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불법체류자 ~ 박만엽
뉴저지에서 K를 만난 것은 Y를 통해서였지
그는 체류 기간을 넘기고 불법으로 미국에
거주하는 수많은 사람 중의 한 사람이었어
하지만 난 K처럼 명랑한 사람은 보질 못했어
건장한 신체조건
양쪽으로 푹 파인 보조개
유머가 넘치는 능숙한 말솜씨
못하는 운동이 없는 스포츠광이기도 했지
무릇 불법체류자들이란 911테러 이후에는
이민국 직원보다 경찰을 보면 더 떨게 마련이지
그런데 K는 경찰차를 박아도 무서워하지 않았지
서류심사가 까다롭지 않은 곳에서 돈을 주고
만든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야
그에게는 돈이 큰 힘이었지
그래서 개처럼 돈을 벌었던 거야
정승처럼 쓰지 못할지언정
돈이 추방을 막아주는데
막대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지
또한 자기에게 득이 된다고 생각하면
간이라도 빼줄 듯 잘하지
현재 K의 신분으로 볼 때 당연한 처세술이었지
그러나 K는 자신 外에는 그 누구도 믿지 않았어
그는 진실로 자기를 도와줄 사람인지 아닌지
가려내는 자기만의 비결이 있다고 했지
뭐냐고 내가 넌지시 물어보았지
그 대답은 意外로 간단하더군
"형님! 돈 좀 빌려줄래요?“
첫댓글 어떤 불법체류자 (시:박만엽/낭송:이의선/영상:GLH)
https://youtu.be/_woGuDLp8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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