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면접
방학이면 마을에서 활동할 사회복지학과 대학생들을 모집합니다.
약 6주간 마을에서 합숙하며 마을 이웃을 만납니다.
추동에서 지내려면 서류 전형과 두 번의 면접을 통과해야 합니다.
자기소개서 양식을 채워 추동에 보내면 아이들과 제가 꼼꼼히 분석합니다. 서류 전형입니다.
서류 면접을 통과하면 마을로 초대해 1박 2일을 함께 보냅니다.
1박 2일 동안 면접을 두 번 봅니다.
면접관은 아이들입니다. 준비는 이렇게 합니다.
면접위원 차 대접 팀 면접실 꾸미기 팀 안내 팀, 과업을 나눠 아이들이 준비합니다.
면접위원은 주로 고학년 선배들이 맡습니다. 어린 동생들은 참관인이 되어 함께합니다.
면접실에 들어가는 아이들과 미리 경청 훈련합니다.
면접은 면접위원 다수에 대학생 선생님 한 명이 만나는 방식입니다.
선생님 자기소개서를 보고 미리 써둔 질문지와 즉석 질문이 이어집니다.
초등학생 면접위원을 쉽게 생각했다가는 진땀 뺄 겁니다.
실제 면접에서 선생 님들이 마른침을 삼키며 했던 말 또 하며 말을 더듬기도 합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면접의 의미는 대학생과 아이들 사이 서로 마주한 떨림과 긴장에 있습니다.
서로 예를 갖춰 인격 대 인격으로 만나게 돕고 싶습니다.
나를 면접하 는 면접위원들을 애 취급하거나 나보다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으로 대할 리 없습니다.
마찬가지 아이들도 내가 면접 보는 사람 앞에서 애 노릇 하지 않습니다.
정자세로 정색해서 정성껏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첫 만남 에서부터 서로 인격적으로 만납니다.
당사자 면접이 끝나고 실무자 면접을 봅니다.
새벽 산행이나 밤 산책입니다. 이로써 체력을 봅니다.
아이들과 방학을 신나게 보낼 사람, 발바닥 닳 도록 동네를 두루 다닐 사람은 체력이 좋아야합니다.
면접 풍경 기록을 하나 소개합니다.
[면접 준비]
면접 준비 모임 회의 양식을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의논했습니다.
면접 과정에서 해야 할 일 가운데 아이 한 명 한 명이 맡기에 적당한 일을 부탁했습니다.
진행 팀, 면접관 팀, 꾸미기 팀 차 대접 팀을 꾸리고 각자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네 과업 팀 모두 세대교체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진행 팀은 호숫가마을의 신성 신연우(올해 마을로 이사 온 1학년 아이)와
호숫가 마을 원주민 최은우(출생지가 추동인 5세 어린이)가 맡았습니다.
꾸미기 팀은 준비 모임에 온 아이들이 다 같이 했습니다.
차 대접 팀은 동네 5살 동생들 모두(2명)의 사랑을 차지한 지원이(6세)가 맡았습니다.
뜨거 운 물을 다루는 일이니 엄마가 도와주시기로 했습니다.
4년 동안 차 대접 팀을 멋지게 이끌었던 호운이도 돕겠다고 나섰습니다.
면접관은 5학년 남자아이 세 명입니다.
준비 과정부터 날카로운 면접 문 항들이 쏟아졌습니다.
실제 면접에서도 그 진지한 긴장감이 커튼 틈으로 새어 나왔습니다.
한접시 파티와 면접 당사자 면접 준비물은 자기가 먹을 반찬입니다.
도서관에서 밥을 하고 각자 가지고 온 반찬으로 한 접시 파티를 열었습니다.
멀리서 온 대학생 선생님들과 아이들 엄마들 둘러앉아 밥부터 먹었습니다.
반찬 하나하나 모여 풍성한 잔칫상이 되었습니다.
호숫가마을 인정이 식정으로 드러납니다.
여럿이 먹으니 얼마나 맛있는지요?
아이들은 두 그릇 세 그릇 먹었습니다.
호숫가마을도서관은 커튼 안쪽으로 방이 하나 있습니다. 그 방이 면접실이었습니다.
밥 먹고 커튼을 닫았습니다. 커튼 안쪽에는 면접관들과 면접 진행 팀이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커튼 밖 난롯가에는 대학생 선생님들과 어른들과 차 대접 팀이 둘러앉아 면접을 기다렸습니다.
커튼 안쪽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커튼 밖 사람들은 저마다 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귀 하나는 커튼 안쪽에 붙여두었습니다.
“이성민 선생님 들어오세요.”
호숫가마을 신성과 원주민이 커튼을 젖히며 또박또박 안내합니다.
면접은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미리 준비한 문항 더해서 그때그때 떠오르는 질문들도 있었나 봅니다.
“추동으로 이행시 해보세요.”
어느 면접관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아…어렵겠다.'
속으로 대학생 선생님들을 응원했습니다.
[만남과 헤어짐]
면접 마치고 대학생 선생님들을 집으로 모셨습니다.
호숫가마을 실습생으로 활동하게 되면 4주간 저희 집을 함께 씁니다. 식구가 됩니다.
선생님들은 하룻밤 주무시고 다음날 아침 버스 시간 맞춰 하나둘 떠나셨습니 다.
초록색 버스가 멀어져 희미해질 때까지 손 흔들었습니다.
선생님들 가시고 며칠 뒤 아이들과 다시 모였습니다.
면접에서 선생님들 하신 말씀 가운데 어떤 점이 와 닿았는지 나눴습니다.
어렵다면, 만난 느낌만 나눠도 좋다고 했습니다.
어떤 선생님께 누가 전화 드릴까 정한 뒤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기를 들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누군가는 다시 만나게 되었고 또 누군가는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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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마을 이야기> (최선웅, 구슬꿰는실, 2020) 가운데
첫댓글 곧 겨울활동 선생님 면접이 있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이 글을 다시 읽었습니다
면접 보는 선생님들께 이 글 링크를 안내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이 글을 철암팀 홈페이지에 링크합니다.
최선웅 선생님 기록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