Midst of Snow, 설중사우(雪中四友), 한상철>|작성자 kwoonlee
첫댓글 봄의 사령관들의 모습이 대단합니다 .
선생님 전 납매는 아직 본 적이 없답니다.
사진으로 보니 참으로 아름다운 색을 가졌네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이쁜 꽃을 보게 해 주셔서.~
반갑습니다. 납매는 어디선가 딱 한 번 보았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그냥 '생강나무'로 외워두십시오! 나 역시 그리 인식하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