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바람난 년들-권나현
보소! 자네도 들었는가? 기어이 아랫마을 매화년이 바람났다네
고추당초보다 매운 겨우살이를 잘 견딘다 싶더만 남녘에서 온 수상한 바람넘이 귓가에 속삭당께 안 넘어갈 재주가 있당가?
아이고~ 말도 마소! 어디 매화년 뿐이겄소 봄에 피는 꽃년들은 모조리 궁딩이를 들썩이는디
아랫마을은 난리가 났당께요 키만 삐쩍 큰 목련부터 대그빡 피도 안 마른 제비꽃 년들까정 난리가 아닌갑소
워매 워매~ 쩌그 진달래 년 주딩이 좀 보소 뻘겋게 루즈까정 칠했네 워째야 쓰까이~
참말로 수상한 시절이여 여그 저그 온 천지가 난리도 아니구먼
그려~ 워쩔 수 없제 잡는다고 되겄어 말린다고 되겄어 암만 고것이 자연의 순리라고 안 혀라
보소 시방 이라고 있을 때가 아니랑께 바람난 꽃년들 밴질밴질 한 낯짝이라도 귀경할라믄
우리도 싸게 나가 보드라고 |
첫댓글 너무. 잼나게 쓰신 글이라~
사투리까지 감기는 지~~
잘 읽고 갑니다.ㅎ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