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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angchenjunga Circuit
Day 2. Taplejung - Sekathum
● 거리: 35km (지프)
● 시간: 7시간
● 최고: 1800m
● 최저: 878m
히말라야 트레일은 점점 찻길로 변하는 중
캉첸중가 트레킹의 출발점인 타플레중은 안나푸르나 서키트 트레킹에서 베시사하르, 랑탕 트레킹에서 샤브루베시, 마나슬루 서키트 트레킹에서 아루갓바자르에 해당되는 마을이다. 다만 타플레중은 위 세 마을에 비해 아주 큰 도시급이다.
현재 대부분의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는 그 기점 마을에서 찻길이 계속 위로 올라가고 있다. 이곳 캉첸중가도 예외가 아니다. 예전에는 찻길이 타플레중에서 끝났다. 지금은 세카툼까지 찻길이 났다. 타플레중에서 걷는다면 푸름부, 치르와를 거쳐 세카툼까지 3일 걸린다.
2019년도 이곳을 찿은 사우스콜 트레킹 팀이 찻길을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리 오래 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사우스콜(South Col)팀은 최근 2019년 11월 네팔에서 칸첸중가 트레킹을 했습니다...우리는 북쪽과 남쪽 트레킹 접근로 모두에 사륜구동 차량에 적합한 비포장 도로가 건설된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도로들은 날씨가 좋을 때만 통행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우기인 몬순 기간의 폭우에는 차량 통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우리 지프 운전사들은 10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이 도로들이 운영되며 트레커들이 트레킹 기간을 2-3일 단축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물론 이 여정은 대부분의 네팔 비포장 도로와 마찬가지로 뼈가 흔들릴 정도로 불편하지만, 2일간의 도보 여행을 4시간의 지프 여행으로 단축시켜 줍니다. [원문]
지금은 YouTube 시대. 다른 지역 트레킹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캉첸중가 트레킹 영상도 많이 올라와 있다. 그중 한국의 포레이커 님이 최근(2024년 3월) 타플레중에서부터 걸어서 트레킹을 한 영상이 있다. 영상미와 배경음악 그리고 설명이 좋다(목소리 좋은 것은 덤). 캉첸중가의 분위기를 감상하고 싶거나 장차 캉첸중가 트레킹 계획이 있다면 시청해 보시길.(아래 요약 링크 참조)
타플레중에서 세카툼까지: 궁극의 오프로드
어제 밤 도착할 때 잠깐 정전이 되었다. 늦은 저녁을 먹고 샤워를 하는데 찬물이다. 인구가 제법 많은 도시인데도 기간 인프라가 부족한 산간 지방임을 알 수 있다. 태양열을 이용하여 물을 뎁히니 한 밤중에 더운 물이 나올리 없다. 춥지는 않아 시원하게 몸을 씼었다. 트레킹 중 샤워를 할 수 있으면 행운이다. 실제로 다음 샤워는 10일 후에 할 수 있었다.
어제 파상에게 5만 루피를 주었다. 앞으로 내가 먹고 마시고 자는 모든 비용을 계산해서 지불해 달라고 부탁했다. 나도 파상도 그 방법이 편하다. 예전에 솔로 혹은 팀을 이끌고 롯지 트레킹을 할 때 매 번 계산서를 받아 돈을 꺼내 지불하는 일은 여간 번거롭지 않았다.
매일 아침 식사 후 가이드가 계산서를 가져오고 내가 돈을 주면 주인에게 갖다주는 일은 번거롭다. 롯지에서 하루치 계산은 그렇다 쳐도 중간 찻집에서 차 한 잔 마시고 나올 때도 일일이 주머니를 뒤져야 하니 귀찮다. 가이드에게 주면 만사형통이다. 가이드를 쓰면 좋은 이유 중 하나다.
아침에 일어나 온도계를 보니 기온이 18.7도다. 아침은 간단한 샌드위치 오믈렛. 그런데 파상이 김치통을 내 놓는다. 삼툭 사장이 1kg 정도를 카트만두 한식당에서 사서 챙겨 준 것이다. 예전부터 항상 그랬다. 네팔에서는 트레킹 출발 전 한식당에서 김치를 구할 수 있으니 굳이 한국에서 가지고 갈 필요가 없다. 샌드위치와 김치는 어색할 것 같지만 의외로 잘 맞는다. 아마 먹는 곳이 외진 히말라야 지역이기 때문이리라.
아침 먹고 지프를 기다렸다. 세카툼까지 먼지 나는 찻길을 걸어가는 것은 고역이다. 원래 부지런히 3일 걸어가야 할 길을 이제는 차량으로 하루만에 갈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느긋해졌다. 그러나 곧 이곳을 지프로 가는 여정도 엄청 피곤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호텔 마당에 도착한 지프는 시내를 돌며 손님을 태운다. 어느 정도 인원을 채운 후 출발. 오전 9시가 지났다. 시내를 벗어난 지프는 거의 곤두박질하듯 정신없이 산허리 커브를 돌며 내려간다. 그렇게 900m 이상 하강한 후 다시 오르막을 오른다. 험난한 비포장길이다. 몸이 흔들려 힘들지만 낭떠러지는 없어 그나마 위로가 된다.
중간 어느 마을에 우리의 포터가 기다리고 있다가 합류했다. 그리고 한참 힘들게 가던 차가 빌빌거리더니 결국 멈추었다. 시계를 보니 12시 20분. 차가 멈추면 알아서 처리할 때까지 하릴없이 기다린다. 1시간 가까이 기다려 다른 차가 와서 갈아탔다.
얼마 후 또 차가 섰다. 일단 점심 먹을 마을이 가까워 잠시 걸었다. 타플레중과 세카툼을 오가는 모든 차량이 멈추어 점심을 먹는 허름한 식당이다. 나중에 돌아올 때도 이 식당에서 먹었다. 이런 노선에는 반드시 점심 먹는 식당이 정해져 있다. 카트만두에서 랑탕으로 가는 도중에도 있고 포카라 가는 도중에도 있다.
세카툼에는 오후 4시에 도착. 세카툼 바로 아래에 댐을 만드는 공사가 한창이다. 덤프 트럭과 굴삭기가 많이 보인다. 그러고 보면 세카툼까지 찻길은 댐 건설 공사를 위한 차량 통행을 위해 만든 길이지 현지 주민들을 위한 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세카툼 롯지 앞에 텐트 여러 동이 이미 설치되어 있다. 영국에서 온 장노년 남녀 5인팀이다. 캉첸중가 트레킹은 트레일이 외길이어서 일반적인 일정대로 운행한다면 늘 함께 움직인다. 이 팀도 계속 만나겠거니 생각했다. 그러나 머무는 마을이나 휴식일이 달랐는지 군사 이후에서는 만나지 못했다.
세카툼 롯지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열악했다. 방이 지난 해 갔던 산닥푸 롯지보다 못하다. 20여 년 전 첫 트레킹(안나푸르나 서키트) 때 롯지 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생전 처음 보는 허름한 방 구조와 시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 번의 트레킹으로 곧 익숙해졌다. 세월이 흐르면서 지금은 롯지에 화장실까지 딸린 방도 많이 생겼다.
이제 웬만한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에서 이런 방은 보기 힘들다. 그만큼 캉첸중가 지역이 오지라는 뜻이다. 나는 세카툼까지 차가 들어가니 제법 큰 마을이려니 짐작했는데 전혀 아니다. 띄엄띄엄 몇 개의 집이 흩어져 있는 중산간 산골이다. 그 중 롯지가 두 개 있다. 트레커들은 Sekathum Guest house & Lodge를 선호하는 것 같다. 후기를 보면 대부분 이 롯지에서 숙박했다.
어제 타플레중에서 야크존에 간단하게 캉첸중가 트레킹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오늘도 간단한 소식을 전하려던 계획은 도착하면서 물거품이 되었다. 세카툼은 커녕 2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캉첸중가를 대표하는 마을인 군사(Ghunsa)에도 아직 인터넷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 파상에 의하면 전화도 군사까지만 된다고 한다. 그래서 단체팀은 위성전화를 가지고 온다.
그 결과 이번 캉첸중가 트레킹 중에는 모든 연락이 끊어졌다. 음식도 그렇고 숙소도 그렇고 인터넷도 그렇고, 나는 마치 오래 전 히말라야 트레킹 때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갑자기 소박했던 20여 년 전 추억의 장면 속으로 들어오니 오히려 즐겁다.
캉첸중가 트레킹이 첫 히말라야 트레킹인 사람은 이 느낌을 알지 못할 것이다. 히말라야 트레킹의 진면목이 아직 살아 있는 곳이 캉첸중가라고 나는 자신 있게 말한다.
저녁으로는 항상 달밧을 먹는다. 식사가 끝나자 파상이 디저트로 사과를 내 왔다. 여기는 디저트를 파냐고 물으니 타플레중에서 사온 것이라고 한다. 이 친구 서비스가 정말 좋다. 트레킹을 마칠 때까지 하루 세끼 식사가 끝나면 꼭 사과를 깎아 접시에 담아 왔다. 이런 서비스를 하는 친구에게 팁을 두둑히 주는 것은 당연하다.
이 지역 특산물인 뚱바를 마시며(맛은 별로였다) 내일부터 시작하는 본격적인 트레킹을 자축했다. ♣3
[요약]
히말라야 트레일의 변화
● 과거에는 트레킹 시작점이었던 타플레중에서 세카툼까지 도보로 3일이 소요되었으나, 현재는 차량 통행이 가능한 도로가 건설되어 이동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되었다.
● 이는 캉첸중가뿐만 아니라 안나푸르나, 랑탕, 마나슬루 등 다른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교통 및 숙박
● 타플레중에서 세카툼까지 지프를 이용하면 하루 만에 이동할 수 있지만, 도로 상태가 좋지 않아 불편할 수 있다.
● 세카툼의 롯지는 열악한 편이며, 캉첸중가 지역은 아직 인터넷 연결이 없다.
트레킹 정보
● 최근 2024년 3월 포레이커 님이 캉첸중가 북면 BC인 팡페마까지 트레킹한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했다. 캉첸중가의 분위기를 감상하고 싶거나, 트레킹 계획이 있다면 시청해 보는 것을 추천.
● 트레킹 중에는 연락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필요한 경우 위성전화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 트레킹 중 식사는 주로 달밧이 제공되며, 카트만두에서 김치를 준비할 수 있다.
● 가이드에게 돈을 미리 주고 모든 비용을 대신 지불하게 하면 편리하다.
참고 자료
● 유튜브 채널: 포레이커 Foraker
우리가 흔히 부르는 타플레중은 엄밀히 말하자면 네팔 코시 지방(Koshi Province) 타플레중 지구(Taplejung District)에 있는 풍글링(Phungling Municipality)이다.
타플레중 지구는 네팔의 77개 지구 중 하나이자 코시 지방의 14개 지구 중 하나다. 네팔 동부의 히말라야 깊숙한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히말라야 산맥을 가로 질러 북쪽으로 티베트가 있다. 타플레중은 네팔에서 세 번째로 큰 지구로 인구는 2021년 현재 120,000여 명이다. 이 중 풍글링은 19,000여 명이다.
이 지역의 주요 종족인 림부족(Limbu) 언어에서 타플레종(Taple-jong)은 "왕의 요새"를 의미한다. '타플'이라는 이름의 림부 왕이 지은 '요새(jong)'가 이 지역에 있었다고 한다.
지리적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봉우리 캉첸중가(8586m)가 위치한 산악 지역이며 해발 670 m에서 8,586m 사이의 고도에 위치하고 있다.
타모르강(Tamor River)은 타플레중 지구의 중간을 흐르는 주요 강이다. 군사(Gunsa) 강, 심부와(Simbuwa) 강 및 타무르(Tamur)의 많은 지류는 중요한 담수 공급원이며 이 지역에는 60개 이상의 강과 하천이 있다.
이 지구에는 김미겔라(Gimmigela, 7350m), 탈룽(talung, 7349m), 카브루(Kabru, 7276m), 네팔 피크(7177m), 쿰바카르나(Kumbhkarna, 7010m) 등과 같은 많은 봉우리들아 포함되어 있다.
캉첸중가 보호구역(KCA, 2035㎢)은 1997년에 설립된 네팔 동부 히말라야의 보호구역이다. 북쪽으로는 티베트의 코모랑마 국립 자연 보호 구역, 동쪽으로는 시킴의 캉첸중가 국립 공원과 인접해 있다.
아침은 샌드위치 오믈렛. 삼툭 사장이 마련해 준 김치를 곁들였다. 맛있다.
하산행 지프를 기다리는 체코팀 카고백
호텔 안으로 지프가 들어온다.
오전 9시 호텔을 나와 시내 길가 시장에서 세카툼 방면으로 가는 다른 손님을 기다렸다. 파상이 사과를 한 보따리 샀다. 알고보니 이번 트레킹 내내 디저트였다.
지프는 아래 계곡을 향해 줄기차게 내려갔다.
900m 하강하여 타모르(Tamor) 강변 도착
힘들어 하던 차가 퍼졌다. 조금 전 마을에서 포터 밍마 셰르파(사진 왼쪽 오렌지색 바지)가 합류했다.
12시 35분, 맵스미를 켜 보니 목적지 세카툼까지 18km남았다.
벌목한 목재를 실어나르는 트랙터가 자주 지나가고
여전히 타플레중에서 트레킹을 시작하는 트레커들이 있다.
한참 기다려 다른 지프가 왔다. 갈아타고 가다가
얼마 후 또 차가 섰다. 일단 점심 먹을 곳이 가까워 잠시 걸었다.
이곳을 통과하는 모든 차량이 멈추고 점심 먹는 식당. 타플레중과 세카툼 중간에 있는 마을이다.
식당 내부
식당에서 일하는 아이들. "Do you Know BTS?", 대답은 "Yes!!!"
지도는 세카툼을 5.8km 앞두고 다시 험난한 길을 예고하고 있다.
댐 건설 공사 중
덤프 트럭이 보이고
굴삭기도 여러 대 있다.
오후 4시 세카툼 도착. 차 고장으로 기다린 시간, 점심 시간까지 포함하여 7시간 걸렸다.
세카툼 게스트하우스
먼저 온 영국팀 캠프가 이미 설치되어 있다.
롯지 앞 마당에서 쉬고 있는 영국팀 스태프들. 왼쪽 오렌지색 바지를 입은 친구는 우리 포터 밍마 셰르파(33세).
옛 추억을 되살려 준 세카툼 롯지의 방
캉첸중가 지역 롯지 음식값은 대체로 비싼 편인데 그것은 모든 물자를 당나귀에 실어 나르기 때문이다.
이번에 가지고 온 부식.
첫 롯지 식사. 달밧이 기대 이하였지만 김자반, 김치블럭, 미소된장국을 국에 넣고 밥에는 김자반과 김치를 곁들이니 먹을 만했다.
트레킹 시작을 자축하여 이 지방 특산주 뚱바 한 통 시식. 뚱바를 몇 번 마셔본 경험으로 볼 때 여기 뚱바 맛은 별로다. 파상이 사과를 깎아 디저트로 가져왔고 그 일은 트레킹을 마칠 때까지 계속되었다.
뚱바는 꼬도라는 기장 비슷한 곡물을 발효시켜 만든다. 위에 얹은 것은 보리. 뜨거운 물을 계속 부어 마신다. 리필을 계속해 주는 달밧과 비슷한 시스템이다. 막걸리 정도 도수의 정종 맛이라고나 할까?
내일부터 군사 콜라 상류로 거슬로 올라간다. 트레킹을 마치고 내려올 때는 심부와 콜라를 따라 내려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