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詩 감상)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1) 詩人 소개
황지우(黃芝雨)
1952년 1월 25일 전남 해남 출생.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연혁(沿革)"의 입선과
<문학과 지성>에 "대답 없는 날들을 위하여" 등을 발표하면서 등단.
1983년 첫 시집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문학과지성사)를 간행
1983년 제3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
제2 시집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민음사, 1984),
제3 시집 <나는 너다> (풀빛, 1987),
제4 시집 <게눈 속의 연꽃> (문학과지성사, 1990)
제5 시집 <저물면서 빛나는 바다> (조각 시집-학고재, 1995)
제6 시집 <어느 날 나는 흐린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 (문학과지성사, 1998)
1997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 재직.
2006년 3월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2006년 옥관문화훈장
황지우의 작품들은 대체로 회화적이면서도 감각적 이미지들이
현실의 상황을 아파하는 시인의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2) 시 全文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서성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설레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 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서성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3) 이해와 감상
이 시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심정을 표현한 작품으로 단일 연으로 구성된
자유시로 분류된다. 한 번 읽어보면 알겠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한 번쯤은 인용하였을 것이다.
이 시의 화자가 기다리는 것은 '오지 않는 너'이지만, 화자는 오히려 '너'에 대한
기다림을 설레는 기대감과 행복하고 충만한 심정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작품은
이렇게 만남의 시간이 될 미래와, 기다림의 시간인 현재에 대하여 다 같이 축복을
내리고 있다. 아니, 어쩌면 정작 '너'를 만나게 될 미래보다도 그 미래를 기다리는
현재를 더 축복하고 있다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현재라는 시간은 화자에게 있어서
'너'가 멀고 먼 곳에서 자신에게로 다가오고 있는 시간이며, 또한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라는 마지막 행에 나타나듯이, 이런 생각을 하며
기다리고 있는 화자가 '너'와 더 가까워지는 축복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4) 기다림에 대한 황지우 詩人의 말
기다림이 없는 사랑이 있으랴. 희망이 있는 한, 희망을 있게 한 절망이 있는 한,
내 가파른 삶이 무엇인가를 기다리게 한다. 민주, 자유, 평화, 숨결, 더운 사랑.
이 늙은 낱말들 앞에 기다리기만 하는 삶은 초조하다. 기다림은 삶을 녹슬게 한다.
두부 장수의 핑경 소리가 요즘은 없어졌다. 타이탄 트럭에 채소를 싣고 온 사람이
핸드 마이크로 아침부터 떠들어대는 소리를 나는 듣는다.
어디선가 병원에서 또 아이가 하나 태어난 모양이다.
젖소가 제 젖꼭지로 그 아이를 키우리라.
너도 이 녹 같은 기다림을 네 삶에 물들게 하리라.
[Note: 2005년 10월에 게재한 것을 2011년 6월에 다시 정리 보완]
(자료 정리 및 해설: 在美 詩人, 文學評論家 ~ 박만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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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 기다리는 일은 성스럽다 생각 햇어요
아무것이나 기다리는 법은 없죠
소망하므로 그 부활을 기다리는 것인데
기다림은 다 무겁고 귀중한것
긴 시간 멀다 안코 늘 구현을 기다리는 사람
성직자 신의 부활을 간구하듯 하네
항상 커다란 이 기다림 그 속에서
..-우린 하루를 살아간다- ..
늘 감사해요 .. 고맙습니다.
https://youtu.be/YOwALV882lw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 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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