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홍이 아프다
한 봉 준
빗소리가 듣고 싶은 새벽입니다
지그락거린 소리에
창 너머 뜨락을 살핍니다
소곤대는 봄비 소리가 아니네요
비바람이 영산홍 꽃잎 때리는 소리
잡아 뒤흔드는 소리
허연 비닐봉지가 몸부림을 치다가
솟구쳐 오릅니다
여린 입술 달싹이는 똘감나무 사이로
획획 소리가 납니다
돌변한 빗소리
온몸 내던져 부닥뜨린 자살특공대
에먼 유리창만 주르르 눈물을 흘립니다
올봄 가지치기로 헐거워진 그는
밤새 시새우는 고통을 이겨내고
모가지가 뚝 끊겨 사라지기보다는
닳아 없어지고 싶은 소망 하나를 이룹니다
야위어진 그의 빰 살며시 어루더듬어 줄
따뜻한 아침 햇살 한 줌
꼭 필요합니다.
*한봉준 시인은 장흥문인협회회원. 별곡문학동인회원. 장흥군청 문화관광과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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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홍이 아프다 / 한봉준
장흥문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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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22 21:4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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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선생님 건강하시죠. 장흥교도소 김헌기입니다. 늦게나마 좋은 시 감상 잘하고 갑니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