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김강호
어스름에 산이 푹푹 빠져드는 초겨울
초록에서 육탈한 자작나무 한 무더기를
굶주린 아궁이 앞에
느긋이 내려놓네
세상 시름 접은 채 아궁이에 누운 나무
사리처럼 박혀 있던 뭇별을 태우는지
몇 바탕 몸을 튀틀며
자작자작 거리네
곤고했던 날들을 기억에서 지우며
자작 술에 취해 쓴 자작시를 되뇌다가
홀연히 자작나무가 되어
자작자작 나도 타네
- 《나래시조》 2024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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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자작나무 / 김강호
김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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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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