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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k4. 산닥푸 - 토쿰 - 몰리캠프 - 팔루트
Sandakphu (3636m) - Thokum (3400m) - Molley Camp (3550m) -Phalut (3600m)
산닥푸 - 팔루트 릿지 트레킹
10월 23일 (월요일)
산닥푸 트레킹의 하일라이트는 산닥푸 전망대가 아니다. 물론 산닥푸 전망대가 별로라는 뜻은 아니다. 산닥푸 전망대는 쿰부 히말라야에서 캉첸중가 히말라야까지 일망무제의 풍광으로 바라볼 수 있는 멋진 곳이다. 그런데 산닥푸에서 토쿰밸리까지 약 7km 거리를 능선을 걸으며 바라보는 풍광은 더 압권이었다.
그리고 산닥푸 전망대보다 쿰부와 캉첸중가 산군을 더 가까이 볼 수 있는 팔루트 톱(Phalut Top)이 훨씬 좋다. 팔루트 톱에서 캉첸중가 정상가지는 직선거리로 59km이고 산닥푸에서는 70km이니 당연한 일이다.
트레킹을 하지 않는 대부분의 인도인 여행자들은 다르질링 명소를 둘러 본 후 산닥푸까지 지프로 올라와 일출을 보고 내려간다. 다르질링 고도가 2045m니 하루에 3636m인 산닥푸까지 고도를 올리면 고소가 올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르질링에서 며칠 구경하며 고소적응을 한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산닥푸 고도는 마낭(3519m)이나 남체 바자르(3440m), 랑탕 빌리지(3430m), 레(3500m)보다 조금 더 높을 뿐이다. 그리고 이 트레킹에서 산닥푸 고도가 제일 높아 더 이상 올라가지 않고 팔루트까지 최저 3246m에서 최고 3600m까지 오르내리기 때문에 다르질링에서 며칠 돌아다니며 적응한 후라면 고산병에 걸릴 위험은 거의 없다.
트레킹이 주목적이 아니라면 산닥푸에서 일출 히말라야 파노라마를 감상한 후 아침 식사 후 차량으로 당일 다르질링까지 갈 수 있다. 1박 2일 관광코스다.
그런데 트레킹을 하지 않는다면 굳이 산닥푸까지 지프를 타고 힘든 산길을 오를 이유가 있을까 싶다. 다르질링 남쪽 11km 지점에는 타이거힐 선라이즈 천문대(Tiger Hill Sunrise Observatory)라는 유명한 전망대가 있어 그곳에서 고생하지 않고(사람들이 많아 시껄벅적하기는 해도) 멋진 캉첸중가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다.
만일 트레킹을 한다면 다르질링에서 산닥푸까지는 차량을 이용하고 산닥푸에서 걷기 시작할 수 있다. 그러면 초반 3일 트레일이 찻길과 겹치는 성가심 없이 시작부터 멋진 히말라야 파노라마를 감상하며 트레킹 할 수 있다. 일정도 2일 단축되어 다르질링 출발 - 다르질링 도착에 5일이 가능하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트레킹 6일차 고르케 - 림빅, 마지막날 7일차 림빅 - 다르질링 일정도 하루로 줄일 수 있다. 6일차 고르케이에서 스리콜라(Srikhola) 다리까지 내려와 림빅까지 찻길 7km를 걸었다. 중등산화를 신고 딱딱한 찻길을 걸으니 바닥의 충격이 온 몸으로 올라와 아주 피곤했다.
고르케이에서 출발하여 스리콜라 다리에 도착한 시각은 11시 50분. 그곳에서 차를 탄다면 림빅으로 가서 체크아웃하고 점심 먹고 다시 출발해도 다르질링까지 오후 7시 이전에 도착할 수 있다. 결론은 차량을 이용하면 4일이면 산닥푸 - 팔루트 릿지 트레킹을 마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차량을 이용하지 않은 우리의 경우라도 6일 트레킹이 가능했다.
다르질링 여행사에서 일정을 그렇게 짠 이유가 당연히 있겠지만 만일 다음에 갈 기회가 있다면 그렇게 가볍게 트레킹을 하고 싶다. 가볍다고는 했지만 압도적인 히말라야 파노라마 풍광이어서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아래는 그 일정이다. 이 일정이면 우리의 일정보다 3일이 절약되니 다르질링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신새벽에 산닥푸 전망대에 오르다. 오전 5시 15분 동쪽에서 일출이 시작되었다. 3600고지라 조금 추웠다.
북쪽 캉첸중가 산군으로 빛이 비치기 시작하고
날이 밝으면서 점점 황금빛으로 변하고 있는 캉첸중 산군의 잠자는 부처님 모습.
옆을 보니 더 높은 전망대가 있다. 이곳 보다 20여 미터 높으니 전망이 더 좋을 것은 자명하다. 진작에 알았으면 저기로 올라 갔을 텐데...
북서 방향으로 보이는 쿰부 히말라야 산군. 줌으로 당긴 모습이다. 산닥푸에서 에베레스트까지 직선거리로 144km. 캉첸중가가지는 70km니 두 배가 넘는 거리다.
그 오른쪽 세 자매 봉
그리고 마침내 북쪽 캉첸중가 산군
산닥푸에서 바라본 히말라야 파노라마. 이런 풍광을 볼 수 있는 곳은 히말라야 전체에서 산닥푸 트레킹이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히말라야 트레킹 중 이런 풍광은 없었다. 6장의 사진을 이어붙인 일망무제의 히말라야 풍광. (원본보기)
롯지로 내려 오면서 본 쿰부 히말 산군
캉첸중가 산군. 롯지 건물과 함께 보니 더욱 신비롭다.
캉첸중가를 줌으로 좀 더 당겨보았다.
오전 7시 50분 출발. 전망대에 늦게 올라간 사람들이 보인다.
얼마 후 다시 일망무제 히말라야 파노라마를 만나다.
이런 배경에서는 기념사진을 찍어야 한다. (거작가님 사진)
계속 캉첸중가를 바라보며 운행
우람한 나무 사이를 걷고
관목 지대를 지난다.
토쿰까지 찻길이 나 있어 가끔 지프차가 지나간다. 이런 멋진 길을 차를 타고 가다니... 시간이 없거나 노약자들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동쪽 다르질링 쪽은 무성한 삼림이다.
토쿰 계곡으로 들어섰다.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는 설산 풍광. 히말라야 트레킹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런 풍광을 즐기려면 시기를 잘 맞추야 한다. 최근 기후온난화로 몬순시즌도 길어지고 있다. 그래서 늦가을이나 초겨울이 트레킹 최적기다. 더 늦으면 너무 춥고 초봄에는 운무가 자주 올라와 시야를 가린다.
모두들 멋진 풍광을 카메라에 담기 바쁘다.
입에서 에베레스트를 향해 연기를 토해내는 듯한 용머리 모양의 고사목.
토쿰 밸리. 가운데 보이는 파란 건물은 국경수비대 숙소다. 차도 팔고 있다.
국경수비대 숙소 옆 언덕에서 차 한잔 마시며 잠시 망중한 (창해님 사진)
인도 백패커 트레커들이 언덕을 넘고 있다.
오전 11시 토쿰 도착. 산닥푸에서 7km 걸어왔다.
구글어스에서 내려다 본 토쿰 국경수비대 막사
국경수비대에서는 항상 체크인한다. 여권을 제시해야 한다.
잠시 언덕을 넘어
숲 속으로 난 찻길을 내려간다. 돌길이 험해서 차가 다니기 힘들 듯.
토쿰에서 1시간 40분 걸려 오후 12시 40분 사바르 그람 도착. 다르질링은 점점 멀어지고. 오늘의 목적지 팔루트는 7km 남았다. 1km 거리의 몰리에서 점심 먹는다.
몰리캠프가 나타났다.
몰리캠프 도착. 이 곳은 SSB의 캠프(SSB paramilitary camp)다. 이곳의 오두막은 관광객을 수용 할 수있는 여러 개의 객실이 있다.
SSB(Shashastra Seema Bal)는 인도의 국경 경비를 담당하는 준군사 조직이다. 'SSB paramilitary camp'는 SSB 병력의 주둔지를 의미한다. 주로 인도의 국경 지역, 특히 네팔과 부탄과의 국경을 보호하기 위해 활동하며, 이러한 주둔지에서는 경비와 순찰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SSB 캠프는 해당 지역의 안전과 치안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오른쪽 길은 고르케이를 거쳐 림빅으로 바로 가는 길이다.
트레커들을 위한 텐트 숙소. 고르케이로 내려가는 길이다. 산닥푸 트레킹은 이런 샛길이 여러 군데 있어 다양하게 코스를 만들 수 있다.
3500고지라 찬바람이 세게 불어 제법 추웠다. 점심은 라면.
점심 먹고 오후 2시 오늘의 목적지 팔루트를 향해 출발. 6km 남았다. 길이 좋다.
일단 한참 내려간다.
팔루트에서 올라오는 외국인 트레커들. 인도 내국인 트레커들은 우리처럼 서키트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 우리와 반대 방향인 림빅에서 팔루트로 올라와 토쿰 밸리를 갔다가 돌아와 몰리캠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루트를 선호한다. 여행사 상품도 그런 식의 일정이 많다.
오후 2시 30분 현재 남은 거리 4km. 슬슬 지치기 시작.
오후 3시 10분. 이제 남은 거리 2km. 너덜길 내려오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내리막이었다.
이제부터는 220m 고도를 쉴 새 없이 올라가야 한다. 멀리 산꼭대기에 팔루트 롯지가 보인다. 길은 왼편 능선을 타고 오른다.
거의 다 왔다.
마지막 피치를 올리며 올라오고 있는 후발주자들
오후 3시 33분 팔루트 롯지 도착. 그리고 또 실망. 이 롯지는 아예 전기가 없다. 태양광 전기도 설치되지 않아 저녁에 방에 촛불을 나누어 준다. 20여년 전 네팔 트레킹 때 그랬다. 현재 롯지 수준은 네팔보다 20년 뒤졌다고 할 수 있다. 외국인이 오지 않으니 발전시킬 동기가 없다. 방은 모두 다인실.
이 롯지가 유일한 롯지라 선택의 여지도 없다. 덕분에 오래 전 네팔 트레킹의 추억이 되살아났다. 산닥푸의 롯지에는 다르질링 GTA 사무실에서 운영하는 롯지가 많다.
다르질링 GTA(Gorkhaland Territorial Administration)는 인도의 서벵골주에 있는 다르질링 지역과 그 주변 지역을 관리하는 자치 행정 기구다. GTA는 고르카랜드 운동의 일환으로 설립되었으며, 이 운동은 네팔계 인도인들이 이 지역의 자치권을 요구하며 시작되었다.
GTA는 2011년에 설립되었으며, 다르질링 구, 칼림퐁 구, 그리고 그 주변의 일부 지역을 포함한다. 이 기구는 해당 지역의 행정, 교육, 의료, 교통 등 다양한 분야를 관리하며, 지역 주민들의 생활 환경을 개선하고자 한다.
GTA의 설립은 중앙 정부와 주 정부, 그리고 지역 지도자들 간의 협상의 결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GTA의 권한과 역할에 대한 논란과 갈등은 여전히 존재하며, 이 지역의 정치적 상황은 복잡하고 불안정한 경우가 많다.
휴대폰 보조배터리 용량이 다 소모되었는데 충전을 할 수 없어 난감했다. 로지 시설이 이렇게 열악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다행히 부뜰님이 가지고 온 보조배터리 용량이 조금 여유가 있다고 충전하도록 빌려주셨다. (부뜰님 감사합니다~ )
팔루트의 일몰 풍경
일몰을 보기 위해 몇몇 분들은 팔루트 톱으로 갔다. 나는 피곤하여 내일 아침을 기약하고 그냥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