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실미도’의 원작자 백동호씨가 16일 실미도 관련 인터넷 카페(cafe.daum.net/silmido1)에 실미도 훈련병들의 명단이라며 20명의 이름을 공개, 눈길을 끌고 있다.
백씨는 “경기도 파주시 미군부대 부근 출신인 장정길·박원식·윤태산, 대전에 거주지가 있는 김종철·황철복·김봉용·김용환, 옥천을 비롯한 충청도 지방 출신인 강찬주·정기성·박기수·임성빈·이관용, 서울을 비롯한 경기도 일원의 이영수·전균·윤석두·이석천·장성관·김기정·이부길·조석구 등 20명이 당시 실미도 훈련병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실미도 훈련병은 31명으로 알려져있다.
백씨는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훈련병의 이름은 지난 1988년 청주교도소 복역 당시 만난 실미도 훈련병 생존자로부터 들었다”면서 “그동안에는 여러 사정으로 인해 실명을 공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백씨는 “이 공개를 기폭제로 국방부, 국가정보원, 공군본부, 공군실미도전우회에서 나머지 실미도 훈련병의 명단을 공개하고 유가족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주시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성호 열린우리당 의원(서울 강서을)도 17일 “지난 7일 국방부의 대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실미도 훈련병의 이름이 포함돼 있는 ‘8.23 난동사건 상황일지’를 확인했다”면서 “사건 발생 이틀 후인 1971년 8월 25일 작성된 문건에는 실미도 훈련병 31명의 이름과 나이, 사망 원인이 기재돼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중에는 옥천출신 실미도 희생자인 김기정, 정기성, 이광용, 박기수, 김봉용씨 등 5명이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며 “옥천 실종자 7명중 나머지 2명인 김병염·장명기씨는 이 문건에는 없어 확인할 수 없었고 옥천 출신자가 아닌 박원식(당시 24세), 김기성(당시 26세) 등 24명의 명단도 남아있었다”고 밝혔다.
백씨가 공개한 명단은 일부 국방부의 자료와 다르다. 국방부가 옥천 출신으로 발표한 사람중 정기성, 박기수씨 두 사람은 맞으나, 김봉용씨와 김기정씨는 각각 대전과 서울 혹은 경기도 출신이라고 잘못 말하고 있다. 또 옥천 실종자 중 한 명의 이름을 ‘이광용’이 아닌 ‘이관용’이라고 말하고 있다. 백씨는 이에대해 “문서를 통해 일괄적으로 넘겨받은 것이 아니라 몇 번에 걸쳐 이야기로 들은 것이라서 이름과 출신지역간에 착오가 있을 수도 있다”며 “아무래도 국방부의 기록이 정확하지 않겠냐” 고 말했다.
그러나 백씨의 명단에는 신뢰할만한 새로운 이름이 나와 명단 자체에 대한 신뢰감을 일정부분 주고 있다. 백씨가 경기도 파주시 미군부대 인근 출신이라고 밝힌 ‘박원식씨’의 경우, 지금까지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으나, 백씨의 언급이 있은뒤 나온 김의원의 발표에서 같은 이름이 있었음이 확인되고 있다. 김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17일 보도자료를 내기 전에 ‘박원식’이라는 훈련병이 있다는 사실은 어디에도 나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백동호씨의 명단을 확인해 달라”는 기자의 요구에 “국방부 문건에서 본 이름을 다 기억할 수 없다”고만 말했다.
그동안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서 거론하지 못했던 실미도 훈련병의 실명을 공개합니다. 이 공개를 기폭제로 인해서 국방부, 국가정보원, 공군본부, 공군실미도전우회 등지에서 나머지 실미도훈련병의 명단을 공개하고 유가족을 찾기위해서 적극적으로 나서주시기를 촉구합니다.
장정길, 박원식, 윤태산 = 경기도 파주시 미군부대 부근에서 한가락하던 건달출신이었다고 합니다.
김종철, 황철복, 김봉용, 김용환 = 대전에 거주지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강찬주, 정기성, 박기수, 임성빈, 이관용 = 옥천을 비롯한 충청도
이영수, 전균, 윤석두, 이석천, 장성관, 김기정, 이부길, 조석구 = 서울을 비롯한 경기도 일원
위 명단중에서 자신의 친척이나 이웃사람중 1968년 초순경부터 갑자기 사라져 소식을 모르던 사람이 있다면 먼저 옥천의 실종자 가족협회나 공군실미도전우회 또는 국방부로 연락을 해보십시오.
만약 통화가 여의치 않다면 아래번호로 알려주십시오. 저 역시 신원확인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물론 이 공개는 제가 아니라 다른곳에서 해야 격에 맞지만 이런방식으로 촉구하지 않으면 아예 공개를 하지 않거나 한참 늦어질 것 같아서 용기를 냈습니다.
01X-9XXX-XXXX. 2XX4-1XXX. 2XXX-8XXX 저는 소설 실미도의 작가 백동호입니다.
■ 김성호 의원 성명서 전문
-실미도 훈련병 옥천출신 7명 이외에 또 다른 두명도 신원 확인
-훈련병 31명 전원의 명단과 사망원인을 기록한 국방부문서 확인
○ 실미도 희생자(훈련병) 31명 전원이 지난 1월 8일 김성호 의원 대표발의로 국회에서 통과된 북파공작원 보상과 지원법(정식명칭 「특수임무수행자 보상에 관한 법률」과 「특수임무수행자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해 다른 북파공작원들과 똑같은 혜택을 받게 된다.
○ 그동안 국방부는 실미도 관련자에 대해서는 난동자라는 이유로 2002년 8월부터 북파공작원에게 지급된 보상금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그러나 김성호 의원은 실미도 희생자들의 난동원인을 국가가 제공했기 때문에 난동자라는 이유로 보상과 예우에서 제외되어서는 안된다며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여 이번에 밝혀진 31인의 실미도 희생자들에 대해서도 동일한 보상과 예우를 해야 함을 강력히 주장하였다. 국방부는 이에 따라 북파공작원 관련법 시행령제정 과정에서 실미도 희생자도 보상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 김성호의원은 또 국방부가 실미도 희생자 31명 전원의 명단과 구체적인 사망원인을 기록한 문건을 보존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국방부가 대면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1년 8월 23일 실미도 사건 이틀 후인 8월 25일에 <공군작전 상황실>이 작성된 「8. 23 난동사건 상황일지」에 실미도 훈련병 31명의 이름과 나이가 기재돼 있었다. 옥천출신 실미도 희생자인 김기정(25세), 정기성(24세), 이광용(25세), 박기수(24세), 김봉용(26세) 5명이 포함돼 있었다. 다른 2명의 옥천출신인 김병염과 장명기씨는 이 문건에는 다른 이름으로 되어 있어 확인불가능이었다. 옥천출신자가 아닌 박원식(24세), 김기성(26세) 등 24명의 추가 명단도 이름과 나이가 기록돼 보존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 이 문건에는 훈련병 31명의 구체적인 사망원인도 기록돼 있음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문건에 따르면 훈련과정에서 7명이 사망했고, 생존자 24명이 난동에 참여한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난동 참여자 24명 중 두 명은 실미도 현장에서 기간병과 총격 중 사망한 것으로 돼 있고, 두 명은 인천 교대에서 사망했다. 나머지 20명이 버스를 타고 서울로 진입해, 16명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4명은 체포돼 군수사기관에서 조사 중인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이들 4명은 군사재판에 회부돼 72년 3월 10일 사형이 집행되었다.)
○ 훈련 중 사망한 7명의 경우에는 훈련과정에서 “익사 2명, 도주하다 체포돼 즉결 처분 2명, 자살 3명”으로 기록돼 있다. 지금까지 익사가 1명, 즉결처분이 6명으로 알려졌었다. 자살 3명으로 되어 있는 부분은 실제로는 민간인을 강간했다는 이유로 당시 소대장이 즉결처분했으나 기록에는 자살로 되어 있었다.
○ 정부의 추가 대책 필요성
-정부는 우선 기록에 의해 확인된 31명의 훈련병 전원에 대해 그 가족에게 즉시 신원을 통보해 줘야하고,
-훈련병 전원의 시신 매장장소를 공개하고, 시신을 유족에게 인도해야 할 것이며,
-국방부장관은 민간인인 실미도 훈련병을 범죄인이라고 매도한 데 대해 대국민 사과성명을 발표해야 할 것이다.
지난 71년 8월 24일 정래혁 당시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실미도 훈련병에 대해 “공군관리하에 수용중이던 민간인 신분의 특수범”이라고 말해 마치 흉악범죄를 저질러 수용되어 있던 범죄자인 것처럼 왜곡해 유족들에게 커다란 상처를 주었으며, 국민들에게도 사실과 다른 발표를 했으나 3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진상을 바로 잡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로서의 책무를 저버리는 행위라고해야 할 것이다. 그당시 국회 회의록에도 실미도 사건에 대해 “특수범난동사건 보고 청취의 건”으로 기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