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갔습니다
장희한
님은 갔습니다 한마디 말없이 가고 없습니다 그 어려운 시절 쑥 뿌리 캐어 먹던 어린 손들은 어떡하라고요 소나무껍질 벗겨 먹던 굵은 손마디는 어떡하라고요 님아 그때 그 시절 정말로 정말로 이 땅에 독재 정치를 하셨는지요 멀쩡한 사람을 감옥에 가두고 사람을 죽였는지요 다시는 오천 년 역사를 지울 수 없어 핵을 만들려 한 것이 그리도 큰 죄가 되었는지요 더는 배고픔의 서러움을 겪지 않으려 우리는 손에 손잡고 일을 해 왔습니다 손톱깎이 하나라도 제대로 만들어 팔아보자고 아니 하다 하다 머리카락도 베어 팔았습니다 남의 나라에 팔려가 시체 같은 몸뚱이를 내 몸같이 씻고 간호했습니다. 지하 수백 미터 막장에서 석탄도 캐냈습니다. 자유와 평화를 위해 남의 나라에 가서 대리 전투도 하였습니다 중동 그 뜨거운 햇볕 아래 모래바람과 싸우며 벌어 온 돈으로 고속도로도 놓고 공장도 세웠습니다 그 때 우리의 gmp는 불과 몇 십 불 하던 것을 지금은 삼만 불시대로 올라섰습니다. 임 아 그것이 국민에게 큰 죄가 되었다면 천만번 죽어야지요. 하지만 지금은 멀쩡한 쌀도 콩도 먹던 음식도 쓰레기통에 버리고 있습니다. 이것이 누구를 위한 죄인지요 부모를 죽이고 가족을 죽이고 이웃을 죽이는 동물로 변한 지 오래입니다. 도덕과 효 질서도 없는 이 땅 어떡하면 좋은지요. 임 아 한마디 말이라도 해 주셔야지요. 나라는 쪼개 질 대로 쪼개져서 또 쪼개지려 하고 있습니다 왜 왜 왜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 나는 알 수 없습니다 자기만 잘살겠다는 욕심 민주라는 이름으로 그렇게 벌어 모은 돈을 가방에, 자루에, 주머니에 집어넣고 있습니다 그러고도 상대를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 진정 이 나라의 백성인지 모르겠습니다. 나누어 먹는 세상 좋지요 정말로 그런 세상이 있을까요? 나누어 준다는 이름으로 자기 먹을 것 다 챙기고야 국민을 돌아보는 나라 이것이 정녕 당신이 바라던 평화던가요 피와 땀을 짜내어 배고프다 돈과 양식을 주었더니 핵을 만들어 형제의 목숨을 위협하는 자들에게 있는 것 못다 주어 환장하는 당신은 누구입니까? 말해 보세요. 벌어 온 놈 따로 있고 써는 놈 따로 있고 대대손손 저만 잘 살겠다고 도둑질만 하는 놈들은 누구입니까? 그러면서 누구더러 독재라고 하고 있습니까 그러지 마세요 이웃에서 무어라 수군거리는 줄 아십니까 그만 욕심내려 놓으세요. 그래야 당신과 내가 낳은 후손이 잘살 것입니다 님 아 그만 주무시고 일어나 어린양들의 길을 가르쳐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