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7일 수요일 걷기 32일차
숙소를 나오면 바로 마을을 벗어나 숲길로 들어선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 원시림 같은 분위기를 보여 나름 괜찮은 풍경이다. 바람도 없어 걷기에 좋다.
2시간여 걷다가 쉴 겸 바에 들려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와이파이 삼매경. 여주인이 감사합니다 한국말로 인사를 한다. 휴식 후 나오려던 차 여러번 마주친 걷사 한 분과 만나 반갑게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기념 촬영 한 컷. 끝이 보이기 시작하니 이렇게 인연을 정리하나 보다.
다시 길을 나선다. 마을 빠져 나오는 골목길이 요리조리 재미난다. 순걷사님들도 많아지고. 아마 아르수아 전 마을에서 묵은 분들이 따라 온 듯 하다. 다와간다는 안도감에 숙소에서 우리가 가장 늦게 출발했으니....ㅋ
길 옆 연못에서 개구리들이 합창을 한다. 어제는 뻐꾹이, 오늘은 개구리 울음 소리에 고향을 떠올린다. 한국 떠나온지 37일째이니 생각이 날만한가?
살세다 부터는 N-547 도로와 만나 도로 옆을 걷는다. 잠시 숲으로 가기도 하지만 굴다리를 지나고 도로와 같이 하다 보면 목적지 피노에 도착한다.
공립 알배르게가 초입에 있다. 레온 부터는 숙소 걱정이 없어졌다. 가서 보면 여유가 있고 사설도 많이 보인다. 쉬다가 마트 장보기에 나섰는데 아뿔싸! 오늘이 갈리시아 문화의 날이라서 바 외에는 모두 휴무라고. 이런 경우도....
길리시아 지역으로 오면서 보니 성당의 크기가 작아지고 성당에 공동묘지가 있다. 목축 농가가 많고 집집마다 입구에 집 모양 건축?물이 있는데 용도는 모르겠다. 종교적인 뜻이 있는거도 같고?
그리고 이 나라 전반적으로 곳곳에 도시, 시골을 떠나 빈집이 많다는게 꼭 우리네 시골을 연상시켜 마음이 짠하다. 전에 쿠바에 갔을 때 느낀 감정도 이 같았다.
마트 문 닫은 덕분에 저녁을 풍성하게 먹었다. 이제 마지막 하루를 잘 마무리 하기 위해 일찍 쉬어야겠다. 와이파이가 잘 안되어 계속 시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