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2일 금요일 걷기 27일째
새벽 부터 세찬 바람과 함께 비가 내린다. 출발 시간이 되었는데도 멈출 기색이 없다. 바람은 앞에서 불어 걷기에 불편하다. 안개 까지 자욱하여 시야가 좁다.
이곳 부터 갈리시아 지방이 시작된다. 순례길 안내 표시도 바뀌고 남은 거리 표식도 자주 있다. 또 여기에는 9세기경 만들어진 산타 마리아 성당이 있어 순걷사들이 미사를 드리기도 한다.
가는 길은 두갈래로 나뉘는데 아래 길이 100m 짧다. 우리는 왼쪽 길을 택했다. 숲속 오르막길이다. 잠시 후 우측 내리막 길을 돌아가면 마을이 나오고 도로를 건너면 다시 오르막이 시작된다.
고개에 올라서면 순례자 기념비가 있다. 여기 부터 마을 까지는 평지 길이다. 다시 마을이 나오면 약간내려가다가 다시 경사가 심한 오르막이 기다린다. 굽이굽이 오르다 보면 고개 끝에 바가 있다. 포요고개 바에서 따뜻한 커피로 속을 덥히고 다시 우중 걷기를 계속한다.
빗물 머금은 야생화가 반기지만 비바람 때문에 즐길 여유가 부족하다. 걷다 보면 다시 두갈래 길이 나오는데 151키로 거리는 같다. 우리는 좌측길을 택해 걸었는데 날씨가 좋았으면 우측으로 갔었지 싶다.
여기서는 먹지 않는지 길 옆 숲에는 고사리가 지천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이미 다 꺽어갔을텐데 넘 자라서 쇠는 중이다.
잠시 비가 소강상태를 보여 주변 경관을 살펴 볼 여유를 갖는다. 푸르름이 애워싸고 있어 싱그러움이 넘친다. 비포장 시골 길을 걸으며 목가적 기분을 내다보면 다시 내리막길....비는 오락가락!
내리막 길을 오다 도로를 건너면 아름드리 나무에 둘러쌓인 아름다운 마을이 나오는데 넘 조용하다. 여기서 다시 2키로를 더 가야 오늘의 목적지 트라야카스텔라다.
숙소는 초입에 있는데 푸른 풀밭이 아주 넓다. 공립 알배르게로 13시 부터 입실이며 1인 8유로. 와이파이가 안되고 취사시설이 없다. 아쉬움이 많다.마트도 4시가 되어야 문을 연다. 다시 만난 단체팀은 사설 알베르게에 묵는다고 한다.
비는 계속 내리고 와이파이도 안되어 숙소에서 할 일이 없다. 마트 열 시간이 되어 장보기에 나서는데 비가 계속 내린다. 내일은 괜찮은 도시기에 걱정은 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