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시야리에서 휴식 & 트레킹 준비
Munsiyari (2200m)
판차출리
문시야리의 날이 밝았다. 피곤한 몸을 일으켜 창문 커튼을 여니 날이 화창하다. 모두들 호텔 마당에 나와 히말라야의 풍광을 즐기고 있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비재이 마운틴뷰 호텔은 문시야리에서도 제일 높은 언덕에 있어 전망이 아주 좋다. 맞은편으로 6천 미터급 판차출리의 멋진 다섯 봉우리가 펼쳐져 있다. 판차는 판치라고도 하는데(정확한 발음은 '빤'), 5라는 뜻이다.
이번 난다데비 트레킹 참가자는 모두 13명이다. 60대가 6명으로 제일 많고, 그 다음 50대 5명, 40대 1명 그리고 20대 1명이다. 모두들 등반과 걷기에 일가견이 있는 분들이다. 나는 히말라야 트레킹을 몇 번 더 한 경험밖에 없고 최근 체력저하를 느끼고 있는 터라 그저 뒤쳐지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
60대가 되면 노화 속도가 빨라져 몸의 모든 기능이 빠른 속도로 저하된다. 그나마 최고 높은 곳인 난다데비 이스트 베이스캠프 고도가 3900m라는 사실에 어느정도 안심이 되었다. 랑탕 트레킹의 종착지 걍진곰파 고도다. 그 정도는 뭐 별로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나중에 그것은 틀린 생각으로 판명되었다
짐 정리
다른 분들은 모두 마을 탐방을 하러 나갔다. 나는 체력을 절약하기 위해 그냥 호텔방에서 쉬면서 짐을 정리했다. 난다데비 후 산닥푸까지 가는 여정이라 모두 당장 필요없는 짐은 따로 싸서 내일 출발 전 호텔에 맡기라는 거작가님의 통보에 따라 카고백에서 옷을 포함한 장비 몇 가지를 빼고 가지고 간 식품을 둘로 나누었다. 한 보따리는 산닥푸 트레킹용이다.
작년 파키스탄에서 워낙 음식 때문에 고생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신경을 좀 썼다. 행동식으로 필요한 에너지바와 사탕, 꼬마약과 외 가져간 식품은 누룽지, 미숫가루, 깡통김치, 건조김치, 양반김, 토하젖, 된장콩잎, 커피믹스, 호도(율무 아몬드)차, 드립커피 등이다. 위탁 수하물 무게가 20kg까지인 타이항공과 달리 에어인디아는 23kg이어서 여유가 있었다.
트레킹 중 몇 가지 음식은 나누어 먹었다. 다른 분들도 고추장, 깻잎, 장조림, 젖갈, 컵라면, 햇반 등을 준비해왔다. 그래서 가끔 음식 이벤트가 있을 때는 식사시간이 즐거웠다.
트레킹 허가
문시야리에서 하루 쉬는 이유가 있다. 물론 1박2일에 걸쳐 오느라 피곤하니 다음날 바로 가기는 무리가 있으니 당연히 하루 쉬어야 한다. 게다가 난다데비는 입산허가에 필요한 서류가 많아 시간이 많이 걸린다. 작년 팀의 후기에는 이렇게 쓰고 있다.
6월 4일 나는 가이드 나렌드라가 9명의 트레커 모두에 대한 허가 신청서를 작성하는 것을 도왔다. 가이드, 그의 도우미, 두 명의 마부도 허가가 필요했다. 정부가 발행한 내선 (Inner Line) 허가증 없이는 들어갈 수 없으므로 일요일에는 신청하지 마시길(사무실이 문을 닫는다). 아루나찰의 내선 허가증과 달리 이 허가증은 온라인으로 얻을 수 없다. 우리는 각자 여권 크기 사진 3장, 아다하르 카드, 예방접종증명서, 건강증명서를 제공해야 했다.
우리팀은 모두 26명(트레커 13, 스태프 5, 마부 8)이나 된다. 서류를 작성하는 가이드 나렌드라 머리에 쥐가 났을 것 같다.
준비물
우모복
나는 오래 전부터 얇은 봄가을용인 합성솜 침낭을 가지고 다닌다. 이 침낭은 설명서에 -5도까지 견딜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는 좀 춥지만 우모복 상하의를 입고 자면 춥지 않았다. 그렇게 작년 낭가 파르밧 트레킹 때 4000m 이상에 있는 여러 베이스캠프에서 잘 때도 춥지 않았다.
이번에는 작년에 가져갔던 두터운 우모복 상의는 가져오지 않았다. 난다데비 트레킹은 최고 고도가 4000m 이하인데 굳이 부피가 큰 두터운 우모복 상의을 가져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마음에 얇은 패딩자켓만 가지고 갔다. 추운 날 운행중에 입는 뽀글이 고아윈도스토퍼는 트레킹 때마다 항상 가지고 간다(2002년 구입했으니 무려 21년 되었다).
이 자켓은 바람불고 비오는 날에는 좋다. 그렇지만 보온 효과는 우모복에 비할바가 아니다. 히말라야는 3천 미터만 넘으면 언제든지 혹독한 상황으로 바뀔 수 있어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장비를 준비해야 한다.
난다데비 트레킹은 고도가 그리 높지 않다고 생각해 자켓만 가지고 갔는데 실수였다. 이 우모복도 가지고 갔어야 했다.
정수기
이번에 새로 구입한 브리타 즉석정수병은 아주 좋았다. 작년에 썼던 소이어(SAWYER) 정수기도 좋기는 한데 정수과정이 조금 번거로웠다. 배낭에 넣고 호스를 어깨 너머 노출시켜 걸어가면서도 물을 마실 수 있는 물주머니도 가지고 갔다. 괜찮기는 하지만 이 역시 다루기가 만만치 않았다.
즉석정수병은 언제 어디서든 물을 넣어 바로 마실 수 있으니 아주 편리하다. 필터 하나에 155리터 물을 거를 수 있다하니 하루 2리터 물을 마신다해도 두 달 반 이상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 후 필터만 갈아주면 된다.
작년 낭가 파르밧에 가지고 간 소이어 휴대용 미니 정수기와 2리터 물주머니. 조금 번거로웠다.
이번에 가지고 간 브리타 프리미엄 물병 텀블러 백패킹 휴대용 물통(768ml). 아주 편했다.
센스등
이런 센서등이 유용하다.
태양광 충전패널
전기 사정이 좋지 않은 오지 트레킹에는 보조배터리 외 태양광 충전패널이 있으면 좋다. 나는 보조배터리 3개(1만, 2만, 4천)와 아래 태양광 충전패널을 가지고 갔다. 난다데비와 산닥푸 모두 전기 사정이 좋지 않았다.
휴대폰 보다 조금 큰 이 태양광 충전패널은 휴대성이 좋아 괜찮다. 하지만 태양광 충전이 반드시 필요한 오지 트레킹이라면 좀 더 용량이 큰 것이 좋다.
이런 식으로 배낭에 매달고 다닌다. 서너 시간 충전하면 휴대폰 한 번 완충 가능.
선암님과 몇몇 분이 가지고 온 좀 큰 용량의 이런 크기의 패널이 좋다.
문시야리. 우리 호텔은 마을 뒤 높은 곳에 있고 펀차출리가 있는 북동쪽을 향하고 있어 전망이 좋다.
아침에 방 창문 커튼을 여니 건너편으로 판차출리가 보였다.
우리가 묵은 문시야리 비재이 마운틴 뷰 호텔
구글 스트리트뷰에서 본 비재이 마운틴뷰 호텔. 판차출리 방향 전망이 좋다.
문시야리의 일출. 위 사진 파라솔이 있는 곳이다.
판차출리 다섯 봉우리
판차출리는 호텔 2층과 3층 발코니에서 보면 더욱 잘 보인다.
호텔 로비에서 일정을 논의하고 있는 거작가님과 가이드 나렌드라. 나머지 사람들은 머리 쓸 일 없이 그냥 따라 다니면서 운행에만 집중하면 되니 정말 편하다. 나도 이전에 몇 번 인솔한 경험이 있는데 그때마다 엄청 신경쓰였다. 그래서 지금 참가자들이 내는 수고비 10만 원은 조금 적다는 생각이 든다.
문시야리 마실 풍경(선암님 블로그)
▶인도 난다데비 이스트 BC 트레킹 문시야리 에이전시◀
India Nanda Devi East BC Trekking Munsiyari Agency
www.himalyantreks.com (CEO Narendra Kumar)
첫댓글 자세한 준비물 설명 고맙습니다 트래킹을 준비할 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호텔도 좋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