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1: 델리 - 바그도그라 - 다르질링
Delhi (237m) - Bagdogra (136m) -Darjeeling (2045m)
산닥푸 트레킹 (원본: 위키백과)
다르질링 산닥푸 주변 (원본: 위키백과)
산닥푸(Sandakphu) 트레킹
산닥푸 트레킹은 계획에 없었다. 원래 내가 참여한 일정은 2020년 봄 난다데비, 여름 낭가 파르밧이었다. 그러나 코로나로 모든 일정이 연기되었고 2022년 여름 낭가 파르밧을 무사히 다녀왔으나 난다데비가 있는 인도는 여전히 코로나가 가라앉지 않아 1년 더 연기되어 2023년 10월 비로소 일정이 잡혔다.
그런데 주최자인 거작가님이 난다데비 트레킹 이후 산닥푸 트레킹을 이어서 가는 일정을 추가했다. 선택사양이다. 기왕에 인도에 왔으니 항공료 절약 차원에서라도 기꺼이 가기로 했다. 인도 홍차의 대명사이며 세계 3대 차인 다르질링차로 유명한 다르질링으로 간다고 해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인도 여행자들에게는 다르질링은 라다크와 함께 '반드시 가보아야 하는' 여행지로 알려져 있다.
나는 금시초문인 트레킹 코스였다. 검색을 해 보니 혜초와 신발끈여행사에서 가끔 패키지로 가는 곳이다. 그러나 인도 트레킹은 워낙 라다크가 유명해서 대부분 라다크로 향하고, 좀 더 전문적인 트레커들은 강고뜨리와 가르왈 히말, 시킴 고찰라 트레킹을 간다. 산닥푸는 주로 인도 내국인들이 즐겨 찿는 곳이다.
산닥푸 트레킹은 다르질링에서 차량으로 시계방향으로 움직여(서쪽) 네팔의 동쪽 국경과 마주하는 마을인 마네반장 조금 지나 치뜨레까지 이동한 후 트레킹을 시작한다. 그곳에서 계속 네팔-인도 국경을 따라 북진하여 산닥푸를 지나 팔루트까지 간다.
그리고 팔루트에서 우회전하여 시킴 주 경계를 따라 내려와 시킴과 주 경계에 있는 고르케이에서 림빅으로 내려와 차량으로 마네반장을 거쳐 출발지인 다르질링으로 돌아오는 풀 서키트 트레킹이다.
산닥푸 트레킹의 특징은 산닥푸에서 북쪽 80km, 팔루트에서 북쪽 68km 떨어져 있는 캉첸중가 산군을 일망무제 파노라마를 감상 할 수 있다는 점이며 그 산군 전체의 모습이 마치 잠자는 부처님(Sleeping Buddha) 모습으로 유명하다.
다르질링에서 시작하면 6박 7일 일정이고 델리에서 시작하면 9박 10일, 한국에서 출발하면 하루 추가되므로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11일 일정이다. 등반 최고 고도가 3636m로 비교적 쉬운 트레킹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델리 - 바그도그라 2023. 10. 19 (목)
난다데비 이스트 베이스캠프 트레킹을 마치고 델리로 돌아온 바로 다음날 아침 델리 공항으로 갔다. 산닥푸 트레킹을 하기 위해서다. 델리 공항까지 난다데비 트레킹을 준비하고 가이드해 준 나렌드라가 공항까지 배웅을 해 주었다.
산닥푸 트레킹을 위해서 델리에서 2시간 국내선을 타고 동쪽으로 1492km 떨어져 있는 바그도그라로 간다. 그곳에서 북쪽으로 68km 올라가면 산닥푸 트레킹의 기점인 다르질링(2045m)이 나온다.
난다데비 트레킹 13인에서 어제 4인은 귀국했고 이제 남은 인원은 9인이어서 조금 덜 복잡해졌다. 공항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출발 대합실로 갔다. 땅이 넓은 인도에는 총 129개의 공항이 있는데 이 중 23개는 국제공항이며, 78개는 국내공항이다. 델리 공항에서 바그도그라까지 비행거리는 1148km이고 비행시간은 1시간 55분이다.
공항은 생각보다 작았다. 바그도그라(Bagdogra) 공항은 인도 서벵골 주의 실리구리 시에서 관할하는 공항으로 여행자들이 많아 매일 31편이 운항하고 있는 국제공항이다. 공항은 생각보다 작았다. 이곳에서 다르질링, 커성(Kurseong), 시킴의 강토크(Gangtok), 칼림퐁(Kalimpong), 미릭(Mirik) 및 북벵골 지역의 다른 지역으로 간다.
2002년에 방콕-수완나품 및 부탄의 파로에 대한 제한적으로 국제 운항을 시작하여 국제 공항 지위를 얻었다. 서벵골에서 두 번째로 붐비는 공항이며 항공 교통량은 2014-15년에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고 2019-20년에 전년 대비 11.2% 증가한 320만 명의 승객이 이용하여 인도에서 17번째로 바쁜 공항이라고 한다.
공항에는 두 명의 여행사 직원이 A4 용지에 <거칠부>라고 쓴 종이팻말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가이드인 상게(28세)와 보조 가이드인 꾸날(24세)이다. 라다크 전문 트레킹 에이전트인 <베스트 라다크>의 의뢰를 받은 여행사 소속이다. 베스트 라다크는 내가 2011년 잔스카르 트레킹 때 이용했던 에이전트다.
베스트 라다크는 세계 각국의 트레커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한국인 담당 매니저(안주용님)가 있어 의사소통이 편하다. 비용이 조금 높지만 여행에 대한 책임을 져 주니 보험료라 생각하면 된다. 2011년 잔스카르 트레킹 당시 초반부터 문제가 생겼다.
라마유르를 출발하여 이틀 트레킹 후 마부가 말 4마리에 싣기에 짐이 너무 많다고 운행을 거절한 것이다. 급히 가이드를 통해 연락하자 대행사인 아쇽 여행사 사장이 부랴부라 1박 2일에 걸쳐 먼 거리를 달려와 해결했다.
나중에 이 일로 알리 사장은 베스트 라다크로부터 엄중한 문책을 받았다. 베스트 라다크에서에서 처음부터 운행용으로 말 6마리를 준비하라고 했단다. 트레킹을 마친 후 모인 저녁식사 자리에서 알리 사장은 정색을 하고 힐책하는 주용님 앞에서 안절부절하며 변명하기 급급했다.
다르질링으로
인도 북동부에 위치한 바그도그라 고도는 136m, 북위 26도로 네팔 최남단, 캉첸중가 트레킹 네팔쪽 초입인 일람(Ilam)보다 고도가 낮아 기온이 아주 높다. 날씨앱을 살펴보니 일주일 내내 16도~31도 사이를 오르내리락 한다. 10월 하순이지만 뜨거운 바람이 후끈후끈하다.
카트에 짐을 싣고 승용차로 가는 도중 젊은 친구들이 카트를 인수받아 끌고 간다. 나는 그들이 여행사 직원인 줄 알았다. 세 대의 차에 나누어 타고 출발하려는데 그 친구들이 손을 모아 입에 대고 뭔가를 달라고 한다. 아마 음식 사먹을 팁을 달라는 듯하였다.
그제서야 이들은 여행사 직원이 아니라 공항에서 짐을 들어주고 팁을 받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네팔 트리부반 국제공항에 내리면 항상 만나는 친구들이다. 이럴 경우에 대비해 혼자 네팔에 갈 때는 이전 여행에서 남은 네팔돈을 미리 준비해둔다. 요즘은 한국돈도 받으니 네팔돈이 없으면 1000원짜리 몇 장 준비한다.
단체를 인솔하고 갈 때는 항상 나의 오랜 네팔 친구 삼툭 구릉 라마가 운영하는 에코 무스탕 여행사를 이용하는데 그때는 삼툭이 그들에게 수고비를 주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여행사에서 알아서 주겠거니 생각했는데 여기서는 그렇지 않았다. 어쩌면 원래 여행사에서 팁을 주지 않는데 나의 경우 삼툭이 알아서 준 모양일지도 모르겠다.
차가 떠날때까지 계속 팁을 달라고 하는데 애처롭지만 어쩔수 없다. 몇 년 전 라다크 트레킹 때 쓰고 남은 인도 돈도 가져왔으나 이럴 줄 모르고 지갑을 깊이 넣어둔 터라.
옆 자리의 부뜰님은 유럽 여행에서 여러 번 직접 차를 빌려 다닐만큼 자유여행 베테랑인데 히말라야 트레킹은 이번이 처음이라 무슨 일인가 하고 어리둥절하신다. 이번 여행을 위해 사모님이 1불짜리를 많이 준비해 주셨다고 하는데 호텔이 아닌 이런 곳에서도 쓰는 줄은 몰랐다고 미처 주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 하신다. .
다르질링 히말라야 철도(Darjeeling Himalayan Railway, DHR)
12시 20분 출발. 평지를 한시간 정도 가니 차밭이 펼쳐졌다. 그리고 얼마 후 다르질링으로 가는 구불구불한 산길로 접어든다. 해발 2045m의 다르질링까지 가는 구비구비 산길이지만 그래도 문시야리 가는 길에 비하면 양반이다.
다르질링에는 홍차 외에 또 하나의 명물이 있다. 흔히 장난감 기차(Toy Train)라고 부르는 다르질링 히말라야 철도는 인도 서벵골 주의 뉴 잘파이구리(New Jalpaiguri)와 다르질링 사이를 운행하는 철도로 철로 괘도 폭이 610mm에 불과한 협괘 철도다. 표준궤도가 1435mm이니 반도 안되는 폭이다.
다르질링 히말라야 철도는 1879년에서 건설을 시작하여 1881년에 완공되었다. 전체 길이는 약 88km. 뉴 잘파이구리의 해발 100m에서 다르질링의 2,045m까지 올라가며 6개의 지그재그와 3개의 루프(원래 5개)를 사용하여 고도를 높인다.
우리로 치면 기차가 제주도 해안가에서 출발하여 1950m 한라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셈이니 놀라운 상승이 아닐 수 없다.
6대의 디젤 기관차가 정기 운행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고, 다르질링에서 인도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인 굼(Ghum, 2225m)까지 매일 관광 열차가 운행되고 있으며, 다르질링에서 커성(Kurseong)까지 특별히 관광용 증기 기관차가 운행되고 있다. 증기 애호가를 위한 특별 열차는 영국에서 제작한 빈티지 B-Class 증기 기관차다. 철도 본부는 커성에 있다.
1999년 12월 5일 유네스코는 DHR을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했다. 나중에 두 개의 철도 노선이 더 추가되었으며 이 곳은 인도의 산악 철도 중 하나로 알려져 전 세계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찿아오고 있다.
이 철도의 완공으로 당시 다르질링 생산 차 운반은 물론 대중교통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 실리구리 (Siliguri)에서 다르질링까지 걸어서 4일이 걸렸는데 철도 개통 후 8시간으로 단축되었다. 현재 다르질링으로 연결되는 주요 도로 중 하나인 힐 카트 로드(Hill Cart Road)는 한참 후인 1890년 대에 완공되었다.
다르질링 차(Tea)
다르질링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차다. 세계 3대 차 생산지 중 하나인 다르질링 차의 역사는 19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가며, 이는 영국 식민지 시기에 시작되었다. 간략한 역사는 다음과 같다.
1835년 : 영국 동인도 회사는 다르질링 지역을 건강 요양지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군인들과 관리들이 휴식을 취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
1841년 : Dr. 아서 캠벨(Dr. Arthur Campbell)이 다르질링 지역의 고지대에서 차 재배를 시작했다. 그는 중국에서 가져온 차 나무를 심어 다르질링에서의 차 재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1850년대 : 영국 동인도 회사의 로버트 포춘(Robert Fortune)이 중국에서 가져온 차 나무와 재배 기술을 바탕으로 다르질링에서 상업적인 차 재배가 시작되었다. 이 시기부터 다르질링 지역에 차 농장이 설립되기 시작했다.
1866년 : 다르질링에는 약 39개의 차 농장이 있었으며, 이들은 약 71,000kg의 차를 생산했다.
19세기 말 : 다르질링 차는 그 독특한 맛과 향으로 인해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게 되었다. 차 생산량도 급격히 증가했으며, 유럽과 미국 등지로 수출되었다.
20세기 초 : 다르질링 차는 고품질의 차로 인정받으며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 이 시기에는 이미 수많은 차 농장이 운영되고 있었으며, 다르질링 차는 인도의 주요 수출품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1980년대 : 다르질링 차는 지리적 표시(Geographical Indication, GI) 보호를 받기 시작했다. 이는 다르질링 지역에서 생산된 차만이 '다르질링 차'로 불릴 수 있음을 보장하는 제도다.
현재 : 다르질링 차는 전 세계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차 중 하나로 여겨지며, 다양한 종류의 다르질링 차가 생산되고 있다. 첫 번째 수확(퍼스트 플러시), 두 번째 수확(세컨드 플러시), 가을 수확(오텀 플러시) 등으로 구분되는 다양한 다르질링 차는 각각 독특한 맛과 향을 자랑한다.
다르질링 차는 인도의 경제 및 문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다르질링 지역의 주요 산업 중 하나로 수많은 사람들이 차 재배 및 생산에 종사하고 있다. 또한, 다르질링 차는 인도의 문화유산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으며, 전 세계의 차 애호가들 사이에서 독특한 맛과 향, 그리고 깊은 역사로 인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참고] 세계 3대 차 생산지
세계적으로 유명한 3대 차 생산지로 꼽히는 지역은 인도의 다르질링, 중국의 푸얼, 그리고 스리랑카의 실론이다.
1. 인도 - 다르질링 (Darjeel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