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Training for Juniors: introduction 출처: High Performance Climbing Coaching 필자: 닐 그레셤
<어린 클라이머의 생리적 특성과 강도 높은 트레이닝의 위험>
12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내가 EB 암벽화를 처음으로 신게 되자, 거의 즉시 암벽 등반에 열중하게 되었다. 지금도 꽤 암벽 등반에 빠져 있긴 하지만, 약 15년 전의 나의 광적인 의욕이 초래했을지도 모를 지진과도 같은 폐해에 대해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오싹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어린 시절에 등반을 시작했던 다른 클라이머들도 등반을 하기 시작한 처음 몇 해 동안이 훨씬 더 재미있었다고 단언한다. 지리 과목을 가르치는 학교 건물 벽을 올라가려고 빼먹은 수업 시간들, 가이드북을 고치느라고 보낸 수많은 저녁들, 소중하기 짝이 없는 너트 한 세트를 처음으로 마련하기 위해 잔돈을 모으느라고 뼈빠지게 신문을 돌리던 일, 그러다가 인공 벽이나 자연 암벽까지 그럭저럭 차를 얻어 타고 가면, 누군가 와서 글자 그대로 우리를 끌고 가버리지 않는 한, 도저히 그만 두는 법이 없었다!
이젠 너무나도 등반이 경쟁적이 되어서 어린 시절을 최대한 잘 활용하는 것이 필수적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고자 한다면, 특히 십대 중반에서 후반의 시기를 잘 보내야 한다. 크리스 샤마, 레오 홀딩, 케이티 브라운, 그리고 특히 8b+를 등반한 미국의 만 13 세 소년인 에릭 스컬리 같은 클라이머들이 이미 놀랄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 어린 클라이머로서 승리를 거두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이 있기는 하나, 잃는 것도 항시 많이 있어 상쇄되고 만다. 우리는 어린이들이 등반 실력이 나아지도록 열심히 격려해준다. 그러나 우리 중 누군가는 그 장기적인 위험과 영향을 정말로 이해하고 있을까? 힘든 신체적 활동에 대한 어린이의 반응이 어른의 반응과 다르다는 점이 상당히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어린이들에게 과연 등반을 얼마나 많이 하도록 처방해야 하며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얼마나 열심히 하도록 시켜야 할까? 루트 등반만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볼더링을 해야 하는지? 웨이트 훈련과 캠퍼스 보딩을 언제 시키는 것이 안전할까? 어린 클라이머의 트레이닝 상의 고려사항을 확인할 때 수많은 요인들이 마음에 떠오르게 되는데, 이 첫 번째 글의 목적이 바로 거기에 있다. 어린 사람들의 운동 생리를 검토함으로서, 우리가 좀 더 구체적인 트레이닝 구조를 안전하게 처방을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을 수 있다.
<성장과 성적 성숙>
어린이의 성장 속도는 일정치 않으며 사춘기 초기의 ‘초고속 성장’과 운동 능력 상의 현저한 발전이 대체로 동일한 시기에 일어난다. 이 현상이 소년보다 (만12-14세) 소녀의 (만 10-12세) 경우에 조금 일찍 생긴다. 그 결과 사춘기 전까지는 여자애들이 늘 남자애들보다 마르고 힘이 강하며 동작이 민첩하다. 등반을 가르치는 사람들이 적어도 10 대 초기까지는 여자애들이 남자애들보다 운동 능력이 낫다는 의견을 말하고 있다. 또한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어린 여성 선수나 클라이머의 트레이닝과 성적 성숙 사이에 존재하는 현저한 상관 관계다. 어린 여성 선수의 경우에는 운동하지 않는 여아들보다 초경(初經)이 훨씬 늦게 생긴다. 활동적인 운동일수록 그리고 시작 시기가 이를수록 초경이 늦게 생긴다는 점도 역시 잘 알려져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발레리나의 경우에는 14.5 세, 체조 선수의 경우에는 15.5 세가 초경 시기라고 한다. <뼈>
급속한 성장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소년과 소녀는 골격 면에서 대체로 비슷하다. 그러나 초경이 시작되면서 소년은 보다 어깨가 넓어지고 소녀는 둔부가 보다 넓어진다. 이 점 때문에 소년은 상체에서 그리고 소녀는 하체에서 생체 역학적으로 강점이 생기게 되어, 결국 등반 능력상의 연쇄 효과가 일어난다.
등반처럼 높은 충격을 반복적으로 주는 스포츠는 각 뼈의 끝에 있는 연골 조직 판에 (epiphyseal cartilage plates) 상당한 충격 하중을 가한다. 연구에 의하면 그 조직에 석회질이 채워지기 이전에 이러한 판(板)에 과도한 힘이 가해지면 긴 뼈들의 발육정지와 변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뼈가 자라나는 중요한 어린 시기 도중의 과도한 신체 활동이 골다공증과 연관성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스러운 증거도 있다.
<체 지방>
어린 시절에는, 소녀들의 체지방(體脂肪)은 소년들보다 약간 더 많을 뿐이다; 그러나, 빠르게 성장하는 시기에 소년의 체지방은 줄어들고 소녀의 체지방은 늘어난다 (만 17 세 소녀의 평균 체 지방 수준은 25%이고 같은 나이의 소년은 14 %이다). 이런 통계가 시사하는 바를 부연 설명할 필요가 거의 없겠으나, 체지방 수준이 16-18% 이하로 내려가는 소녀들은 신경성 식욕 부진증 뿐만 아니라 일시적인 월경 중단까지 겪을 수 있다. 소년들의 경우에도, 전반적인 신체 건강과 신진 대사를 위해서는 최소한의 지방 수준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자신의 자연적인 (일정한 수준의 정해진) 지방 수준 이하로 이를 정도로 트레이닝 하는 것은 많은 위험이 따를 수 있다. 성인의 경우에도, 낮은 지방 수준은 낮은 에너지와 회복 능력 부족 그리고 보다 큰 부상 위험을 의미하는데, 어린 사람들에게는 이런 증세가 더욱 더 심하게 나타날 뿐이다. 그러나, 특히 젊은 클라이머의 경우에는. 두 가지 살찌는 방식이 있는데, 그 하나는 피하지방(皮下脂肪) 세포의 숫자 증가이고 다른 하나는 그 세포들의 크기가 커지는 것이다. 일단 사춘기가 끝나면, 지방 세포 숫자가 고정되며 그 이후로 보다 살이 찌는 유일한 방법은 그 세포들이 커지는 길뿐이다. 다시 말하면, 만 20세가 되기 이전에 지방 세포의 숫자가 적을수록, 그 이후의 삶에서 덜 뚱뚱해질 가능성이 많다.
<심장과 폐>
성장하는 심장은 남녀 모두 대략 만 20 세에서 최대 성장 속도를 보이며 이 나이에 이르기 전까지 심한 운동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Morganroth 1975) 어린 나이에 너무 근력 트레이닝을 많이 하면 심장의 크기는 상대적으로 작아지고 심장 벽은 상대적으로 커지게 되며, 후에 성인이 되었을 때 혈압이 좀 더 높아지게 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이 점은 아직 증명된 것은 아니다. 유산소 성 지구력 운동이 뼈의 관절과 인대에 스트레스를 덜 가하게 할 뿐 아니라, 어린 사람들의 심혈관 계통을 발전시키는 데 더 좋다고 일반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유산소성 파워와 무산소성 파워>
성인에 비해, 어린이들은 무산소성 에너지 원(源)보다는 유산소성 에너지 원(源)에서 보다 많은 비중의 에너지를 얻으며, 그로 인해 단기적인 지구력보다는 장기적인 지구력이 훨씬 뛰어나다. 이것은 주로 어린이들의 무산소 능력의 한계치가 보다 높기 때문일 것이며, 이 점이 의미하는 바는, 대체적으로. 그들에게 펌핑이 오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리고 좀 더 힘이 들어야만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일단 펌핑이 시작된 연후에는, 오히려 어른 보다 ‘그 상태로 견디는’ 능력이 훨씬 작다. 왜냐 하면 어린 사람들의 근육은 젖산을 견디는 능력이 성인 보다 훨씬 작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인해, 트레이닝 시 산소 부족이 덜 생기며, 한 차례 폭발적으로 힘을 쓴 후 다음 번 힘을 쓰는 사이에 보다 빨리 회복한다. 다른 말로 하자면, 어린 사람들은 성인들만큼 지치지 않으며, 보다 빠르게 회복한다. 그래서 등반할 때 어린 사람들이 무한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이게 된다. 비교적 짧고 강렬한 등반보다는 비교적 길고 강도가 심하지 않은 등반을 하는 것이 어린이들에게 적합하다는 점을 이 사실이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에릭슨(1971)에 의하면, 만 11-15세의 소년들이 적절한 트레이닝을 통해 그들의 무산소성 패러미터(parameter)를 여전히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화>
성인이 되면 근섬유(筋纖維) 타입이 우리가 운동 선수 혹은 클라이머의 세 가지 유형 중 어디에 속하는지를 결정한다: 속근(fast twitch, 速筋)의 괴력 타입, 서근(slow twitch)의 무산소성 스태미너 타입, 그리고 두 가지 모두에 적합하나 그 어느 것에서도 뛰어나지 못한 타입이 그것이다. 어린이들은 성인에 비해 생리적으로 훨씬 덜 전문화되어 있으며 스포츠를 잘하는 어린이들은 장거리와 단거리 경기 두 가지를 다 잘하는 경향이 있다. 근육 세포 패턴의 (선천적인) 영향은 초조기(初潮期)부터 나타난다. 최고 등반 수준에 이르고자 하는 어린이는 십대 후반에 이르기 전까지는 어떤 특정 분야 위주로 할지를 아직 정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리라는 점을 시사한다.
<체열과 수분의 밸런스>
어린이의 몸의 열(熱)과 몸 안의 수분의 밸런스가 (혹은 homeostasis, 체온과 몸 안의 화학적, 생리적 성분이 평형이 유지 조절되는 일) 성인의 그것과는 상당히 다르다. 어린이는 체열(體熱)을 보다 많이 발생하나 체열을 발산해주는 땀샘은 훨씬 덜 활발하다 (Araki 1979). 그렇기 때문에, 열심히 등반하는 어린 사람들은 특히 체온이 너무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서, 한 루트와 다음 루트 사이에 체온을 식혀주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특히 더운 날씨에 실내 암장에서 운동할 때 더욱 더 주의해야 한다. 또한 어른보다는 ‘자발적인 수분 부족’ (voluntary dehydration, )을 - 이것은 몸의 수분 필요량과 일치하지 않는 갈증 수준 현상이다 - 겪기 쉽다. (Bar-Or 1983). 후에 게재될 수분 섭취 항목을 참조하기 바란다.
<엑서사이즈에 대한 인식>
무엇보다도, 어린이들은 트레이닝과 운동으로 인한 피로에 대해 적절히 반응하는 능력이 비교적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Bar-Or 1977). 그들은 언제나 벌떡 일어나서 또 한번 올라간다는 식이다. 위험할 정도로 피곤한 경우에도 그렇게 하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자제하는 법을 익히게 해주어야 한다.
<동기와 심리적인 문제>
하나의 스포츠로서의 등반이, 자존심은 말할 것도 없고, 삶을 위협하는 부분이 될 수도 있다. 레드포인트와 등반 경기의 부담 또는 대담성을 요하는 전통식 루트에서 애쓰는 것이 굳을 대로 굳어진 성인들에게조차 기력을 소진케 하는 활동이 될 수 있는데; 하물며 정서적으로 미숙한 어린 사람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직접적인 증거는 구할 수 없으나 이 점이 의미하는 바는 자명하다. 뿐만 아니라, 어린 사람들은 항시 부모, 선생 친구, 관중, 경기 진행 요원, 그리고 때로는 심판들이 있는 가운데 등반한다. 이러한 사람들에 에워싸여 있는 것이 등반이라는 스포츠 그 자체보다도 어린 선수의 심리적 정서적 발전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고 스포츠 심리학자들이 알고 있다. 어린 사람의 어떤 스포츠에서의 발전은 그의 즐기는 수준과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인식이 전부임을 연구가 보여주고 있다. Scanlan과 Lewthwaite의 1988년 연구에 의하면, 격려하는 부모와 코치들이 그 스포츠를 하는 어린 사람을 긍정적으로 그러면서도 지나치게 눈에 뜨이지 않는 방식으로 상대할 때 어린 사람의 자신감과 즐거움을 촉진하게 되며, 이것이 간접적으로 그들의 기량 발휘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부정적이거나 지나치게 압박을 가하는 사람들은 역효과를 갖게 됨이 발견되었다.
등반 동기 유발 요인에 관해서는, 어린 사람들이 학교 스포츠를 (특히 팀 경기) 잘 하지 못하거나 재미를 별로 못 느끼는 경우 또는 반항적이거나 외향적인 성격이기 때문에 등반을 찾게 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일반적으로 어린 사람들이 스포츠를 하는 동기 상의 성향에 관하여 밝혀진 점도 주목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 1985년 Gould의 발견에 의하면, 남자와 여자가 똑 같이 성취 욕구에 의해 스포츠를 하기는 하나, 단, 여성의 경우에는 남성들 보다 재미와 우정 뿐 아니라 체중 조절도 그 이유 중의 하나에 포함된다고 한다. .
<부상에 관한 자료>
등반은 말할 것도 없고, ‘메인스트림‘ 스포츠에서의 어린이 부상의 발생과 원인에 관한 정보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그러나 참여하는 사람의 수가 점점 높아지고 그에 따라 경쟁 수준도 높아짐에 따라 청소년 부상자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연구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등반의 경우에도 역시 그러한지에 대해 필자도 궁금하게 생각한다. 1983년 Micheli의 연구에서, 청소년을 위한 스포츠를 주관하는 모든 관계자들이 그러한 부상 위험을 인식하고 예방 조치를 감안하는 것이 매우 급하게 필요하다고 지적된 바 있다. 이 글도 그러한 점에서 쓸모가 있기를 바란다.
<요약>
강도 높은 등반 트레이닝이 어리고 성장하는 클라이머에게 많은 생리적인 그리고 심리적인 위험에 노출되게 한다는 점은 상당히 명백하다. 이 모든 복잡한 이론을 배경으로 삼아 가장 어린 클라이머에서 십대 후반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하여, 좀 더 안전하고 좀 더 클라이머에게 적합한 트레이닝 방법을 개괄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아울러, 일종의 덤으로 영국의 정상급 클라이머들과 어린 클라이머들이 말해주는 훈련 요령까지 제시될 것이다. 다음에 게시될 글을 기대해주시기 바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