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냄새 ~ 박만엽
나는 엄마와 떨어져 살고 있다
중학교 일 학년 때부터 그랬다
가끔 보고 싶어도
혼자 갈 수가 없었기에
셋째 누나와 가곤 했다
엄마는 연두색 집에서
홀로 누워서 지낸다
그 주변엔 엄마 혼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모두 지붕이 반달처럼 생긴
파릇파릇한 연두색 집에 누워 산다
엄마의 집은
두서너 평 남짓한 크기에
좌우로 꽃을 꽂는
돌로 만들어진 항아리와
가운데 음식을 놓는 돌상이 있다
셋째 누나는 붉은 장미 다발을
왼쪽 항아리에 꽂고
나는 노란 개나리 모양의 다발을
오른쪽 항아리에 꽂는다
벌과 나비가 날아든다
셋째 누나는 신기한 듯
나를 쳐다보며 빙그레 웃는다
그 꽃들은 공원묘원 앞에서 산
플라스틱으로 만든 꽃이기 때문이다
벌이 날아든다
나비가 날아든다
엄마 몸에 밴 외롭고 서러운 풀냄새
살가운 향기가 되어
벌과 나비를 유혹하며 우릴 반긴다.
새엄마 ~ 박만엽
면목동
가겟집 할머니
그 주변에서
담배를
가장 많이
파는 할머니
모처럼 미국에서 온
아들에게
세월의 무게에 눌려
꾸벅꾸벅 졸다가
파는 물건보다
잃어버린 물건이 많다고
야단맞는 할머니
그 서러움
밤새 잊은 듯
이른 아침 깨어나
기른 아들 위해 지은
하얀 쌀밥 위에
섞은 콩만큼이나
사랑이 담겨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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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에 - 두 엄마/엄마 냄새(낭송:서초연)/새 엄마(낭송:박태서)
https://youtu.be/kld-NHSB-1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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