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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6: 카트고담 - 델리
Kathgodam (553m) - Delhi (237m)
모든 일정을 마치다
오늘은 이곳 카트고담에서 델리까지 간다. 난다데비 트레킹의 모든 일정을 마치는 날이다. 어제와 달리 기차를 타고 간다고 하니 한결 편할 것이다.
좌석표를 받았다. 1등석인 에어컨 좌석(CC) 칸이다. 요금은 425루피(7000원)고 일반석인 2S는 120루피(2000원)다. 오전 8시 40분 카트고담역을 출발하여 오후 3시 25 올드 델리역에 도착했다. 278km를 6시간 45분 소요되니 시속 40km 정도다.
그래도 차량 보다는 빠른편이고 무엇보다 흔들림이 덜해 피곤하지 않다. 지난 번 델리에서 카트고담까지는 승합차로 거의 10시간 가까이 걸렸다. 물론 중간에 식사시간이 있었고 야간운행이긴 했다.
인도 철도는 역에서 직접 구입하는 일반석 표(GN)는 가격이 조금 싸다. 또 타트칼(Tatkal)이라는 독특한 표구입 제도가 있다. 타트칼은 힌디로 '비상사태'라는 뜻인데 급하게 승차권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일정량의 표를 남겨두었다가 출발 하루 전부터 조금 비싼 가격으로 파는 표다.
미국, 중국, 인도처럼 땅이 넓은 나라를 여행할 때는 열차를 이용하는 것이 제일 편하다. 델리역에 내리니 1997년 1월 인도성지순례 때 델리에서 러크나우(Lucknow)까지 열차를 탄 기억이 떠올랐다. 나의 첫 인도여행이었다.
5시 20분 호텔을 출발하여 델리역에 도착하니 6시 20분. 아직 어둠이 짙게 깔려 있다. 델리는 거저 하루 경유하고 만 셈이다. 역 가까이 가니 정말 인도에 온 분위기가 났다. 담요를 두른 시커먼 사람들이 우글거렸다. 땅에서 잠을 자고 있는 사람, 앉아 있는 사람, 서 있는 사람 등 스모그 속에 어렴풋이 보이는 모습이 마치 꿈속 같았다.
6시 20분 러크나우(Lucknow)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델리에서 569km 남동쪽에 있는 도시다. 일행이 두 팀으로 나뉘어 두 칸에 타게 되는 바람에 한동안 우왕좌왕했다. 우리가 탄 칸은 1등석이어서 같이 탄 인도 사람들의 모습은 역전의 군상들과는 천지차이였다.
법정스님의 책에 쓰여진 대로 열차는 기적도 없이, 안내방송도 없이 슬금슬금 떠났다. 바깥은 아직 어두웠다. 호텔에서 싸준 도시락을 펴니 팍팍한 샌드위치 한 조각과 둥근 빵 하나 사과 밀감 한 알씩, 그리고 바나나 두개가 전부였다. 열차에서 아침식사가 제공되었지만 모두 큰일이나 날듯 손을 내저었다.
실제로 열차 칸 끝에 마련된 비좁은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니 오만 정이 떨어졌다. 음식을 담아 줄 네모난 플라스틱 접시를 닦는 행주가 걸레보다 더 시커멓다. 일체가 마음의 작용이라고 하는데 아직 나는 멀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공연히 오기를 부리다가는 병으로 고생할 것이 뻔하다. 이미 더럽다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이다.
인도의 열차는 특실이나 침대 칸의 유리는 2중으로 되어있고 바깥쪽의 유리는 노란 색유리로 되어있어 밖에서는 안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안에서도 밖은 흐릿해서 바깥 풍경이 잘 보이지 않아 답답했다.
12시 30분 러크나우 역에 도착했다. 델리 주변을 감싸고 있는 우타르 프라데쉬(약자로 UP) 주의 주도. 인구 160만. 569km를 6시간만에 왔으니 거의 시속 100km로 달린 셈이다. 이 정도면 한국의 새마을호 못지 않지만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의 빠른 이동이었다. (97.1)
시끄럽고 복잡한 델리 시내를 통과하여 뉴델리 공항 부근 호텔에 4시 50분에 도착했다. 그리고 호텔에서 난다데비 트레킹을 마친 네 분과 작별했다. 나머지 9인은 내일 바로 이어 산닥푸 트레킹을 간다. 나렌드라가 네 분을 공항까지 배웅하고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내일 아침 우리를 공항으로 바래다 준다고 한다.
내일 바로 산닥푸 트레킹을 시작한다. 트레킹 기점인 다르질링을 가기 위해 다르질링과 가장 가까운 공항인 바그도그라(Bagdogra)로 가는 비행기를 탄다.
저녁을 먹으려고 근처 맛집을 찿아 어두컴컴한 밤길을 헤메었으나 실패하고 결국 호텔 옆 바(호텔 로비에서도 연결되어 있는)에서 간단한 음식과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16일간의 트레킹 일정을 모두 마쳤다. 우리 10명이 가니 자리가 없어 부랴부랴 탁자를 붙이고 의자를 모았다. 이날 이 바는 뜻밖의 단체손님으로 매상을 많이 올렸다고.
호텔방에서 내려다 본 풍경. 히말라야 관문 도시라 바로 산이 보인다.
호텔 입구
지난 번 새벽에 보았을 때와는 완전 다른 분위기의 도로.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 있다.
트레킹 첫날 새벽 호텔 앞 거리 풍경 (선암님 사진)
짐을 챙겨 로비로 내려와 식당 오픈을 기다리는 중
아침식사. 요즘 갤럭시(안드로이드) 휴대폰 카메라는 워터마크 기능이 있어 편리하다. 아이폰에는 아직 없어 따로 어플을 구입해야 한다고. (선암님 사진)
카트고담 역 도착
짐을 내리고
역 주변 풍경. 산골이라 시내 역과는 달리 고즈녁하다.
역에 항상 대기하고 있는 짐꾼들이 카고백을 나른다.
인도의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8월 23일 세계 최초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했다. 그 일을 자축하여 역 안에 판넬이 세워져 있다.
열차를 타러 가는 길
육교를 통해 건너편 플랫폼으로 넘어간다.
이 열차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이 열차는 고급 침대열차다. 한 열차에 세 등급의 좌석이 있다. 우리는 이 열차가 아니라 오른쪽 허름한 완행 좌석열차를 타고 간다. 이 열차에는 1등석인 CC칸과 일반석인 2S칸이 있다.
카트고담 출발 델리 도착 1503 열차
좌석표를 받았다. 1등석인 에어컨 좌석(CC) 칸이다.
맞은편에 앉은 부뜰님. 부뜰님 옆에는 나중에 인도 현지인 아저씨가 탔다(아래 사진 왼쪽 아저씨).
낡은 시설이지만 그래도 에어컨이 나와 시원하고 좌석마다 전기충전 시설이 있다. 그 아래는 거치용 파우치(파란 원). 승무원 아저씨가 패드로 좌석을 확인 중.
이 열차 2S칸. 에어컨이 없고 좌석이 붙어 있는 벤치형이다. 가격이 싸서 인도 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좌석이다. (클로버님 사진)
예전 우리나라 열차처럼 상인들이 다니면서 음료와 과자 음식을 판다. 커피와 짜이는 맛있어 여러 잔 사먹었다(각 20루피). 점심 대용으로 먹은 음식은 너무 짜서 다 먹지 못했다.
허공님은 어린 시절 낭만적인 열차여행을 추억하며 출입문을 떠날 줄 모른다. 지금 우리는 너무나도 바쁘게 사는 형편이라 이렇게 문 열고 한가롭게 다니는 '비둘기호'나 '통일호'는 사라진지 오래다.
오후 3시 25분 올드 델리역 도착. 인도답게 사람들이 빽빽하다.
짐군들이 카고백을 내려왔다. 허가받은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이일도 경쟁이 치열하다. 패키지를 이용하면 에이전시에서 알아서 다 처리해 주니 편리하다. 개별적으로 왔으면 흥정하는 일부터 피곤해진다.
짐을 따라 역사 밖을 향하여 출발
26년만에 온 올드 델리역. 나의 첫 인도여행의 기억이 아스라이 떠올랐다.
짐을 따라 이동 중
승합택시 스탠드 도착
출발 (거작가님 사진)
뉴델리 인드라 간디 공항 가까운 곳, 시끌벅적한 고가도로 옆에 있는 <호텔 클래식 디플로매트>. 관광호텔급으로 괜찮은 편이다.
체크인 하고
대원들이 모은 사탕, 간식 등 선물과 함께 나렌드라에게 팁을 주는 거작가님. 다른 스태프들은 문시야리 종파티 때 주었다. 나렌드라에게는 준비와 진행을 잘 해서 넉넉하게 주었다고 한다. 트레킹 주관자로서 거작가님은 신념이 확고하다. 서비스를 잘 하면 팁을 넉넉하게 주고 그렇지 않으면 얄짤없다.
난다데비 트레킹을 마치고 귀국하는 분들. 왼쪽부터 장미님, 해안님, 선암님, 클로버님. 장미님은 라다크 트레킹을 마치고 합류한 터다. 60대 중반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운행을 잘 하셨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Thanks a lot Mr. Narendra, Nandu, Mahendra, other Staffs, Horsemen, Drives and Horses~
May you all beings be happy!
▶인도 난다데비 이스트 BC 트레킹 문시야리 에이전시◀
India Nanda Devi East BC Trekking Munsiyari Agency
www.himalyantreks.com (CEO Narendra Kum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