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7일 일요일 걷기 22일차
어제의 다소 무리한 진행으로 힘이 들었지만 어차피 갈 길 왔고 오늘 걸을 거리가 그만큼 줄었다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하고 여유롭기 까지 하여 다른 때 보다 1시간 30분 늦게 출발했다.
비가 온 탓인지 생기가 있고 상큼하다. 바람도 살살 불어 걷기 그만이다. 여기서도 마을을 벗어나면 길이 두 갈래로 갈린다. 오늘은 북쪽 길을 택했다. 대다수가 이 길을 간다.
조금 가니 오스피탈 데 오르비고 마을이다. 밀 등 경작지를 지나 다음 도착 마을인 배가 까지는 쉴 곳이 없다 했는데 딱 쉬었으면 하는 지점에 간이 바가 있다. 각종 과일과 빵, 음료가 있는데 모두 셀프이고 가격도 알아서 낸다.
주인이 참 재미있다. 정말 즐거운 표정으로 일을 하는데 보는 사람도 즐겁다. 많은 사람이 같이 사진을 찍는다. 우리도 과일과 커피를 마시고 사진을 찍었는데 한국 사람인걸 알고 우리 말로 인사를 한다.
유쾌한 곳을 떠나 솔밭을 벗어나면 십자가가 나오고 좌측으로 다시 조금 더 오면 마을이 보이는 곳에 십자가가 또 있다. 이곳이 남측 길과 합해지는 듯. 멀리 배가 마을과 그 뒤에 오늘의 목적지 아스트로가가 보인다.
아카시아 향 따라 배가에 들어와 순례자 상 앞에서 같이 물을 마시고 배가 마을을 지난다.(잠시 히말라야 고행길 배가님 생각 ㅋ)
투에르토 강의 몰데라 다리를 건너 우측으로 진입. 이리 저리 순례길 표시를 따라 발길을 옮기다가 철길을 건너 교차로를 지나 경사로를 오르면 무거운 가방을 짊어진 순례자 상이 있고 바로 숙소다. 1인 1박 7유로.
숙소가 상당히 깨끗하고 배정된 방의 뷰가 그만이다. 조리 시설도 잘 되어 있는데 아쉬운 점은 일요일이라 바외에는 거의 모든 상가가 문을 닫아 재료를 구할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저녁은 매식. 덕분에 새로운 요리를 맛 보았으니 이거도 행운이자 복이다.
식사 중 다른 한국 분들도 가게가 문을 닫았다며 우리 있는 곳으로 들어와 식사를 주문한다. 식사 후 거리를 헤매이다 운좋게 우유와 바게트 구입. 내일 아침 점심 해결.
아스트로가는 순례길에 있어서의 마지막 도시로 로마인에 의해 건설된 상당히 역사가 있는 도시라고 한다.
여기에는 15세기에 증축을 시작해 300년 동안이나 지어 온 대성당과 가우디의 초창기 건축물인 주교관이 유명하며 중심부 마요르 광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휴일을 즐기고 있다.
평화스러움이 절 로 묻어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