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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1. 팡페마 - 조르큐 - 로낙
● 거리: 10km
● 시간: 4:20
● 최고: 5151m
● 최저: 4751m
세계 3위봉 캉첸중가를 만나다
아침에 일어나자 바로 밖으로 나갔다. 다행히 눈은 그쳤고 구름이 산 정상을 가리고 있기는 해도 맑은 날이다. 10cm 정도 눈이 쌓여 있다.
6시 25분 일출이 시작되었다. 이곳이 캉첸중가 북서면이라 황금빛 산 정상은 보이지않고 산 뒤에서 쏘고 있는 햇빛이 구름을 빛나게 만들고 있다. 이곳 팡페마에서 하루밤을 머물 수있어 천만 다행이다.
아침 찻집 기온을 보니 로낙보다 높은 영하 2.1도다. 커피 한 잔 내려서 들고 밖으로 나와 느긋하게 세계 3위봉 캉첸중가 산군을 감상한다. 정상을 가리고 있던 구름도 차츰 베일을 벗고 있다. 그렇지! 바로 이런 장엄한 설산을 보려고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는 것이다.
캉첸중가 등정사
히말라야 다른 고봉들과 마찬가지로 캉첸중가도 19세기 영국 탐험가들이 캉첸중가 지역을 탐사하고 지도를 제작했다. 특히 조지프 달튼 후커는 1848-49년에 이 지역을 탐사하며 식물 연구와 함께 지형을 조사했다. 1905년 알레이스터 크롤리가 이끄는 영국 원정대가 캉첸중가 첫 등반을 시도했지만, 눈사태로 인해 등반가와 포터들이 사망하는 비극으로 끝났다.
1955년 찰스 에반스가 이끄는 영국 원정대 소속의 조 브라운과 조지 밴드가 5월 25일, 남서쪽 사면(얄룽)을 통해 캉첸중가 최초 등정에 성공했다. 이들은 캉첸중가가 시킴 왕국의 신성한 산이니 꼭대기는 밟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등반을 허락해 준 시킴 라자의 요구대로 정상 1.5미터 아래에서 등반을 멈췄다. 다음 날 노먼 하디와 토니 스트레더도 정상에 올랐다.
캉첸중가 북면(정확하게는 북서면) 등정은 히말라야 거벽 등반 중에서도 매우 어렵고 위험한 코스로 손꼽힌다. 수직으로 3km 이상 솟아오른 험준한 암벽과 빙하, 눈사태의 위험 때문에 등반 시도가 많지 않았으며, 성공적인 등정 횟수도 매우 적다.
1979년 더그 스콧, 피터 보드먼, 조 태스커로 이루어진 영국 팀이 북면으로 접근하여 북쪽 능선을 통해 캉첸중가 세 번째 등정에 성공했다. 이 루트는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고 존경받는 등반으로 평가받으며 무산소로 이루어졌다.
1982년 라인홀트 메스너, 프리들 무츠레히너, 앙 도르제가 북면의 변형된 일본 루트를 통해 무산소 등정에 성공했고 1998년 지네트 해리슨이 캉첸중가 북면을 여성 최초로 등반했다.
캉첸중가 북면 등정은 숙련된 등반가들에게도 극히 어려운 루트며, 등정 성공은 등반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북면을 통해 캉첸중가 정상에 선 사람들은 아주 드물다. 대부분의 원정대들은 남면(정확하게는 남서면)으로 오른다. 그렇다고 해서 남면 등정이 결코 쉽다는 뜻은 아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1955년부터 2023년까지 69년 동안 약 446명이 캉첸중가 등정에 성공했으며, 사망자 수는 51명으로 등반 사망률은 약 11.43%다. 캉첸중가는 8000미터급 봉우리 중에서도 등반이 매우 어려운 산에 속한다. 히말라야 14좌 중 안나푸르나 다음으로 등정자 수가 적으며 이는 등반 가능일이 단 33일에 불과하다는 날씨 조건도 한몫을 하고 있다.
캉첸중가를 오른 우리나라 산악인도 많다. 최초 등반자는 박영석(1999) 대장이며 이어서 엄홍길, 박무택(2000), 김웅식(2001), 한왕용, 김기식(2002), 고미영, 김재수(2009), 김창호, 서성호(2010), 박남수, 김홍빈(2013), 김미곤(2014)이 등정했다. (2009년 등정을 주장한 오은선의 경우 증빙자료 부족으로 한국산악연맹에서 미등정으로 결론을 내렸다)
99 한국 캉첸중가 원정대
나는 1999년 KBS 방송국에서 후원한 대대적인 캉첸중가 현장 생중계를 기억하고 있다.
1999년 8월 29일, 99 한국 캉첸중가 원정대는 북면 팡페마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하고 9월 1일부터 본격적인 등반을 시작했다. 그리고 루트 작업을 진행하던 3캠프 구간에서 거대한 크레바스를 만나 우회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다. 6300m 지점에 3캠프를 구축했으나, 이후 50도가 넘는 경사와 눈사태 위험에 직면했다.
그런데, 3캠프 아래 아이스 폴 지대에서 갑자기 눈사태가 발생하여 한도규 대원과 KBS 현명근 기자가 사망하고 오동진 대원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슬픔 속에서도 원정대는 등반을 속개하기로 결의하고 다시 3캠프까지 진출했지만, 4캠프 설치를 시도하던 중 심한 눈보라로 인해 철수를 결정했다. 하산길 역시 눈사태로 인해 대원과 셰르파들이 추락하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눈사태의 위협으로 기존 루트 대신 메스너 루트로 변경하여 재도전을 시도했지만, 캠프 시설 손상과 예측 불가능한 날씨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10월 1일, 7000m 지점을 넘어 4캠프를 구축했으나, 강풍으로 인해 4캠프에서 대기하는 것조차 위험하여 결국 철수해야 했다. 7700m 지점까지 진출하기도 했지만, 악천후가 계속되면서 등반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다시 시도하려던 등반은 며칠간 계속된 폭설로 인해 결국 베이스캠프로 철수하며 99 한국 KBS 캉첸중가 원정대는 정상 등정을 포기했다.
(엄홍길 대장은 이듬해인 2000년 3월, 이번에는 남면으로 등정을 시도하였고 그곳에서도 어려운 난관을 겪은 후 마침내 5월 19일 아침 6시 등정에 성공한다. 한국인으로는 1999년 봄 남면 등정에 성공한 박영석 대장에 이어 두 번째 캉첸중가 등정이다.)
가이드 파상의 기억
혹시 하고 파상에게 1999년 한국 원정대를 아냐고 물어보았다. 파상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당시 나이 15세였던 파상은 키친보이로 군사에서 팡페마까지 짐을 날랐다고 한다. 대규모의 방송 장비와 원정대 장비, 식량이 헬기로 카트만두에서 군사에 공수되었고 그 장비를 포터들이 팡페마까지 날랐다. 군사는 역사 이래 전무후무하게 많은 사람과 물자, 헬기가 분주하게 드나들어 마치 큰 축제가 열린 듯했다.
25년이 지난 지금도 군사 사람들은 한국 원정대를 기억하고 있다. 팡페마에는 많은 텐트가 설치되어 팡페마가 시끌벅적한 큰 마을로 변했다. 비록 등정에는 실패했지만 한국원정대는 산골벽지의 군사 주민들에게 70일 동안 많은 일거리를 제공해주었다. 캉첸중가에서 그런 '신나는 일'은 그후로는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팡페마에서 가볼만한 곳
팡페마 북쪽 언덕 전망대는 팡페마에서 약 220m 위에 있다. 긴상 빙하 가장자리의 능선을 따라 올라가면 캉첸중가의 거대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훌륭한 전망대다. 당연히 베이스캠프 지역에서 볼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장엄한 경치를 선사할 것이다 .
어차피 로낙에서 팡페마를 당일치기로 오는 사람은 불가능한 일정이지만 팡페마에서 머무는 사람은 하루 더 머물며 전망대까지 올라가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나도 이번 일정에 예비일이 3일 있어 충분한 시간이 있기는 하나 오늘은 눈이 쌓여 있어 등반이 어려워 아쉽다. 예전 후기를 보니 프로젝트 히말라야 팀 중 텡코마(6215m) 등반을 하는 팀도 있었다. 텡코마는 트레킹 피크라 트레킹과는 또 다른 얘기다.
나로서는 2018년 라다크에 있는 6150m의 스톡 캉그리 등정 경험이 있다. 6년 전 지금보다 체력이 좋을 때였다. 그리고 당시에도 죽을 힘을 다해 올랐다. 이제 6천 미터급 트레킹 피크는 쉽지 않을 것같아 생각하지 않고 있다.
팡페마 바로 위에 드로모 피크(Drohmo peak, 6881m)가 있다. 그 드로모 피크 오르는 길에 있는 드로모 리(5959m)는 날씨가 좋고 체력이 받쳐준다면 오를만한 가치가 있다. 그곳에 다녀오려면 새벽에 출발해야 한다.
나보다 며칠 뒤에 팡페마를 방문한 니콜라스라는 친구가 멋진 드로모리 등반 영상을 올렸다. 이제 나는 그런 영상을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젊은 사람'이라면 한 번 오를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이곳은 세계 3위봉 장엄한 캉첸중가를 바로 코 앞에서 볼 수 있는 팡페마 아닌가!
팡페마의 맑고 청명한 날 아침, 커피를 마시며 세계 3위 봉 캉첸중가와 주변 산군의 장엄한 풍광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풍광 감상을 잘 하면서도 하산길이 슬쩍 걱정되었다. 파상에게 이렇게 눈이 쌓여 있는데 내려갈 수 있느냐 물으니 눈이 휘둥거래지며 말한다. "당연히 가능하죠."
나만 괜한 걱정을 한 셈이다. 이들에게 이 정도의 눈은 눈이 아니다. 웬만한 적설에도 이정표 철봉이 길을 따라 서 있으니 아무 문제 없다. 어쨋든 오늘은 하산길이라 여유가 있다. 오전 내내 느긋하게 캉첸중가 풍광을 즐긴 후 10시 10분 로낙을 향해 출발했다.
[참고]
● 99 한국 캉첸중가 원정대, 동료 잃은 슬픔딛고 다시 정상 공격나서
● 99 한국 캉첸중가 원정대, 폭설로 진출못함에 따라 철수계획 밝혀
[요약]
팡페마에서 세계 3위봉 캉첸중가를 만나다
팡페마의 아침
● 아침 6시 25분, 캉첸중가 북서면에서 일출을 맞이함.
● 산 정상은 구름에 가려졌으나 구름 너머로 비치는 태양빛이 아름다움.
● 찬 기온 속에서 세계 3위봉 캉첸중가 산군의 장관을 감상.
캉첸중가 등정 역사
● 19세기 영국 탐험가들이 탐사.
● 1955년 영국 원정대가 남면(얄룽)으로 첫 등정 성공.
● 북면 등반은 험난하고 위험해 도전과 성공 사례가 적음.
● 한국인 첫 성공은 1999년 봄 남면으로 박영석.
● 이후 엄홍길, 한왕용, 고미영, 김재수, 김창호, 김홍빈, 김미곤 등 한국 산악인 다수 등반.
1999년 한국 캉첸중가 원정대
● 북면 팡페마에 베이스캠프 설치.
● 눈사태로 한도규 대원, KBS 현명근 기자 사망.
● 루트 변경과 재도전에도 악천후로 정상 등정 실패.
현지인 가이드 파상의 기억
● 당시 15세 키친보이였던 파상, 한국 원정대의 기억을 생생하게 간직.
● 대규모 헬기와 방송장비, 많은 일거리로 지역사회 활기.
팡페마 주변 명소
● 팡페마 북쪽 전망대: 긴상 빙하 능선을 따라 장엄한 캉첸중가 조망.
● 드로모 피크(6881m) 가는 도중 나오는 드로모 리(5959m): 컨디션 좋다면 도전 가능.
● 트레킹 피크 텡코마(6215m): 트레킹과는 다른 고산 트레킹 피크 등반.
현재 감상
● 이제는 트레킹 피크 직접 등반보다는 영상과 추억으로 만족.
● 팡페마에서 커피를 마시며 캉첸중가 5봉과 주변 산군의 압도적인 풍경을 만끽.
팡페마 위 드로모 봉과 캉첸중가 다섯 봉우리
드로모(Drohmo, 6881m, 위 지도 참조) 등반 중 남남동쪽으로 보이는 캉첸중가 산군. 김미겔라 이스트(7007m), 김미겔라(7350m), 캉첸중가(8586m), 얄룽캉(8505m), 캉바첸(7902m)이 보인다. (자료: Explorersweb)
청명한 아침 캉첸중가의 일출
정상 주변은 구름이 감싸고 있다..
아래쪽(남서쪽) 가까이 있는 쐐기 모양의 창 히말(6802m)은 웨지 피크라고 불리며, 캉첸중가의 북쪽 사면의 서쪽 관문을 형성하는 아름다운 얼음 홈이 있는 봉우리다. 영국의 등반가 스미스(Smythe)는 <캉첸중가 모험( The Kangchenjunga Adventure )>에서 이렇게 썼다.
"다른 산들은 송곳니 모양이나 설탕 덩어리 모양이라고 불릴 수 있지만, 북쪽에서 바라본 웨지 피크는 거대한 자연의 쐐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것은 잔인한 산이다... 그 공격성 자체가 등반가에게 맞서 싸우도록 도전하지만, 어떤 등반가가 그 도전을 받아들일까?...스카이라인을 보라. 평범한 얼음이 아닌, 날카롭고 깨지지 않은 얼음이 바람에 깎이고 고문당하여 능선에 달라붙어 있다. 차가운 불빛으로 햇빛이 비치는 얇은 얼음 조각들, 요정 같은 섬세한 첨탑, 우아한 흉상, 대담한 첨탑, 기이한 버섯, 술 취하고 비틀거리며 아래로 행진하다 얼어붙은 이상한 도깨비 같은 행렬이다다." (케브의 가이드북 pp.112-113)
람탕 창(Ramthang Chang)이라고도 알려진 창 히말은 캄바첸에서 보이는 쿰바카르나와 함께 캉첸중가 트레킹에서 만나는 두 간판스타라고 할 수 있겠다. / (위키백과 사진)
팡페마에서 바라본 캉체중가 파노라마. 아직 정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
밤새 눈이 10cm 정도 내렸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움막 찻집 지붕에 눈이 쌓여 있다.
서서히 구름이 걷히고 마침내 정상이 드러났다. 이곳에서 생을 마친 산악인들의 추모비와 앞에서 바라보다.
99 한국 캉첸중가 원정대 추모비와 캉첸중가
왼쪽 봉우리가 주봉(8586m)이고. 오른쪽 둥근 봉우리는 서봉인 얄룽캉(8505m)이다. 얄룽캉이 더 높아 보이는 것은 여기서 가깝기 때문에 생기는 착시현상이다.
줌으로 당겨보았다. 보통 캉첸중가 북면이라고 부르지만 정확하게는 북서면이다.
북서벽 등반은 난이도가 높아 1979년이 되어서야 초등되었다. 대부분의 등정은 남서벽으로 오른다.
팡페마에서 바라본 캉첸중가 파노라마
혹시 몰라 알리에서 구입한 소형 태양광 충전 패널을 가지고 갔다. 그런데 여러 롯지에서 보조배터리 충전을 할 수 있어 굳이 가져갈 필요는 없었다(로낙에서 보조배터리 하나에 500루삐. 충전이 불가능한 롯지도 물론 있다). 나는 이번에 3개(2만+1만+1만)가지고 갔는데 충분했다. 나중에 이 충전패널과 1만짜리 보조배터리를 파상에게 선물로 주었다.
아침식사 후 핸드드립 커피 한 잔 마시며 캉첸중가를 바라보다.
캉첸중가를 떠나기 전 팀원인 밍마와 파상과 함께. 숙소 아들이 찍어주었다.
파상과 함께
오늘은 느긋한 하산길이라 충분히 감상한 후 10시 10분에 출발했다. 팡페마를 벗어나면서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보았다.
로낙에서 일찍 출발한 트레커들이 벌써 도착하고 있다.
또 다른 팀
캉첸중가는 이제 보이지 않지만 장엄한 설산의 풍광은 여전하다.
11시 20분, 점점 많은 트레커들이 올라오고 있다.
11시 30분 조르큐 도착. 점심을 먹었다. 점심은 항상 라라 누들수프.
낙석지대 통과
주방팀과 포터들이 장비를 지고 올라왔다. 캠핑팀 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팡페마 움막 찻집 사우지 앙아디(Ngadi) 셰르파를 다시 만났다. 며칠 전 자누 뷰포인트 지점에서 군사 집으로 하산 중인 그를 만난 적이 있다. 팡페마 자기 찻집으로 가는 중.
50세의 앙아디 셰르파는 지역에서 유명한 클라이밍 셰르파다. 며칠 전 한국팀과 샤르푸 봉 등정을 했다고 한다. 군사에 있는 캉첸중가 게스트하우 식당에 한국팀 배너가 걸려 있다고 해서 나중에 가보기로 했다. 또 몇 년 전 폴란드 여성감독이 찍은 러시아팀의 자누 등반에 주연 클라이밍 셰르파로 참여했다고 한다. 제목은 <The Wall of Sahdows(그림자의 벽)>. 엊그제 로낙 게스트하우스 식당에서 영화 포스트를 보았다. 그 때는 그 영화 주인공이 (당연한 일이지만) 이 친구인줄 몰랐다. '그림자의 벽'은 자누 북벽의 닉네임이다.
파상과 앙아디 셰르파는 친한 사이인 듯 제법 오래 대화를 나눈다. 며칠 전 자누 뷰포인트에서도 한참 이야기 했다.
히말라야는 모든 지역이 블루쉽(blue sheep) 서식지다. 블루쉽이 있으면 눈표범도 있다.
로낙이 멀지 않다. 멀리 보이는 오른쪽 사면 코너를 돌면 바로 로낙이 나온다.
로낙을 내려다 보고 있는 특이한 돌기둥이 있다. 올라올 때는 안개 때문에 보이지 않았다.
마치 캉첸중가 입구를 지키는 수문장 같다. 나는 이곳이 티베트 불교도 지역이니만큼 관세음보살상으로 생각했다. 창 히말 연봉 서쪽 끝 부분에 서 있다.
그리고 또 창 히말 아래쪽 봉우리 능선에 좌불상 모양의 바위가 있다.
군사 주민들의 넓은 야크 방목지 로낙
오후 2시 30분 로낙 도착
간식으로 누릉지에 뜨거운 물을 부어 불여 먹었다. 별미다. 이리저리 이동하다보니 나무 수저 끝이 부러졌다. 플라스틱 수저가 좋을 듯. 오른쪽 알약은 매일 다섯 알씩 먹는 식염포도당.
오후 4시 50분 일몰이 시작되었다. 앞 산 능선에 있는 '좌불상'과 아래 '보살상'이 잘 보인다.
영락없는 설산수도상이다.
6000m가 넘는 산 능선에 저런 모양의 바위가 생성된 것이 신기하다.
로낙 게스트하우스 식당 벽에 붙어있는 앙아디 셰르파가 출연한 다큐 영화 <그림자의 벽> 포스트.
그림자의 벽 ( THE WALL OF SHADOWS) Trailer (2020)
한 셰르파 가족이 네팔의 쿰바카르나 북벽 등정을 안내해 달라는 등반가 그룹의 요청을 받았을 때, 그들은 딜레마에 직면한다. 그 봉우리는 에베레스트 산보다 더 험난할 뿐만 아니라, 현지 키란트 종교에서는 등반해서는 안 되는 신성한 산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버지는 그 원정을 통해 아들의 교육에 필요한 돈을 벌고 싶어 한다. 반면에 어머니는 등반에 반대하지만, 결국 아들이 의사가 되는 꿈을 이루도록 돕기 위해 외국인 세 명을 산으로 안내하는 데 동의한다. 폴란드 여성감독 엘리자 쿠바르스카(Eliza Kubarska)의 2020년 작품이다.
우연히 이번 트레킹에서 이 영화에 주인공 앙아디 셰르파와 그의 아내 그리고 아들까지 다 만나본 셈이다. 아들은 4년만에 많이 컸다. 이 영화를 한 번 보고 싶다.
[참고영상] 팡페마- 더로모 리 등반...
Nicholas Ea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