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k2. 통루 - 뚬링 - 가리바스
Tonglu (3050m) - Tumling (2970m) - Garibas (2700m)
통루 전망대 일출
일찍 일어나 헤드렌턴을 챙겨 밖으로 나섰다. 3천 고지가 넘는 곳이라 손이 시릴 정도로 공기가 차갑다. 작은 연못을 지나 정상까지는 불과 10여 분이면 오를 수 있다. 타르초가 세찬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전망대에는 우리팀과 도 인도 여행자 등20여 명이 올라왔다.
오전 5시 동쪽에서 여명이 밝아오더니 곧 붉은 해가 떠오른다. 어둠에 묻혀 있던 북쪽 캉첸중가 산군이 서서히 모습은 드러낸다. 히말라야 트레킹을 오는 이유는 설산을 보기 위해서다. 설산이 없다면 굳이 이 먼 히말라야까지 올 이유가 없다.
히말라야 트레킹의 백미는 바로 일출 때 황금빛으로 물드는 설산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불과 며칠 전 난다데비 일출을 보고 왔지만 히말라야의 일출은 어느 봉우리든 멋있다. .
이곳에서 직선거리로 76km 덜어져 있는 캉첸중가 산군이 서서서히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일망무제로 펼쳐진 풍광이다. 멀리 구름 위로 솟아 있는 캉첸중가 산군의 모습이 경이롭다.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은 후 내려와 연못가에서 캉첸중가 반영 사진을 찍었다. 산닥푸 트레킹 포토존 중 하나다. 이렇게 8천 미터급 히말라야 14좌를 반영으로 찍을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 제일 유명한 곳은 낭가 파르밧을 반영으로 찍을 수 있는 페어리 메도우와 그 위쪽 베얄캠프다.
반영사진을 찍을 수 있는 물은 그저 연못수준이다. 높은 산을 반영하려면 이곳처럼 고도가 높아야 되고 높은 고도에서 14좌 반영이 가능한 넓은 호수는 없다. 4~5천 미터 고도에 있는 넓은 호수로 안나푸르나 마낭에 있는 틸리초, 쿰부에 있는 임자초와 촐라초가 있으나 14좌가 보이지 않음은 물론 현장에서는 바로 앞에 거대한 설벽이 있어 광각렌즈가 아니면 살산과 호수를 한 화면에 담을 수도 없다.
아침 먹고 8시 30분 통루 출발. 오늘은 가리바스까지 짧은 거리 운행이다. 가리바스까지 300여 미터 내려간다. 롯지를 나와 찻길을 버리고 트레일로 들어섰다. 찻길은 빙빙 돌아가기 때문에 멀기도 하고 세멘트 포장길을 걷는 것은 재미없다.
산닥푸 트레킹의 특징은 서키트 전 일정을 지프차로 돌 수 있다는 점이다. 일단 찻길은 나 있다. 그렇지만 산닥푸 이후의 길은 비포장 돌길이 패인 곳이 많아 차가 다니기 어렵다. 그래서 보통 관광객들은 이곳 통루나 산닥푸까지 만 차로 올라와 1박 후 아침에 일출을 감상하고 내려간다.
트레커들에게는 다행히 찻길을 질러가는 옛 트레일이 있어 잠시 찻길을 걷다가 다시 트레일로 들어설 수 있다. 찻길과 트레일은 여러 곳에서 교차하고 있다.
일망무제 능선 트레킹
산닥푸 트레킹의 또 하나의 특징은 첫날부터 능선으로 올라와 4일차인 팔루트까지 계속 능선을 따라 트레킹을 하가 때문에 일망무제 툭 터진 풍경을 감상하며 운행을 한다는 점이다. 그 절정은 산닥푸에서 팔루트까지 17km 구간이며 운행 내내 멋진 캉첸중가 파노라마를 바라보며 걷는다.
그리고 트레일이 네팔-인도 국경을 이루며 나 있어 수시로 월경을 하는 것도 이체롭다. 인도와 네팔은 형제의 나라여서(형인 인도의 갑질이 심한편이다) 무비자로 자유롭게 왕래한다. 그래서 네팔 사람들이 인도로 일거리를 찿아 많이 건너온다.
2011년 라다크 잔스카르 트레킹 때 우리의 가이드도 네팔에서 온 빔이라는 친구였다. 네팔 여름은 트레킹 비수기라 여름이 성수기인 라다크 트레킹 가이드로 일하러 왔다고 한다.
이런 능선종주 히말라야 트레킹은 산닥푸가 유일할 것이다. 대부분의 트레킹 코스는 깊은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 그 끝에 높은 설산을 만나거나(EBC, ABC, 랑탕 트레킹), 5천미터급 높은 고개를 넘어가는(안나푸르나, 마나슬루 서키트) 루트다.
능선 운행이지만 반드시 쉽지는 않다. 산길은 어디든지 오르막과 내리막의 반복이다. 다행히 4천 미터 이하의 고도라 고산병의 위험으로부터는 자유로운 편이긴 해도 오르막을 오를 때는 숨이 차 가쁜숨을 내쉬곤 했다.
통루에서 팔루트까지 3일 동안 46km 운행할 때 1835m 상승, 1347m 하강한다. 결코 소풍길이 아니다. (구글맵 자료)
레드판다는 어디에
통루에서 40분 운행 후 뚬링(2970m)에 도착했다. 찻길 옆 마을인데 네팔땅이라 안내문이 네팔어로 되어 있다. 계속 운행하여 싱갈릴라 국립공원 입구 도착. 레드판다 서식지 보호구역이라는 간판이 있다. 체크인 후 무성한 랄리구라스 숲을 지나 다시 언덕을 오르니 오늘의 목적지 가리바스가 아래에 보인다.
가리바스(2700m) 롯지에는 11시 40분 도착. 6인실 방에 짐을 풀고 모두들 때 부지런히 빨래하고 침낭을 널었다. 점심 먹고 롯지 뒤 레드판다 서식지 보호구역으로 레드판다 구경하러 갔으나 허탕쳤다. 상식적으로 멀리서 사람들이 몰려오는데 '날 좀 보소'할 동물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레드판다가 숨어서 우리 인간 무리를 구경했을 것같다. ♣
찬바람이 부는 추운 아침, 오전 5시 전망대에 올랐다. 전망대 동쪽에서 일출이 시작되었다.
오전 5시 10분 일출 시작. 통루 전망대에서 본 북쪽 캉첸중가 연봉. 여기서 캉첸중가 주봉까지 직선거리로 76km다. 산중턱에 수 많은 마을의 불빛이 보인다.
오전 5시 35분 황금빛으로 채색된 캉첸중가 산군 모습
5시 45분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롯지와 연못. 이 연못에 비치는 캉첸중가 반영사진이 포토존으로 유명하다.
반영사진을 찍기 위해 연못으로 내려왔다.
모두들 출사나온 아마추어 작가처럼 구도를 잡고 찍기 시작
나도 한 컷
조금 당겨보기도 하고
롯지까지 넣은 이 장면이 잘 알려져 있는 구도다. 롯지는 시설이야 어쨌든 밖에서 보기에는 멋져보인다.
페어리 메도우에서 낭가 파르밧 반영사진 찍는 이 연못이 포토존으로 유명하다.
페어리 메도우 위 베얄캠프에서 찍은 낭가 파르밧 반영사진
일출 감상 마치고 돌어와 아침 먹고 카고백을 내 놓았다.
8시 30분 출발. 롯지 앞 찻길에서 본 캉첸중가
찻길을 버리고 지름길인 트레일로 간다. 멀리 앞에 보이는 마을이 뚬링.
곧 찻길과 합류. 날씨가 좋다.
뚬링(2970m)은 네팔땅이다.
9시 10분 뚬링 도착.
위 사진 지프차 옆 안내문. 네팔 땅이이라 네팔어로 쓰여있다.
구글렌즈 번역
뒤를 돌아보니 우리가 아침에 올랐던 통루 전망대 언덕이 보였다.
한참 걸어 만난 이정표. 가리바스 700m, 산닥푸 18km, 팔루트 39km 남았다.
여기서부터 싱갈릴라 국립공원이다. 체크포스트에서 체크인.
싱갈릴라 국립공원은 레드판다 서식지로 보호받고 있다.
찻길을 버리고 지름길로
랄리구라스 나무가 무성한 숲길
숲을 나오니 언덕이 기다리고 있다.
언덕을 올라 찻길과 만났다. 우리의 짐을 싣고 오는 말들이 오고 있다.
가리바스(2700m)가 나타났다.
가리바스에는 국경 수비대(오른쪽 녹색 지붕)가 주둔하고 있다. 여기서도 체크인.
오전 11시 40분 가리바스 롯지 도착. 오늘 운행은 여기까지.
오늘도 정다운 6인실에서 함께
등산화와 양말을 말리고
모두 빨래를 하고 침낭을 널었다. 트레킹 중 이런 한가한 시간은 자주 오지 않는다.
이곳에 레드판다 보호구역이 있다고 레드판다 구경하러 갔다.
롯지 바로 옆 펜스로 막아둔 곳이 레드판다 서식지라고.
한참 걸으며 건너편 서식지를 살펴보았으나 레드판다가 자신을 보여줄 리가 없다.
구글어스에서 본 가리바스 모습. 찻길을 보면 내일 시작부터 급경사를 올라가야 함을 알 수 있다. 산닥푸까지 고도를 960m 올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