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보낸다는 것은 한 생애의 일부분을 마감한다는 말입니다. 2018년을 보내면서 어느 해 보다도 다사다난했던 1년이 주마등같이 지나가며 2019년을 맞는 각 세대들에게는 새로운 꿈과 이상을 꿈꾸고 있을 것입니다. 여기 그 계층별 환희와 고충을 짚어보면서 미래의 꿈이 꼭 이루어지시기를 바래봅니다.
고등학생에게는 지식의 전당으로 가서 더 높은 학문의 기초를 공부하는 대학생이 된다는 의미이며 한편으로는 성년이 되어 투표권을 받고, 법과 질서의 제도권으로 한 발 진입하여 지식인과 지성인으로서의 언행에 책임을 부여받는 독립된 개체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참으로 중차대한 인생의 전환기입니다.
대학생들에게는 졸업과 동시에 대학교에서 배운 이론과 실기를 사회라는 거대한 미지의 세계에 접목시키는 실전의 시대에 들어서는 것입니다. 실무와 이론의 상호경쟁을 통하여 자신의 입지를 구축하고 사회의 질서를 일찍 통독한 사람들은 남보다 한 발 앞서 지도계층의 일원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선두주자가 됩니다. 하지만 대학에서 배운 공정𐤟정의𐤟평등이라는 제일의 가치가 사회와 부딪치는 초창기부터 낯도 선 캠코더𐤟고용세습𐤟인맥 같은 부정적 현실에 맞닥뜨리면 실망𐤟저주𐤟증오 같은 갈등이 심화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갈등 때문에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20대에서 가장 낮다는 통계가 그러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30~40대의 중년들에게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계각층에서 선두그룹과 후미그룹으로 자연적으로 분리가 됩니다. 결혼을 통하여 한 가정의 지애비𐤟지에미가 되어 사회구성의 최소단위인 가정을 꾸리게 됩니다. 이때부터 의식주를 해결할 돈의 위력을 알게 되고 자식들의 교육비와 결혼비용을 마련하려 열정적으로 활동하며 자신의 인생관과 철학을 일부 포기하게 됩니다. 죽기 살기로 돈을 벌고 충혈 된 눈으로 입신양명을 위해 밤낮으로 노력합니다. 인생에서 가장 피곤한 생의 주기이자 경쟁에서 살기 위하여 타협과 승복의 양면성을 배우는 기회주의자가 되기도 합니다. 일자리와 수입이 줄어든 최악의 가장이 되었습니다.
50~60대는 자식들의 결혼비용과 자신들의 노후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잘룩한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며 경제력을 키우려고 아등바등합니다. 연금도 부어야 하고 부모님께 용돈도 들여야 하며 자식들 결혼 비용도 비축해야 합니다. 개인의 취미와 이상을 포기하고 캉가루족이 된 자식들에게 용돈과 생활비도 대어 주어야 하는 비참함도 맛보아야 합니다. 가장 알차게 여생을 설계해야 할 시기에 당장 닥쳐오는 궁핍에 저항하며 스스로를 사육하게 됩니다.
70~80대는 부부만 존재하는 핵가족이 되어 얼마 되지 않는 연금과 저축한 돈을 헐어 쓰며 기약 없는 보헤미안 삶을 시작합니다. 손주 크는 재미도 지나갔고 해외여행도 심드렁해집니다. 갖가지 병으로 매주 병원을 섭렵하기에 두 다리가 뻐근하고 통장의 잔고는 공포처럼 줄어듭니다. 각자 살기 바쁜 자식들에게 손도 벌릴 수 없습니다. 자식들은 아버지 통장 잔고가 궁금해지고, 고향에 남아있는 땅은 몇 평이며 살고 있는 아파트값이 얼마나 가는 지 수시로 컴퓨터를 통해 시세를 확인합니다. 참으로 고약한 자식들이 많습니다. 모두가 이런 것은 아니지만 지상에 수시로 장식하는 기사를 읽을 때마다 노후생활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늙어서는 부부가 건강하게 해로하는 것이 최고의 행복입니다. 해로하면 5년은 더 산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내외 중 누군가 먼저 가는 것은 필연적 신의 섭리지만 그래도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나는 것이 좋습니다. 아내가 먼저 떠나면 식사, 빨래도 걱정이지만 제일 24시간 혼자서 겪어야 하는 외로움입니다. 말할 상대가 없으면 텔레비전도 재미가 없습니다. 옛날 할아버지 할머니가 쓰시던 사랑방에서 두 분이 조곤조곤 나누시던 대화가 그리 정다워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일반 동물과 달리 사회적 동물이라고 정의 했습니다. 나는 가끔 내가 먼저가면 주변머리 없는 아내가 어찌 혼자 살아갈지 측은해 보이기도 합니다.
80대가 넘으면 제일 걱정되는 것이 가난과 알츠하이머성 치매입니다. 병에 걸려 한 15~6년 생존하는 동안은 얼굴도 못 알아보고 과거는 전혀 잊고 살며, 먹여주고 기저귀를 갈아줘야 합니다. 호흡하고 먹고 싸는 애기와 다를 게 하나도 없습니다. 치매환자가 70~100만 명이라고 하니 우리 내외라고 그 치매를 비껴가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여기에 가난까지 겹치면 삶은 공포수준입니다.
각 세대가 맞는 새해에의 기대는 그 강도가 사뭇 다릅니다. 대학생이 되는 신입생들, 신입사원이 되는 대학졸업생들,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중년들, 정년을 앞둔 말년의 직장인들, 병과 죽음을 앞둔 노년들, 세월은 또 한 해를 마감하고 신년을 맞습니다.
마지막 남은 12월 1주일을 앞두고 새해에는 경제사정이 좋아져 5,000만 국민들 얼굴에 웃음꽃이 만발하기를 기원해 봅니다. 통일도 좋고 평화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이 잘 먹고 잘 사는 것입니다. 과감한 개혁과 변화, 그리고 잘못된 경제정책의 수정, 각종 규제완화 등으로 기업이 살아나야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사는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2018. 12. 22)
첫댓글 정원 시인님 건강이 좋은 신 것 같아
넘 기뻐용 ㅎ
항상 좋은 에세이 감사합니다
언제나 건필하시어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1.01.14 1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