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서가 아니다.
잘나서가 아니다.
많은 것을 가져서도 아니다.
다만 너이기 때문에
네가 너이기 때문에
보고 싶은 것이고
사랑스런 것이고
안쓰러운 것이고
끝내 가슴에 못이 되어 박히는 것이다.
이유는 없다.
있다면 오직 한 가지.
네가 너라는 사실!
네가 너이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고
사랑스런 것이고
가득한 것이다.
꽃이여,
오래 그렇게 있거라.
나태주 시인의 시 <꽃>입니다. 2021년 참 다사다난했습니다. 별난 일이 아니라 아무 일 없이 산다는 것이 이렇게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는 한 해였습니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다들 열심히 잘 견뎌내셨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손을 붙잡고, 가슴을 끌어 앉고 따뜻한 온기라도 나누고 싶은 심정입니다. 어느덧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를 그리워하며 서로에게 안부를 묻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올해에도 동녘인들의 평안을 기도합니다. 그저 아무 일 없이 거기 그 자리에서 늘 건강하고 안녕하고 평안하기를. 일상의 평범함에서 감사의 기도가 넘쳐나길 소망합니다. “네가 너이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고, 사랑스런 것이고, 가득한 것이”길 기도합니다. 그렇게 동녘인들이 아무 일 없이 “오래 그렇게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묵묵히 하루하루를 살아가신, “나는 오늘도 내일도 내 길을 간다”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