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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angchenjunga Circuit
인천 - 방콕 (3,700km) / 방콕 - 카트만두 (2,200km)
캉첸중가로
캉첸중가 트레킹을 가기로 결정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다리 힘이 떨어질 테니 '아직 운행에 큰 문제가 없고 걸어다닐 힘이 남아 있을 때' 가자고 결론지었다.
그래도 여전히 문제는 체력인데, 사실 히말라야 트레킹을 가는 이유는 바로 체력단련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히말라야의 눈부신 설산을 만나는 방법에 왕도는 없다. 그런 장엄한 풍광을 보기 위해서는 저지대에서부터 한 발 한 발 걸어 올라야 하고 그러기 위해 평소 다리 근력을 길러두어야 한다.
일단 어느정도 운동을 해서 다리 근육이 단련이 되고 체력이 받쳐 주면 트레킹이 크게 힘들지 않다. 단, 고산병은 체력과 관계없이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히말라야 트레킹은 매일 엄청난 양의 운동을 하게 된다. 하루 트레킹 운동량은 평소 5일 분의 운동량에 해당된다. 그래서 3주 짜리 트레킹을 마치면 15주, 거의 넉 달 치 운동을 하는 셈이다.
5월 중순 결정을 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여러 여행사 사이트에 들어가 일정을 체크했다. 최신 정보는 역시 '프로젝트 히말라야'의 <2024 캉첸중가 북면 & 남면 트레킹> 일정이다. 프로젝트 히말라야에서는 매년 캉첸중가를 가기 때문에 항상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 하고 있다.
이 팀은 24일 일정이다. 이 팀에 참가하는 멤버들은 50대~70대들이 대부분이고 초보자도 있기 때문에 휴식일을 자주 두어 일정을 널널하게 짜고 있다. 나는 이 팀의 일정에서 휴식일을 줄여 21일 짜리 일정으로 짰다. 그래도 혹시 몰라 예비일을 3일 두었으니 나 역시 널널한 일정이다.
항공권을 발권하고 오랜 친분이 있는 에코무스탕 트레킹 에이전시 삼툭 구릉 라마 사장에게 연락하여 트레킹 준비를 의뢰했다.
이제 출발 전까지 다섯 달 동안 부지런히 운동을 해서 체력을 단련하는 일이 남았다. 그런데 곧 연일 무지막지하게 덥고 긴 여름철 폭염으로 야외 운동은 할 수 없었다. 그저 가벼운 실내 운동으로 때우는 정도였는데 과연 이 정도 운동량으로 5천 고지까지 오르는 캉첸중가 트레킹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지금까지 5천 미터급 고개를 10여 개 넘은 경험이 있지만 경험은 경험일 뿐. 시간은 모든 찬란한 경험을 무색하게 만드는 자비없는 실존이다.
오전 10시 20분 방콕행 타이항공 TG657편에 몸을 실었다. 방콕에서 7시간 대기 후 카트만두로 간는 항공편이다.
인천 (10:20) - 방콕 (14:10)
방콕 (21:15) - 카트만두 (23:25)
출발에서 도착까지 13시간이 걸린다. 대한항공 직항을 타면 바로 6~7시간이면 가니 편하다. 그런데 가격이 170만 원. 너무 비싸다. 타이항공은 92만 원. 대한항공도 봄 철에는 100만 원 내외, 올라도 120만 원 정도인데 가을철 성수기 때는 턱없이 가격을 올린다. 독점의 전형적인 폐해다.
나이가 들어 이제는 체력 문제로 비지니스석은 아니더라도 직항을 타려고 했지만 가격 차이가 너무 나니 갈등이 생겼다. 몸이 조금 고달프겠지만 80만 원 가까운 차액을 네팔에서 쓰면 네팔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타이항공 방콕 경유편을 선택했다.
중국 항공사를 이용하면 더 싸게 갈 수 있지만 중국 경유지에서 1박을 해야한다. 따라서 공항을 나갔다 다시 들어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타이항공은 밤 늦게라도 당일 카트만두에 도착한다.
따지고 보면 한국에서 카트만두까지는 유럽이나 호주, 미주에서 오는 사람들에 비하면 편한 여정이다. 그들은 직항편이 없어(유럽은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유일한 직항편이 있다) 무조건 1회 경유에 1박 2일 걸린다.
방콕 수완나폼 공항에서 7시간 동안 지루한 기다림. 그나마 라운지 이용권이 있어 다행이다. 방콕에서 출발 비행기가 지연되어 카트만두 트리부반 공항에는 밤 12시 가까이 되어서 도착했다.
5년 만에 입국한 트리부반 공항은 시설과 시스템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비자도 인터넷 온라인 도착비자를 간단하게 신청할 수 있다. 예전에는 영문 주소,카트만두 주소 등 기입하는 항목이 많아 복잡했는데(프린터로 출력하고 사진도 첨부했다) 지금은 많이 간소화 되었다. 비자비도 온라인에서 바로 결제할 수 있다.
네팔공항에 제일 불만사항은 아직도 입국시 검색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입국 비자를 받고 내려와서 수하물을 찾으러 가기 전 다시 검색을 받아야 한다. 이번에 입국자가 많아 검색대까지 가는 데 30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이미 카트만두행 비행기를 타기 전 엄격한 보안검색을 마쳤는데 굳이 또 검색할 필요가 있을까? 25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하다는 사실이 불가사의하고 불편하다. 그나마 이제는 네팔을 떠날 때 비행기 앞에서 하는 몸 검색은 하지 않는다.
짐을 찾아 출국장을 빠져 나오니 이미 12시가 넘었다. 밤이라서 잘 보지 못했지만 청사 주변이 확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마중나온 삼툭 사장과 함께 타멜 입구 쪽 비교적 조용한 골목에 있는 <호텔 홀리 히말라야>로 갔다. 타멜에서 제법 연륜이 있는 후지(Fuji) 호텔이 바로 아래에 있다.
삼툭 사장에게 트레킹 준비를 의뢰하면서 미리 1박 50불 내외 호텔을 예약해 달라고 했다. 이 호텔은 에코 무스탕 에이전시 협업 호텔로 50불짜리 수퍼딜럭스 룸을 10% 할인된 45불에 제공 받았다. 방이 넓어 짐을 풀어놓기 좋다. 이미 새벽 1시가 넘었다.
호텔 조식이 마음에 든다. 단체 트레커들이 많이 있는 것을 보니 이 호텔은 여러 여행사들과 협업하고 있는 호텔임을 알 수 있다. 아침을 맛있게 먹고 짐을 정리했다. 혹시 국내선 화물 무게가 문제 될 지 몰라 무거운 짐을 배낭으로 옮겼다.
오전 10시 삼툭 사장이 와서 함께 트레킹 경비를 계산했다. 캉첸중가 지역은 2인 이상에게만 허락되기 때문에 혼자 가드라도 2인분 허가비를 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가이드와 동행해야 한다(어퍼 무스탕, 마나슬루 등 제한지역 트레킹은 모두 그렇다). 퍼밋은 에이전시에서 다른 한 사람을 추가해서 퍼밋을 받는다. 아마 내 여권정보도 만기 전까지 언젠가 어느 1인 트레커의 퍼밋에 함께 등재될 것 같다.
한 달 전 보내준 21일 짜리 일정표를 삼툭 사장이 가이드에게 보여주니 19일이면 가능하다고 했단다. 그래서 가이드와 포터비를 19일 치로 계산했다. 실제 트레킹에서는 3일이 추가되어 가이드비를 3일 치 추가로 주었다. 포터는 시작과 끝을 타플레중에서 했기 때문에 19일로 끝났다.
● 캉첸중가 트레킹 허가비(2인분) $80
● 국내선(카트만두-바드라푸르) 왕복 항공료(외국인) $248
● 가이드(내국인) 왕복 항공료 $112 (15,000 루피)
● 가이드비 $570 ($30x19일)
● 포터비 $418 ($22x19일)
● 에이전트 수수료 $100
총 1,428 달러 지불.
다른 에이전시와 비교해 보니 에이전트 수수료 100불 외, 트레킹 퍼밋, 가이드, 포터, 항공료 비용에 커미션을 하나도 붙이지 않았다. 따로 트레킹 때 숙식비로 쓰기 위해 1,000달러를 환전해 달라고 부탁했다.
오후에 삼툭 사장이 환전을 해 가지고 왔다. 얼마 후 가이드가 왔다. 호리호리한 몸매의 가이드 파상 셰르파는 40세로 캉첸중가 타플레중이 고향이며 지금은 보드나트 근처에서 살고 있다. 삼툭 사장이 네팔 자이언트에 특별히 부탁하여 소개받은 가이드라고 한다.
두 사람에게 가지고 간 마스크 등 간단한 선물을 주었다. 마스크는 코로나 때 쓰고 남은 것이 많이 있어 몽땅 가지고 왔다. 네팔, 특히 카트만두는 공기 오염 심해 마스크가 필수여서 사람들에게 마스크를 선물로 주니 모두들 아주 좋아했다.
내일 오전 오전 8시 30분 비행편이다. 본격적인 캉첸중가 트레킹을 시작한다. ♣
[요약]
캉첸중가 트레킹 결정 및 준비
● 결정 이유
나이가 들어 체력이 떨어지기 전에 히말라야의 웅장한 자연을 경험하고자 함.
히말라야 트레킹을 통해 체력 단련을 목표.
● 준비 과정
'프로젝트 히말라야'의 최신 트레킹 정보를 참고하여 21일 트레킹 일정 계획.
에코무스탕 트레킹 에이전시를 통해 트레킹 준비 및 가이드, 포터 섭외.
항공권 예매: 인천-방콕-카트만두 (타이항공 경유)
트레킹 전까지 체력 단련을 위한 운동 시작.
● 여행 전 준비
트레킹에 필요한 허가비, 항공료, 가이드 및 포터 비용 지불.
트레킹 중 사용할 숙박비 환전.
삼툭 사장과 가이드 파상에게 마스크 등 간단한 선물 전달.
● 여행 시작
10월 25일
인천에서 방콕 경유하여 카트만두로 출발.
카트만두 트리부반 공항 도착 후 호텔 '홀리 히말라야'로 이동.
10월 26일:
호텔에서 아침 식사 후 트레킹 경비 정산 및 환전.
가이드 파상 셰르파와 첫 만남.
10월 27일 오전 8시 30분 카트만두 국내선 공항에서 바드라푸르로 출발 예정.
네팔 온라인 도착비자(Online Services) 양식. 기입할 항목이 간단해서 좋다.
카트만두 직항 항공 노선 (flightconnections.com 자료). 유럽은 튀르키예 이스탄불이 유일하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H 라인 도착
타이항공 카운터에서 탑승권 두 장 수령
방콕을 향하여 출발
방콕 수완나폼 국제공항
카트만두행 타이항공 탑승장은 중심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
21시 15분 출발편이지만 탑승이 30분 이상 지연되었다.
휘황찬란한 방콕의 밤 풍경
비자비 내는 곳에서 돈을 내고 영수증을 입국수속 카운터로 가서 제시하고 비자를 받는다. 인터넷 온라인 신청시 신용카드로 바로 납부하면 이곳에서 줄을 설 필요 없이 바로 갈 수 있다.
타멜 홀리 히말라야 호텔 문을 두드려 직원을 깨우고 4층에 여장을 풀었다. 이미 새벽 1시가 넘었다.
비교적 조용한 골목길에 있는 호텔 홀리 히말라야
현지 에이전시에서 제시하고 는 캉첸중가 트레킹 비용
다음날 아침 창문에서 본 들어오는 입구 골목 풍경. 중급 호텔이 밀집되어 있는 골목이다.
호텔 홀리 히말라야는 3성급이다.
호텔 맞은 편은 카트만두 비지니스호텔. 바로 아래쪽에 타멜에서 개업 28년 역사를 자랑하는 후지(Fuji) 호텔이 있다. 이 근처 호텔 대부분이 3성급으로 방 급에 따라 45불에서 80불(스위트룸) 사이다.
호텔 조식이 맛있다. 이 친구는 커피 담당으로 라떼나 카푸치노를 잘 만들어 준다.
시즌 중이라 여행자들이 많다. 대부분 트레커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