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유적지 구경을 어떤 순서로 할까?
케이사르 군대의 병사들은 승전 후 어떻게
개선 했을까?
그래 오늘 하루는 로마의 병사가 되어 보자
그들이 해외전쟁에서 승리하여 개선하는 길로
로마로 들어와 보자.
전철을 타고 판교 정도의 외곽으로 일부러 빠져
나갔다.
전철 선로의 오폐물을 보고 이탈리안들은 어떤
마음으로 저리하는지 그네들의 잘 생긴 외모와
대비되는 공중도덕.
수준을 훔쳐 보는 것 같아 씁쓸하였다.
자세히 살펴보니 전철이
1.노약자 보호석이 없고
2.스크린 도어가 없고
3.현재의 위치를 알려주는 전자노선이 없고
4.선반이 없고
5.청결도 없고
6.광고도 없고
없는 것 투성이다.
로마 수도교
경사도는 평균 0.2~0.5%이고
100만 로마인에게 90여 키로 밖에서 물을 끌어다 공급하는 수도 역할을 하는 다리.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에서
그 길 중에 가장 중요한 길이
아피아 가도 (560키로, 로마~ 항구도시).
여기서 부터 걷기와 뜀박질을 번갈아 하면서 로마로
향했다.
관광객들이 그 당시 기마병 경험하고 있다.
나는 과거 유적지를 볼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지은 사람들이다.
그 규모 크면 클수록 백성들에게 다양한 고통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힘들고 지치고 갈증날 때는 아피아 가도 옆의
카페에서 이탈리아 화이트 와인을 피자에 곁들여
먹었다. 와인값이 2~3만원 수준이어서 한국보다는 쉽게 시킬 수 있다.
아피아 가도의 목적지이자 출발지 표시판.
아피아 가도 끝의 정문
(아치형 문 안쪽이 드디어 로마이다)
서울로 치자면 남대문 정도랄까?
마지막 속도를 올려 정문을 통과하여 뛰다보니
그렇게 사진으로 한평생 오매불망 보아 왔던
콜로세움이 떡하고 나타난다.
너 이놈아
얼마나 잘났길래 내 환갑이 넘어 조우하게 되냐?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 수많은 사연과 애환을 지닌
장소가 희화와 되는 느낌이었다
신부에게 "Congratulations!!"했더니만
화한 웃음으로 "때~엥~~큐"한다.
나도 이제 얼굴이 두꺼워져
쉬운 문장은 쉽게 말을 붙인다.
자세히 보면 콜로세움에는 조그만한 구멍이
생채기처럼 엄청나게 많다.
궁금해 검색해보니 2차 세계대전 때 전쟁물자가 부족해진 이탈리아의 독재자 무솔리니가 건물에 박혀 있던 금속 성분과 나무들을 모조리 채취해 갔다.
즉, 콜로세움의 저 구멍들은 전쟁물자로 쓰인 흔적들이다.
가난한 며느리 금반지를 팔아먹지.
성당이 많고 이름들이 복잡해 외우기도 힘들다.
지금으로도 쓸데없는 큰 규모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가장 화려한 바로크양식 기법
곳곳이 성인과 성서속의 인물들.
축조하기 위해 투입된 많은 힘없는 인간 군상들.
이건 낮은데로 임하라는 하느님의 뜻이 아니라
권력자의 자기 과시 및 권력통제의 수단이
분명했다고 나는 추정한다
국력을 성당 짓는데 다 소요한 것 같다.
그 의도가 내 가슴을 옥죄어 성당에 오래 있기가
힘들었다.
천주교 신자로서
성지의 성당에서 오히려
역겨움을 느끼고 성당을 빠져나왔다.
신기한 것은 차단 막도 없는 곳에서 실제 신부가
인상을 쓰면서 신도의 고해성사를 들어주고 있다.
나도 고해성사를 가끔은 하지만
이것조차 신도의 정신세계조차 영향력하에 두려는
궁극적 목적이 아닐까 하는 부정적 생각이들었다.
나도 로마의 성당에서 이런 감정에 휩싸이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화려함이 주는 반작용이었다.
스페인 계단 눈도장.
인근 호텔에서 탐쿠르즈가 나온다고 난리다.
내가 볼 땐 탐아저씨보다 잘생긴 이태리 사람들이
길거리에 널려있는데~~~.
트레비 분수.
사람이 많아 역시 눈도장.
내 평생에 다시오려나? 그래서 동전은 안던졌다.
아피아 수로 물의 최종 종착점이 바로 여기다.
로마 오페라 극장
관광이 아니라 직접의 문화체험의 시간이다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
2층에 자리 잡았다. 옆에는 이태리 아줌마가
자리했는데 나 먹으라고 사탕을 건네준다.
난 줄게 없다.
영어와 이탈리아어로 자막이 나오는데
언어 소통의 제한으로 시간이 갈수록 졸립기만 하다.
창피한 이야기지만 큰 맘 먹고 예약했었는데
인터미션 시간에 그냥 나와 버렸다.
젤라또가 무슨 맛일까? 꼭 한번은 사먹어 봐야지
했는데 아이스크림을 이태리에서는 "젤라또"라고
한단다.
나원참!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 완전 퍼졌다.
마치 촌놈이 처음으로 부페에 가 배터지게 먹고와서
감당을 못하는 그런 상황과 비슷했다.
6만 1천보.
발바닥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주마간산에 앞으로 남은 일정을 어떻게 소화하나?
스케쥴을 너무 빡시게 잡았다.
내일은 기차로 피렌체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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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늘 궁금했던곳들... 앉아서 받아먹으니 참 좋습니다
어딜가나 사람 참 많군요 ㅎ
내일도 멋진 여행 되십쇼우~~~
기대반 흥분반인 로마여행의 오늘분 전체 소감이 이태리타올로 더러운 때를 박박 벗기고 싶은 충동을 느낀것 같군요.
은근 빡센데요?? 6만보를 넘었다니요... 풀코스 마라톤 뛰신 듯 발바닥에 불 났겠습니다. 앉아서 로마 다시보기 하니 너무 좋습니다. 계속 업데으트 해주세요!
저희가족이 예전에 파리 여행갔다가 관광지 돌아보고 집에 왔더니 셋다 홀쭉해졌던 기억이~~^^;;
욕심내서 보고자하면 여행이 노동이 되더라구요~~
그나저나 20년전에 트레비에 동전 던지고 왔는데... 다시 가서 볼 수 있을랑가 모르겠습니다~~
원기님 덕분에 로마는 안 들러도 되겠어요 ㅋ
지식도 어찌 그리 고매하신지요~~
공짜로 흠향하기가 죄송할지경입니다
방대한 내용을 이렇게도 잘 해석음미 하시다니 그저 놀랍습니다.
훌륭한 로마여행기입니다 good~
관광에, 사진 촬영에, 6만보 걷기면
체력 안배가 오바인데
강행군에 숙소에서 퍼질만 했네요 힘!!!
오랜만에 이태리 소식들으니 좋아요.
2번토끼가 이태리 토리노 출생이에요~ ㅋㅋ
아시겠지만. 와인은 거기서 30 유로가 여기서 30만원이니 아끼지마시고 좋은거(브루넬로디몬탈치노급) 드세요! 절대 비노따볼라( vino Tabola 테이블와인)같은거 드시지마시구요~ 잼나는 여행에 응원보냅니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 버금가거나, 아니 더 생생하게 와 닿습니다. 갔다 오셔서 이탈리아 여행기를 쓰시는 건 어떤지요?
필명은 원괴테로 하구요^^
로마는 다 필요없고 젤라또만 주구장창 먹으며 교회 지겹게 본 느낌이랑
관광수입으로 먹고 살려면 유적지라도
⁷광내고 때 빼는 최소한의 노력을 하라고
욕한 기억이 무안하네요^^;;
냉정하고 통찰력있는 후기 계속 연재해 주세요~~
와.. 여기서 콜로세움, 트레비 분수, 젤라토, 푸치니 나비부인을 구경하게 됩니다.
6만보...월등하게 건강하시니 이 모든 것을 다 구경하셔서 보여 주시는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