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 돌아갈 수 없는 시간 ~ 박만엽
마땅한 상자를 찾기 위해
해가 질 무렵 둘러 본
문짝도 없는 재활용 창고
바퀴만 보이는 손수레에
폐지가 실려 걸어 나온다
다양한 인간의 모습처럼
수북이 쌓여 있는 상자들
이렇게 버려지기 전에는
원하는 것이 모두 담긴
마법의 도깨비 상자였으리라
나는 열지 말아야 할 상자를
열어버린 뼈아픈 추억이 있다
별과 달이 서로 빛을 주고받으면
어머니 또래의 폐지 줍는 할머니가
빈 수레를 끌고 또 올 것만 같다
나는 집어 든 상자를 제자리에 놓고
관(棺)이 되어 버린 상자 안으로 들어가
하루하루 폐지를 팔아 생계를 연명하는
할머니의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이 되어본다
꺼진 가로등에 어머니가 달이 되어 걸려있다.
(JAN/21/2017)
첫댓글 신작이네욤^^
시인님
상자를 구하러 갔다가
아마도 폐지 줍는 할머니를 보고
차마 그 상자를 가지고 나올 수가 없었던 같아욤^^
수레에 상자가 수북이 쌓여아 겨우 국밥 한 그릇,,,,,
시인님의 따뜻한 맘이 전해집니다
건필하세욤
향기롭고 살가운 차 잘 마시고 갑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나는 집어 든 상자를 제자리에 놓고
관(棺)이 되어 버린 상자 안으로 들어가
하루하루 폐지를 팔아 생계를 연명하는
할머니의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이 되어본다
꺼진 가로등에 어머니가
시인님의 어머님에 대한 추억이
깊게 묻어난 신작시
잘 지내시구 언제나 건필하시어요^,^
언제나 저희 카페를 지켜주시니
그 고마움은 끝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