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그친 후 선선한 기운이 도는 요즘 우리 곁에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낍니다. 저희 집 현관의 국화도 비를 맞은 후 자주색과 흰색의 꽃을 피웠습니다. 올 봄 제가 기도문을 쓸 때 현관의 국화도 때를 기다려 제 각각 꽃을 피울 것이라고 했는데 지금이 그 때가 되었네요. 어느 시인의 말처럼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고 한 여름의 때약볕과 천둥과 번개를 이기고 이제야 꽃을 피우는 것이겠죠.
우리들 살아가는 모습도 국화꽃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참고 고뇌하고 연구하고 노력하며 정성을 들일 때 원하는 것의 100프로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꽃 한 송이가 허투로 보이지 않고 무척 대견해 보이는 요즘입니다.
저의 최근 생활은 업무개시 등록을 하고 업무를 발굴하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지만 성과는 없는 여름의 장마와 천둥 같은 시련의 시간입니다. 마음만 급해서 이리도 머리를 굴려 보고 저리도 굴려보지만 딱히 방법이 생각이 안 나는 슬럼프라고 할까요. 그래서 전에 알고 지내던 분과 업무 발굴에 대하여 상의도 해보고 있고 다른 노동자지원센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습니다.
한 6주 동안은 업무와 관련된 전산회계를 배우기도 하면서 지냈습니다. 매일 학원에 가는 일이 만만치는 않았지만 지원금을 받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몇 번 만 빠지고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지금 배운 회계 공부가 앞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동녘교회 창립35주년 기념예배로 모였습니다. 동녘의 창립 정신은 온전한 정신을 가지고도 기독교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주고 교리를 내세워 교인들을 불안과 공포에 떨지 않게 하면서도 생명력을 가지고 이 땅에서 살아남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 정신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 동녘인들은 알지만 그래도 서리를 맞아야 진한 국화꽃향기가 널리 퍼지듯 온갖 시련에도 꿋꿋하게 오래오래 버틸 것이라고 믿습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서리가 내리고 땅이 어는 겨울이 오겠지요. 추운 겨울에도 봄을 기대하며 모든 생명들이 인내하듯 저도 우리들도 희망을 품고 살아야겠습니다. 정치적으로는 새로운 대선 주자가 선출되어 우리 정치의 새봄을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 기본권을 보장하는 공약들이 논의되고 있으며 토호 기득권 세력들을 견제하겠다는 결단도 발표하고 있습니다.
돌아오는 내년 봄에는 이 모든 것들이 꽃으로 활짝 피기를 기원하며 늘 우리와 함께 하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