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 년 동안 여섯 분의 직업병 피해 노동자가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2022년 2월 18일에 돌아가신 삼성반도체 췌장암 피해노동자 고 이O민님(만57세)을 기억합니다. (추모성명 : https://cafe.daum.net/samsunglabor/MHzN/717)
2022년 10월 3일에 돌아가신 삼성 디스플레이 자궁경부암 피해노동자 고 천기숙 님(38세)을 기억합니다. (추모성명 https://cafe.daum.net/samsunglabor/MHzN/703)
2022년 11월 19일에 돌아가신 삼성 반도체 백혈병 피해노동자 고 신정범 님(만33세)을 기억합니다. (추모성명 https://cafe.daum.net/samsunglabor/MHzN/709)
2022년 12월 19일에 돌아가신 삼성전자 난소암 피해노동자 고 위인순 님(57세)을 기억합니다. (추모성명 https://cafe.daum.net/samsunglabor/MHzN/712)
2022년 12월 31일에 돌아가신 삼성LCD 유방암 피해노동자 고 박미영 님(만38세)을 기억합니다. (추모성명 https://cafe.daum.net/samsunglabor/MHzN/714)
2023년 1월 8일에 돌아가신 ASE 백혈병 피해노동자 고 이OO님(61세)을 기억합니다.
(추모성명 https://cafe.daum.net/samsunglabor/MHzN/715)
오늘은 황유미님의 16주기입니다. 유미씨는 우리가 기억하는 반도체 전자산업의 첫 직업병 피해자입니다. 그 이전의 죽음들은 기억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기억되지 못했기에 더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을 거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반올림에 제보된 희생자만 200분을 훌쩍 넘었습니다. 하지만 이 숫자는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정부의 연구에 따르면 반도체 회사 여섯 곳에서만 천 명이 넘는 노동자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전자산업 직업병 피해가 얼마나 큰지 잘 알지 못합니다.
반복된 죽음은 우리 사회에 전자산업 직업병을 알려주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잘 배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직업병을 인지하는 데에도, 인정하는 데에도, 예방하는 데에도 너무나 게으르고 몰인정합니다. 정부는 첨단산업의 중요성만 강조할 뿐, 일하는 노동자들의 건강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첨단기술 보호라는 장벽 앞에서 위험에 대한 알권리는 계속 훼손되고 있습니다. 첨단산업의 변화하는 위험을 파악하는 데에도, 산재노동자를 위한 제도개선에도 한없이 굼뜨기만 합니다. 그 피해는 오롯이 직업병 피해자들이 감당하고 있습니다.
죽지않고 병들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세상은 여전히 멀지만, 힘겹게 만든 변화가 다시 무너져내릴 때도 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연대해주시는 분들과 함께 직업병 피해자와 함께 노동자들과 함께 계속 나아가겠습니다.
2023년 3월 6일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